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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상황 지켜봐야"...'성범죄 혐의' 이토 준야, 日 대표팀 전격 퇴출→소속팀도 성명 발표

이현석 기자

입력 2024-02-01 23:23

수정 2024-02-01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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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상황 지켜봐야"...'성범죄 혐의' 이토 준야, 日 대표팀 전격 …
3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바레인과 일본의 경기. 성범죄 혐의릴 받고 있는 이토 준야가 벤치에서 시작하고 있다. 도하(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1.31/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성폭행 혐의를 받은 이토 준야가 결국 일본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소속팀 스타드 드 랭스도 성명을 발표했다.



일본축구협회는 1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카타르에서 개최되고 있는 아시안컵 일본 대표팀 선수단에서 이토 준야가 팀을 이탈하게 되어 알린다. 덧붙여 이토의 대체 선수 소집은 없다'라고 발표했다.

일본축구협회는 '이토에 대한 일부 보도에 대해 일본축구협회에선 보도되고 있는 사실 관계의 내용에 대해 당사자의 주장이 다르다고 이해하고,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일본축구협회로서는 이토 본인의 심신 컨디션을 고려한 결과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일본 대표팀과 이토를 응원해 주는 많은 팬분들에게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라고 설명했다.

이토는 최근 일본 언론을 통해 공개된 성폭행 혐의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일본 데일리 신조는 지난해 6월 이토가 페루와의 A매치 경기 이후 오사카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피해 주장 여성은 이토가 자신을 술에 취하게 만든 후 호텔로 데려갔으며, 이 과정에서 어떠한 동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토 측의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과 함께 해당 여성들은 이토를 정식 고소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토도 해당 여성들에 대해 맞고소를 진행한 상황이다. 일본 스포츠호치는 '이토의 대리인은 1일 성폭행은 없었다며 허위 고소 혐의에 대한 고소장을 오사카 경찰에 제출했다'라고 전했다.

이토의 대표팀 이탈은 이미 징후를 보인 바 있었다. 스포츠호치는 '이란전을 앞둔 훈련에서 이토는 훈련에 참가하지 않고 숙소에서 컨디션 조절을 진행했다. 당시 현장 담당자는 훈련 전 이토가 팀을 떠날 가능성에 대해 당장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그로부터 2시간 후 갑작스럽게 퇴출을 발표했다. 일본은 이란과의 경기를 이틀 앞두고 주축 선수가 이탈하는 사태에 휩쓸렸다'라고 설명했다.

일본으로서는 빠른 결단이었다. 현재 혐의를 받고 있는 이토는 지난 2017년부터 꾸준히 일본 대표팀에 승선한 주전 공격수다. 이토는 이미 대표팀에서 54경기를 소화하며 13골을 넣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아직 득점이 없지만, 지난 2023년 11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시리아와의 경기에서 4도움을 기록하는 등 엄청난 활약을 선보이기도 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최종전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일본의 2대1 승리를 결정짓는 두 번째 득점을 도우며 기량을 과시했다. 그런 이토를 곧바로 이탈 결정한 것은 일본 대표팀도 이토의 이번 사안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점쳐진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이토의 소속팀인 랭스도 일본의 대표팀 퇴출 발표 이후 곧바로 성명문을 발표했다.

랭스는 '랭스는 이토와 관련하여 발표된 성명과 선수가 제기한 명예훼선 고소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토가 구단에서 보여준 인간적 자질이나, 행동은 결코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없다. 언론의 보도 이후 조사가 진행 중인 동안 랭스는 조사를 뒷받침할 정보도 없다. 현 단계에서 구단은 선수와의 유대감을 보여줄 것이다. 따라서 구단은 주장된 사실을 밝히고, 관련 법적 상황 진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구체적인 이야기를 기다릴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중요 주제를 무시할 수 없으며, 침묵하길 원치 않았다'라며 성명 발표의 이유도 덧붙였다.

이토는 일본 대표팀 주전 공격수이자, 랭스의 주전 공격수다. 지난 2022~2023시즌을 앞두고 벨기에 행크에서 맹활약한 점을 인정받으며 랭스에 합류했다. 이토는 랭스를 떠나 PSG에 합류한 위고 에키티케의 빈자리를 채우며 프랑스 무대에 발을 들렸다.

빠른 발을 앞세운 돌파 능력을 갖춘 이토는 지난 시즌에는 완만하게 리그에 연착륙했다. 리그 35경기에 출전해 6골 5도움을 기록하며 주전으로서 매 경기 경기에 나섰다. 적응 이후 꾸준히 활약 중이다. 올 시즌 리그 17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한 이토는 랭스 공격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고, 2골 4도움을 기록하며 공격 포인트도 꾸준히 쌓았다.

PSG에 합류한 이강인과 지난해 11월 미니 한일전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리그1 사무국은 공식 SNS를 통해 이강인과 이토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를 공개하며, 한국과 일본 국기로 한일 맞대결을 조명했다. 매치데이 포스터로 두 선수가 모습을 드러낸 만큼 양팀에서 두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과 관심의 정도도 매우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경기에서는 이토의 활약이 더 돋보였지만, 승리는 이강인의 소속팀 PSG가 챙겼다. PSG는 킬리안 음바페가 전반 3분과 후반 14분, 37분에 잇따라 득점하며 해트트릭을 작성했고 랭스를 무너뜨렸다. 이토는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전반전엔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득점했으나 어시스트를 한 동료 선수가 오프사이드인 것으로 드러나 득점 취소되는 아쉬움을 겪었다. 반면 이강인은 분전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공격포인트로 직결되는 활약이 조금 부족했다. 이토의 이번 이탈로 결승에서 한국과 일본이 맞붙더라도 두 선수의 재대결은 볼 수 없게 됐다.

일본 대표팀의 결단으로 주전 공격수가 일본으로 돌아갔다. 일본의 이번 결정이 이번 대회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에도 큰 관심이 쏠릴 예정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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