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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기적은 없었다" 또 무너진 부산의 승격 희망, 인정할 수밖에 없는 1부의 높은 벽

김성원 기자

입력 2023-12-10 15:15

수정 2023-12-1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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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부산 아이파크는 무려 175분을 지배했다. 남은 정규시간은 5분, 버티면 '1부 승격'이었다. 그러나 그 꿈은 또 다시 무너졌다.



1부에서 승강 플레이오프(PO) 나락으로 떨어진 팀은 10위 강원FC, 11위 수원FC였다. 두 팀은 K리그1 최종전에서 다이렉트 강등을 피한 것만으로 환호했다. 이유있는 안도였다. 올 시즌 1부와 2부의 경기력 차가 더 커졌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승강PO에서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현실이었다. 올해도 K리그2에서는 한 팀(김천 상무)만 승격했고, K리그1에선 한 팀(수원 삼성)만 강등됐다.

부산의 아픔은 더 컸다. K리그2에서 줄곧 1위를 질주하다 최종전에서 1분을 버티지 못하고 김천에 승격 자리를 내줬다. 부산의 상대는 수원FC, 1차전에서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0-1로 끌려가다 후반 막판 페널티킥 두 방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2대1, 역전승이었다. 85.7%의 확률을 잡았다. 그동한 승강PO 1차전에서 승리한 7개팀 중 6개팀이 최종 승자로 기록됐다.

부산도 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차전이 원정이지만 비기기만해도 승격의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더구나 부산의 최준이 전반 15분 선제골을 터트리며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다. 수원FC는 벼랑 끝이었다. 하지만 1부는 1부였다. 부산이 전략적인 실패로 균열이 일어나자 지체없이 그 틈새를 파고들었다.

박진섭 부산 감독의 교체카드는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긴 공백으로 경기 체력이 떨어져 있는 이승기의 조기 투입은 수비에 부담을 가중시켰다. 후반 33분 터진 수원FC 김현의 만회골은 또 다른 교체자원인 김상준의 무리한 수비가 빌미가 됐다. 수원FC는 결국 후반 40분 이영재의 역전골로 2-1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분위기는 수원FC로 기울었고, 기세는 연장전에서도 이어졌다. 이광혁 정재용 로페즈가 릴레이골을 작렬시킨 수원FC가 '1부 잔류 드라마'를 완성했다. 반면 부산은 김정환이 만회골을 터트렸지만 역부족이었다. 박동진은 김찬의 대안이 되지 못했고, 골맛을 본 김정환의 수비가담도 부실했다. 부산과 수원FC의 승강 PO 1, 2차전에서는 10골이 쏟아졌다. 부산은 또 한번 '새드 엔딩'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박 감독은 "승격을 기다린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또 "리그 마지막 경기가 많이 아쉽다. 거기서 승격 싸움을 끝냈어야 했다. 청주전 실점은 다시 그런 골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장면이었다. 1-0, 2-0, 3-0으로 달아날 기회가 있었다"며 "비기고 싶지 않았지만, 임민혁 강상윤이 나오면서 체력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조위제가 빠지면서 중앙 수비 쪽에도 문제가 있었다. 1~2명의 공백이 발생하면서 분위기가 다운됐다. 거기서 분위기가 상대에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승우가 퇴장 징계로 빠진 수원FC는 기사회생했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선수들이 선제 실점하는 쉽지 않은 경기에서 투혼을 발휘하고 끝까지 잘 뛰어줘 기적이 일어났다"며 "내 입장이 되면 다 울었을 것 같다. 올해 힘든 시즌을 끌고 왔다. 미안한 마음이 컸다. 같이 응원해준 덕에 더 힘을 내 잔류할 수 있었다. 그런 생각이 스쳤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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