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미안하고 고마워서" 1부 잔류 후 주저 앉아 펑펑 운 김도균 수원FC 감독

윤진만 기자

입력 2023-12-09 17:42

중계화면 캡쳐

[수원=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저희 몇 골 났나요?(넣었나요?)."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부산전 기자회견에서 언제쯤 잔류를 확신했는지를 묻는 말에 얼떨떨한 표정으로 이같이 되물었다. 120분 연장 혈투로 치러진 어지러운 경기 양상에서 팀이 넣은 골이 4골인지, 5골인지 순간적으로 기억이 나지 않았던 모양. '5골이었다'는 취재진의 설명에 "4-2 상황에서 실점을 한 뒤, (로페즈가)한 골을 더 넣었을 때 안심이 됐다"고 웃으며 답했다.

그 정도로 이날 경기는 정신없이 진행됐다. 전반 15분 최준에게 선제골을 내준 수원FC는 후반 33분 김현의 동점골과 40분 이영재의 역전골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갔다. 기세를 탄 수원FC는 연장 전반 5분 이광혁의 골로 달아났고, 11분 정재용의 추가골로 격차를 벌렸다. 연장 후반 9분 김정환이 추격골을 터뜨렸으나, 12분 로페즈가 잔류 쐐기포를 터뜨렸다. 5대2 스코어로 합산스코어 6대4(1차전 1대2)를 만든 수원FC는 천신만고 끝에 1부 잔류에 성공했다.

경기 후 잔디 위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았던 김 감독은 "선수들이 선제 실점하는 쉽지 않은 경기에서 투혼을 발휘하고 끝까지 잘 뛰어줘서 기적이 일어났다"고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직접 경기 수훈 선수를 뽑아달란 질문에도 "선발로 뛴 선수, 교체로 뛴 선수 할 것없이 모두가 잔류를 위해 희생하면서 뛰었다"고 모든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날 경기 양상에 대해선 "선수들의 자세나 경기 운영이나 우리가 준비한 대로 잘 흘러갔다. 하지만 안일하게 선제실점을 해서 분위기가 처졌다"며 "후반에도 두 번 골대를 맞고 나온 뒤 흐름이 조금 주춤했다.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공격 루트를 찾았다. 이광혁, 윤빛가람이 많은 역할을 해줬다. 선수들이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득점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오늘은 우리 선수들이 정말 대단한 활약을 했다"고 말했다.

경기 후 눈물을 흘린 의미에 대해선 "내 입장이 되면 다 울었을 것 같다"며 "올시즌 힘든 시즌을 끌고 왔다. 선수, 구단 식구들, 팬들 모두 힘든 시간을 보냈다. 미안한 마음이 컸다. 한편으론 감사했다. 보신 바와 같이 응원해준 덕에 더 힘을 내 잔류할 수 있었다. 그런 생각이 스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FC는 올시즌 K리그 최다실점(38경기 76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시즌 막바지 계속된 무승으로 최종전엔 자동 강등 위기까지 내몰렸다. 제주전에서 이영재의 그림같은 프리킥 득점으로 간신히 살아남았고, 승강 PO를 거쳐 잔류에 성공했다.

김 감독은 "(2021년)1부로 올라오면서 3년간 잘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 3번째 시즌이 가장 어려웠다. 시즌을 치르면서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내내 했다. 선수들 연령이 높고, 기동력이 많이 떨어진다.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한다. 올해 좋지 않았던 부분을 되짚어보고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순호 단장이 생각하는 어린 선수를 키우는 방법도 장기적으로 봤을 땐 꼭 필요하다. 그런 부분을 병행하면서 1부에 살아남아야 한다. 1부에서 계속 경쟁하는 팀을 만들기 위해선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원=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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