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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이근호 가마 세리머니X에드가 멀티골!대구,인천에 2대1승[K리그1 파이널 최종전]

전영지 기자

입력 2023-12-03 15:52

수정 2023-12-0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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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이근호 가마 세리머니X에드가 멀티골!대구,인천에 2대1승


'대구의 태양은 지지 않는다.'



3일 오후 2시 DGB대구은행파크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파이널A 최종전 대구FC와 인천 유나이티드전, 겨울 태양이 작렬하는 가운데 펼쳐질 이날 경기는 2004년 이후 20년째 그라운드에서 한결같이 헌신해온 위대한 선수, '태양의 아들' 이근호(38)의 마지막 은퇴 무대였다.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대팍' 앞은 이근호의 22번 푸른 유니폼을 맞춰입은 남녀노소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양팀의 입장 순서, 이근호 유니폼을 맞춰입은 대구 팬들이 에스코트 속에 이근호는 돌도 안된 아들 유안군을 꼭 안고 마지막 경기를 가슴에 새겼다. 한웅수 프로축구연맹 부총재가 감사패를 전했다. 대구FC 팬 엔젤클럽이 꽃다발을 전달했다. 서포터석에서 이근호의 등번호 22번 카드섹션과 함께 '태양의 아들에서 태양의 아버지로'라는 플래카드가 힘차게 나부꼈다.

삼고초려 끝에 이근호과 이별하게 된 최원권 대구 감독은 진한 아쉬움을 전했다. "지금도 보내주기 싫다. 대구의 상징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레전드다. 후배들과 팬들에게 귀감이 되고 운동장에서 늘 솔선수범하는 선수다. 마지막 경기, 가능하면 많은 시간을 주고 싶다"며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적장 조성환 인천 감독 역시 "레전드란 말은 이근호 선수를 위한 말"이라는 찬사와 함께 "나는 제주서 (이근호와) 함께 했다. 가는 팀마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다. 제2의 축구인생에서도 좋은 지도자로 거듭날 수 있는 선수다. 그동안 정말 고생했고 축하하고 응원한다"는 진심을 전했다.

▶라인업

-대구=최영은/김강산-조진우-김진혁/홍철-벨톨라-황재원-장성원/이근호-에드가-고재현

-인천=김동현/오반석-권한진-김연수/최우진-김도혁-음포쿠-민경현/김보섭-천성훈-박승호

▶전반

전반 시작과 함께 대구가 강력한 공세로 나섰다. 홍철의 크로스에 이은 고재현의 슈팅이 불발됐다. 전반 6분 고재현의 슈팅이 흘러나온 걸 에드가가 머리로 밀어넣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맏형의 은퇴 무대, 파이널 라운드서 무승, 지난 9월 1일 강원전 1대0 승리 이후 안방에서 승리가 없는 대구는 올 시즌 역대 최다 11번째 만원 홈관중 앞에서 기필코 승리를 갖고 오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쳤다. 3위 광주와 승점 2점 차, 4위 전북과 승점 1점 차인 인천, 승리를 통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행 막차를 노리는 영건들 역시 간절했다.

이근호는 에드가, 고재현과 공격라인에서 좌우, 위아래를 맹렬하게 오가며 기회를 노렸다. 전반 22분이 되자 1만 관중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22번 이근호를 향한 존경의 기립박수가 울려퍼졌다. 전반 28분 인천 음포크의 프리킥에 이은 김연수의 슈팅이 대구 골키퍼 최영은의 가슴에 안겼다. 전반 29분 박승호의 저돌적인 슈팅 역시 최영은에게 막혔다. 전반 31분 고재현이 측면을 뚫고 달린 고재현이 코너킥을 얻어냈다. 홍철의 크로스에 이은 조진우의 헤더가 불발됐다. 전반 34분 중원까지 내려온 이근호가 몸 던져 소유권을 지켜내는 집념을 보여줬다. 전반 35분 프리킥 찬스에서 홍철의 크로스에 이은 전반 36분 이근호의 쇄도가 불발됐다. 전반 39분 에드가의 슈팅에 이은 이근호의 오른발 발리 슈팅이 인천 골키퍼 김동현의 품에 안겼다. 이어진 대구의 공세, 전반 40분 '왼발의 달인' 홍철의 오른발이 번뜩이더니 에드가의 '딸깍' 고공 헤더가 작렬했다. 골망을 흔든 에드가가 이근호를 향해 양팔을 활짝 펼쳤다. 이근호가 펄쩍 뛰어올라 에드가에게 안겼다. 김진혁과 후배들이 자랑스러운 선배 이근호를 번쩍 들어올렸다. 가슴 뜨거운 고별 세리머니, 대구가 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후반 시작과 함께 인천은 박승호 대신 에르난데스, 민경현 대신 홍시후를 투입하며 공격의 수위를 높였다. 동점골을 향한 의지를 표했다. 후반 10분 인천 김보섭의 왼발 감아차기 슈팅이 아깝게 빗나간 직후 대구에 기회가 찾아왔다. 이근호의 마지막 무대, 마지막 홈경기에서 파이널 라운드 첫 승리를 결의했다. 이번에도 '홍철+에드가' 공식이었다. 홍철의 전매특허 왼발 크로스에 이어 에드가의 헤더가 골망을 갈랐다. 2-0으로 앞선 후반 15분, 최원권 대구 감독이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22번 이근호가 '2004년생 막내' 박세진과 교체되는 순간 대팍은 "이근호!" 하늘빛 함성으로 물들었다. 양팀 선수들 모두 이근호를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일일이 포옹하고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레전드의 고별전을 한마음으로 축하했다. 벤치로 돌아온 이근호가 '원권이형' 최 감독과 사나이 포옹을 나눴다. 벤치에서 몸을 풀던 동료, 후배들, 스태프들과도 일일이 끌어안으며 마지막 경기를 기념했다.

후반 25분 인천은 음포쿠, 천성훈을 빼고 박현빈, 김준엽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30분 에르난데스가 박스 측면에서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진 홍시후의 슈팅을 최영은이 손끝으로 쳐냈다. 후반 35분 고재현의 크로스에 이은 에드가의 헤더를 인천 골키퍼 김동현이 잡아냈다.

일진일퇴의 경기, 대구의 지지 않는 태양, 이근호 효과는 강렬했다. 대구가 온몸을 던져 한 골차 승리를 지켜냈다. 대구는 올시즌 2무1패,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인천을 상대로 마지막 홈경기에서 2대1로 승리했다.

'태양의 아들' 이근호가 2023년 12월 3일, 390경기, 80골 53도움, 20년 아름다운 프로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대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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