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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벌쩍이면 그 자체가 예술" 클린스만호 '환상 커플' 손흥민+이강인,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줬다

김성원 기자

입력 2023-11-16 21:53

수정 2023-11-16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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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벌쩍이면 그 자체가 예술" 클린스만호 '환상 커플' 손흥민+이강인…
16일 서울월드컴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 싱가포르전. 손흥민이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기뻐하고 있다. 상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11.16/

[상암=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드리블과 명품 크로스는 예술이었다. 1골-1도움, 골퍼레이드의 대미 또한 그의 몫이었다. A매치 3경기 연속골은 무늬였다. 골이 터지는 모든 장면에서 이강인이라는 이름 석자가 있었다.



손흥민(토트넘)은 설명이 필요없다. 명불허전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상암벌'로 옮겨놨다. '손흥민 존'에서 전매특허인 왼발 감아차기 슈팅이 폭발했다. 볼은 우아한 궤적을 그리며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A매치 2경기 연속골이었다. '캡틴'의 품격도 특별했다. 후반 22분 설영우(울산)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A대표팀의 전담 키커는 손흥민이다. 하지만 그는 교체투입된 31세의 동갑내기 황의조(노리치시티)에게 볼을 건네며 양보했다. 황의조가 골로 화답했다.

1골-1도움을 기록한 조규성(미트윌란)과 두 번째 골의 주인공인 황희찬(울버햄턴)도 주연 중의 주연이었다. 황희찬도 A매치 2경기 연속골 행렬에 가세했다. '수비의 핵'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그라운드에 서 있는 것만으로 '폭풍 존재감'을 자랑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5위 싱가포르(한국 24위)는 5-4-1과 5-5-0 시스템을 오가는 극단적인 수비로 대한민국을 상대했다. 골문 앞에 수비수만 6~7명이 겹쳐 포진해 있다보니 전반전에는 활로를 뚫기가 쉽지 않았다. 전반 22분 첫 골이 터졌다. 이강인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헤더로 떨궈줬고, 이재성(마인츠)이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런데 부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하지만 리플레이 결과,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다. 2차예선에서는 VAR(비디오판독)이 가동되지 않는다. 골을 도둑맞았다. 밀집수비 또한 견고했다. 그래도 시간은 대한민국의 편이었다.

기다리던 골은 전반 45분이 돼서야 나왔다. 이강인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왼발로 골네트를 갈랐다. 후반은 '골 잔치'였다. 후반 4분 이강인이 오른쪽을 허물었고, 볼은 조규성의 발끝에 걸렸다. 조규성의 크로스를 황희찬이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18분에는 손흥민이 쐐기골을 터트렸고, 5분 뒤에는 황의조가 페널티킥골로 또 한번 골망을 출렁였다.

이강인은 후반 40분 기어이 골을 만들어냈다. 김진수(전북)의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를 맞고 흘러나오자 지체없이 왼발 슈팅으로 응수, 골문을 열어젖혔다. 한국 출신의 송의영을 앞세운 싱가포르는 후반 10분 세트피스에서 골을 터트렸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영패'를 면치 못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전날 "싱가포르를 절대 약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히 이기겠다는 생각보다는 진지하게, 진중하게 준비해야 한다. 상대도 세트피스나 역습에서 득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경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손흥민도 "수비가 내려서면 어느 팀이든 쉽지 않다. 축구에는 정답도 없다. 경기 초반 찬스를 빨리 만들어 편하게 갔으면 좋겠다. 그러면 많은 득점을 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 우리 능력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 약속을 지켰다. 춥고 궂은 날씨에도 6만4381명의 팬들이 상암벌을 가득메웠다. 90분내내 탄성과 함성은 끊이지 않았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가 산뜻하게 첫 발걸음을 옮겼다. 클린스만호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싱가포르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1차전서 5대0 대승했다. 축구 팬들도 구름 위를 걸었다. 상암=김성원, 김진회, 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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