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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란드가 받았어야" '8발롱' 메시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박찬준 기자

입력 2023-11-0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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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란드가 받았어야" '8발롱' 메시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GOAT'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의 '8발롱'을 두고 뒷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메시는 3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3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남자 선수 부분 수상자로 선정됐다. 메시는 전 세계 100명의 기자단 투표에서 맨시티의 '괴물' 엘링 홀란드, 월드컵 결승에서 맞섰던 파리생제르맹의 킬리안 음바페 등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프랑스 풋볼이 수여하는 발롱도르는 한해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2021년 이후 2년만에 다시 발롱도르를 거머쥔 메시는 생애 여덟 번째(2009, 2010, 2011, 2012, 2015, 2019, 2021, 2023) 수상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만들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5회·알나스르)를 제치고 최다 수상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메시는 자신의 기록을 또다시 경신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메시의 수상은 이미 예견됐다. 지난 25일 유럽 이적시장에서 최고 공신력을 자랑하는 파브리지오 로마노도 메시의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자신의 SNS에 '2023년 발롱도르 수상자는 메시로 예상되고 있다. 메시가 될 것이라는 여러 징후가 있다. 공식발표는 월요일 밤이 될 것이다. 메시는 역사적인 8번째 발롱도르 수상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here we go'라는 트레이드마크로 유명한 로마노는 사실상 오피셜에 가까운 보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올해 발롱도르는 메시와 홀란드의 '2파전' 양상으로 진행됐다. 음바페, 케인,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케빈 더브라이너(맨시티) 등의 활약도 좋았지만, 역시 두 선수에는 미치지 못한다. 홀란드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여름 도르트문트를 떠나 맨시티 유니폼을 입은 홀란드는 각종 기록을 경신했다. 그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만 36골을 넣었다. 35경기에 나서 36골-8도움을 기록했다. 앨런 시어러와 앤디 콜의 EPL 한 시즌 최다 득점(42경기 체제)이었던 34골을 넘었다. 38경기 체제에서 EPL 한 시즌 최다 득점은 모하메드 살라의 32골이었다. 총 44개의 공격 포인트를 쌓으면서 티에리 앙리와 함께 EPL 38경기 체제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 공동 1위에 올랐다.

홀란드는 지난 시즌 리그와 FA컵, 리그컵, 유럽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무려 52골을 폭발시켰다. 확실한 최전방 공격수 부재로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던 맨시티는 홀란드라는 초대형 공격수와 함께 그토록 원했던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홀란드는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만 무려 12골을 넣었다. 맨시티는 유럽챔피언스리그 포함, 리그, FA컵을 모두 들어올리며 창단 첫 트레블이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홀란드의 엄청난 성과에도 불구하고, 올 해 발롱도르는 메시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메시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조국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메시는 월드컵에서 7골-3도움을 기록하는 원맨쇼를 펼쳤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독일의 철인' 로타어 마테우스(25경기)가 갖고 있던 월드컵 최다 출전 기록(27경기)을 경신한데 이어, '이탈리아 레전드' 파울로 말디니(2217분)가 갖고 있는 월드컵 최다 출전 기록(2314분)까지 새로 썼다.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20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메시는 월드컵서 12골-8도움을 기록했다. 메시는 10대, 20대, 30대에 모두 득점한 유일한 선수이자, 월드컵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 최다 선정 기록까지 세웠다.

클럽 레벨에서 거머쥘 수 있는 모든 트로피를 차지한 메시는 커리어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쥘리메컵까지 들어올리며, 명실상부 'GOAT' 반열에 올랐다. 메시는 올림픽, 코파아메리카, 월드컵까지 거머쥐며, 대표팀에서도 이룰 수 있는 모든 우승을 차지했다. 메시는 이번 월드컵에서 골든볼까지 수상하며, 대관식의 방점을 찍었다.

메시는 파리생제르맹에서도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공식전 41경기에 나서 21골-20도움을 올렸다. 아쉽게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리그1 우승에 기여했다. 메시는 이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의 인터마이애미로 이적해 맹활약을 펼쳤다. 클럽 역사상 최초의 우승을 이끄는 등 변함없는 활약을 과시했다. 클럽 기록에서는 물론 홀란드에 미치지 못하지만 월드컵 우승이 주는 임팩트가 너무 강렬하다. 2018년 발롱도르 수상자인 루카 모드리치가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의 준우승을 이끌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는 전례를 감안하면, 월드컵 우승이 주는 영향력은 클럽 활약 그 이상으로 보인다.

이미 로마노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메시의 수상을 점쳤다. 지난 17일 스페인의 스포르트는 '예상이 맞다면 메시가 8번째 발롱도르를 차지하게 된다. 새로운 발롱도르를 통해 메시는 사실상 넘어설 수 없는 기록을 세우고, 두 번째로 많은 수상자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크게 앞서게 됐다'고 했다. 메시는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5년, 2019년, 2021년에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반면 호날두는 5번 수상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 나스르로 이적한 호날두는 올 해 발롱도르에서는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메시의 수상을 씁쓸히 바라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예측에 누구보다 민감한 베팅업체 확률만 봐도 메시의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 더선에 따르면 메시의 발롱도르 수상 확률은 1/14다. 이어 홀란드가 13/2로 2위다. 그 뒤로 더브라위너, 비니시우스, 로드리(맨시티),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베르나르두 실바(맨시티)가 같은 확률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정작 메시는 발롱도르에 마음을 비운 것으로 보인다. 메시는 지난 기자회견에서 발롱도르에 대한 질문에 "개인 차원에서는 아름다운 상이지만 결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팀이 더 중요하다"라며 "나에게 가장 큰 상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이었다. 나는 오늘도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메시는 결국 발롱도르를 거머쥐었다. 메시는 "역사상 최고의 팀에서 뛴 건 행운"이라며 "아르헨티나 동료들과 함께 이룬 성과를 인정받아 기쁘다. 발롱도르를 특별하게 만든 건 월드컵 우승"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세상을 떠난 '아르헨티나 선배' 디에고 마라도나를 향해 "마라도나가 바랬던 것처럼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모인 곳에서 축하하게 됐다. 그의 생일을 축하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메시는 처음으로 비(非)유럽 구단 선수로 이 상을 받는 진기록도 썼다. 1956년부터 시상한 발롱도르는 지난해까지 늘 유럽 구단 소속 선수의 차지였다. 이미 이뤄낸 모든 기록만으로도 충분히 GOAT의 가치를 입증했지만, 이번 발롱도르는 메시의 전설에 쐐기를 박는 결정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꽤 있다. '독일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가 대표적이다. 마테우스는 1990년 발롱도르를 수상한 바 있다. 그는 메시의 수상을 비판했다. 마테우스는 "메시의 수상은 부당하다"며 "작년은 홀란드가 메시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홀란은 맨시티에서 중요한 트로피를 모두 얻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호날두 대변인'을 자처하는 피어스 모건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메시가 발롱도르를 수상한 이후 개인 'X'(옛 트위터)에 '메시가 올해 발롱도르를 수상한 건 터무니가 없다. 발롱도르 시스템이 조작됐다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했다. 평소 꾸준히 호날두 옹호 발언을 했던 모건은 한발 더 나아가 '메시는 2번 더 적게 수상을 했어야 하고, 호날두가 2번 더 받았어야 한다. 올해 발롱도르는 홀란이 받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시의 발롱도르 횟수가 8개가 아닌 6개, 호날두는 5개가 아닌 7개가 되어 실제론 호날두가 앞섰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호날두는 20년만에 30인의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굴욕'을 겪었다. 호날두가 마지막으로 발롱도르를 수상한 것은 6년 전인 2017년이다. 2018년 레알 마드리드를 떠난 후로는 발롱도르와 전혀 연을 맺지 못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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