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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가이 폼 미쳤다' 황희찬, 리그 6호골+홈 6경기 연속골 폭발, 득점 5위+평점 7.4점, 울버햄턴은 뉴캐슬과 2-2 무승부

박찬준 기자

입력 2023-10-2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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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가이 폼 미쳤다' 황희찬, 리그 6호골+홈 6경기 연속골 폭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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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코리안 가이' 황희찬이 또 다시 터졌다.



울버햄턴은 29일(한국시각) 영국 울버햄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에서 황희찬의 동점골을 앞세워 2대2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1을 추가한 울버햄턴은 3승3무4패, 승점 12가 되면서 12위로 뛰어올랐다. 11위 첼시와 승점이 같지만 골득실에서 밀렸다. 뉴캐슬은 승점 17(5승2무3패)로 6위를 유지했다.

황희찬은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울버햄턴을 울리고 웃겼다. 황희찬은 전반 종료를 앞두고 페널티킥을 내줬다. 황희찬을 코너킥 상황에서 볼을 걷어내려다, 뉴캐슬 수비수 파비앙 셰어가 걸려넘어졌다. 주심은 황희찬의 발에 걸렸다며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비디오판독까지 가동된 결과, 결국 페널티킥이 인정되며, 골을 내줘야 했다. 하지만 황희찬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후반 25분 수비 한명을 제친 후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리그 6호골이자, 시즌 7호골. 황희찬은 EPL 입성 후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 득점으로 황희찬은 홈 6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울버햄턴 구단 최초의 기록이다. 황희찬은 지난 8일 애스턴빌라와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 후 축구 통계매체 '옵타(Opta)'는 '황희찬은 EPL 홈 경기에서 5경기 연속으로 득점을 한 최초의 울버햄턴 선수가 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황희찬은 이날 득점으로 구단 역사를 또 다시 새롭게 했다. 황희찬은 이날 득점으로 엘링 홀란드(9골·맨시티), 손흥민(8골·토트넘),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칼럼 윌슨(뉴캐슬·이상 7골)에 이어 득점 5위에 자리했다. 제로드 보웬(웨스트햄), 알렉산더 이삭(뉴캐슬), 브라이언 음베우모(브렌트포드)가 나란히 6골을 기록 중이다.

황희찬은 풀타임으로 활약하며 1골을 기록했다. 88%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으며 1번의 키패스와 1번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소파스코어 기준 7.2점이라는 준수한 평점을 받았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황희찬에게 평점 7.4을 줬다. 울버햄턴에서는 마테우스 쿠냐가 8.2점으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고, 골을 넣은 마리오 레미나가 7.9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어시스트를 기록한 토티 고메스가 7.7점을 받았고, 라얀 아잇 누리도 7.6점으로 고평가를 받았다. 황희찬이 그 다음이었다. 골키퍼 조제 사가 5.3점으로 최하점을 받았다.

황희찬은 연일 상종가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다사다난했던 시즌을 보냈다. 울버햄턴 유니폼을 입고 두번째 시즌을 보낸 황희찬은 잦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했다. 데뷔 시즌 정규리그 30경기에 나서 5골을 넣은 황희찬은 이번 시즌에는 27경기에 출전, 3골을 넣었다. FA컵에서 기록한 1골을 더하면 황희찬의 공식전 득점 기록은 4골이다. 도움은 정규리그 1개, 리그컵 2개를 합쳐 3개를 기록했다.

카타르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확정짓는 포르투갈전 결승골을 성공시킨 황희찬은 부상의 늪에 빠지며,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다행히 시즌 막판 좋은 모습을 보였다. 3월 뉴캐슬전에서 시즌 마수걸이골에 성공한 황희찬은 부상 복귀전이던 4월 브렌트포드전에서 2호골을 넣었다. 꾸준한 출전으로 기세를 올리던 황희찬은 5월 에버턴전에서 3호골을 쏘아올렸다. 부상으로 스쿼드 합류가 들쑥 날쑥했음에도 훌렌 로페테기 감독은 기회가 될때마다 황희찬을 중용했다. 황희찬도 몸상태가 좋으면 그 기대에 부응했다.

황희찬을 중용했던 로페테기 감독이 구단을 떠나며 위기를 맞는 듯 했다. 황희찬은 실력으로 위기를 바꿨다. 개막 후 두 경기만에 마수걸이골을 쏘며 시즌 출발을 알렸다. 빅리그 입성 후 가장 빠른 페이스였다. 울버햄턴 유니폼을 입은 첫 2021~2022시즌엔 4라운드인 왓포드전에서 시즌 첫 골을 쐈고, 2022~2023시즌엔 부상 등의 여파로 27라운드 뉴캐슬 원정에서 뒤늦게 첫 골을 신고했다. 올 시즌 유럽파 빅리거 중 가장 먼저 골맛을 봤다.

이 기세를 이어간 황희찬은 매경기 득점포를 쏘아올렸다. 10경기에서 6골을 기록했다. 황희찬의 맹활약에 명장들이 주목했다. 그 중 하나가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1일 열린 울버햄턴과 맨시티 경기 하루 전 기자회견에서 황희찬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는지 "코리안 가이"라고 언급했다. 황희찬은 그 경기서 '트레블' 맨시티를 2대1로 꺾는 결승골을 넣었다. 경기 후 황희찬은 '코리안 가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울버햄턴은 이를 활용해 티셔츠까지 만들기도 했다.

황희찬은 10일 인터뷰에서 "한국을 알릴 수 있어 좋았다"며 "그 말에 코리아가 들어 있지 않나. 우리나라를 알릴 수 있어 긍정적이라 생각했다. 좋은 결과를 내는 상황에서 재밌는 별명까지 붙어 좋았다"고 했다. 또 그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순간적으로 내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을 수 있다"며 "오랜 기간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감독이 실력적인 측면에서 날 언급해준 것이라 영광이었다. 자신감도 얻었다"고 했다.

이에 앞서 리버풀 사령탑 위르겐 클롭 감독 또한 "황(희찬)이나 샤샤 칼라이지치 같은 좋은 선수들은 경기에 선발로 출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위협적"이라고 전하며 황희찬의 능력을 칭찬한 바 있다.

당초 황희찬은 슈퍼서브로 나섰지만, 최근 들어서는 팀내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황희찬은 7경기(리그 6경기+리그컵 1경기) 연속 선발 출전에서 성공했다. 황희찬의 결정력은 놀라울 정도다. 골 전환율 수치가 증명한다. EPL은 지난 15일 공식 SNS를 통해 '황희찬은 올 시즌 득점 선수권 선수들 중 골문 앞에서 가장 깔끔하다'며 황희찬의 골 전환율을 공개했는데, 슈팅 대비 득점 전환율이 무려 41.7%였다. 5골 이상 득점에 성공한 선수들 가운데 압도적 1위였다. 황희찬에 이어 이사크(33.3%), 손흥민(26.1%)이 2위와 3위에 자리했고,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홀란은 25%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황희찬은 홈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6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리그 37라운드 마지막 홈 경기였던 에버턴전을 시작으로 올 시즌 팀의 첫 홈경기였던 리그 2라운드 브라이턴전에서 득점을 터트렸다. 이후 리버풀을 상대로도 홈 3경기 연속골에 성공했고, 맨시티전에서는 결승골까지 기록했다. 애스턴빌라전 선제골에 이어 이날 뉴캐슬전까지 최근 6번의 리그 홈경기를 치르는 동안 모두 득점포를 쏘아올렸다.

이날 울버햄턴은 3-4-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황희찬-쿠냐-페드루 네투가 스리톱을 이뤘다. 허리진에는 아이트누리-마리오 레미나-부바카르 트라오레-넬손 세메두가 자리했다. 스리백은 고메스, 막시밀리안 킬먼, 크레이그 도슨이 형성했다. 사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뉴캐슬은 4-3-3으로 맞섰다. 애런 고든, 칼럼 윌슨, 미겔 알미론이 스리톱을 구성했고, 조엘린통, 브루노 기마랑이스, 션 롱스태프가 허리진을 만들었다. 댄 번, 파비앙 셰어, 자말 러셀레스, 키어런 트리피어가 포백을 이뤘다. 닉 포프가 골문을 지켰다.

초반부터 황희찬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강한 압박으로 상대 패스 미스를 유도했고, 과감한 돌파로 코너킥을 유도했다. 10분에는 아이트 누리가 멋진 돌파 후 중앙으로 쇄도하던 황희찬에게 패스를 연결했는데, 아쉽게 터치가 길었다. 19분 쿠냐가 좋은 장면을 만들었다. 뉴캐슬의 패스를 가로챈 쿠냐는 박스 안에 있던 황희찬에게 패스를 보냈다. 황희찬은 다시 쿠냐에게 볼을 보냈고, 쿠냐는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도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울버햄턴의 공세가 이어지던 21분 뉴캐슬이 선제골을 넣었다. 윌슨이 득점에 성공했다. 울버햄턴 사 골키퍼의 실수가 빌미가 됐다. 왼쪽에서 고든의 평범한 크로스를 사가 제대로 잡지 못했다. 동료와 충돌한 후 볼이 흘렀고, 이를 윌슨이 밀어넣었다. 이 볼이 공중에 뜨자 윌슨은 멋진 바이시클킥으로 끝내 울버햄턴 골망을 흔들었다. 고메스의 육탄 방어에도 막지 못했다.

선제골을 내준 울버햄턴은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28분 쿠냐가 드리블 후 왼발슛을 시도했다. 포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35분에는 네투가 수비 한명을 제친 후 왼발슛을 시도했는데, 이번에도 포프 골키퍼가 멋지게 막아냈다. 울버햄턴은 결국 동점골을 만들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네투가 올린 볼을 레미나가 헤더로 연결했다. 선방쇼를 펼치던 포프 골키퍼도 막지 못할 정도로 멋진 득점이었다.

전반 정료 직전 울버햄턴이 페널티킥을 내줬다. 황희찬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황희찬이 볼을 걷어내려 했는데, 이 킥 장면에서 셰어가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울버햄턴 선수들이 항의했고, VAR 결과 결국 페널티킥이 인정됐다. 윌슨이 키커로 나섰고, 슈팅은 그래도 골대를 맞고 들어갔다. 사가 방향을 읽었지만, 막지 못했다. 결국 전반은 2-1, 뉴캐슬 리드로 마무리됐다.

후반 들어 울버햄턴의 공세가 계속 됐다. 후반 2분 네투가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며 반칙을 얻어냈고 프리킥을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수비벽에 막혔다. 울버햄턴은 계속 공격에 나섰다. 12분 프리킥 상황에서 뉴캐슬의 핸드볼 파울이 의심됐지만, VAR 결과 정심이 유지됐다. 실점의 빌미를 내준 황희찬이 만회골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24분에는 라셀레스의 반칙을 유도하기도 했다.

결국 울버햄턴이 동점골을 넣었다. 황희찬이었다. 박스 안에서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수비 한 명을 제쳐낸 후, 왼발로 슈팅을 시도해 동점골을 기록했다. 황희찬은 최근 밀고 있는 멀리 바라보는 세리머니를 했다. 황희찬은 "인사이드 캠 PD님과 세리머니를 같이 연구하다가 지어줬는데 이게 시그니처다. 그 순간에 이제 더 높은 곳으로 향한다는 의미다. 이 순간을 더 즐기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계속해서 나아간다. 이런 좋은 뜻을 만들어줬다. 앞으로 EPL에서도 골을 계속 많이 넣고 그런 세리머니를 많이 할 수 있었으면 너무 좋겠다"고 웃었다.

울버햄턴은 역전을 위해 기세를 올렸지만, 31분 네투가 부상으로 아웃되는 악재를 맞이했다. 결국 교체아웃됐다. 뉴캐슬의 공세도 이어졌다. 35분 트리피어의 크로스를 받은 셰어의 헤더는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40분에는 조엘린톤의 패스를 받은 번이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연결했다. 사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결국 경기는 2대2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황희찬은 뉴캐슬전 후 "페널티킥을 허용해 슬펐고 팀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었다"며 "전반전이 뒤 동료들이 끝난 뒤 '할 수 있다'고 말하며 신뢰를 줬다. 후반에 골을 넣고 팀에 도움을 줘 행복하다"고 했다. 페널티킥 판정에 대해선 "공을 걷어내려고 했다. 그런데 누군가 공을 막는 것을 봤다. 그 후로 멈췄고, 상대 선수가 나를 건드린 것 같았는데 윌슨이 득점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의 멘털과 의지, 그리고 집중력을 회복하는 능력에는 전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황희찬은 명백히 위협적인 공격수다. 또한 그가 골을 넣는 것은 명백하게 우리 팀에게 큰 플러스 요인이다. 오늘 또한 중요한 골을 넣어줬다"며 칭찬을 건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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