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연합뉴스
[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북한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일본 스태프와 주심에게 한 행동이 구설수에 올랐다.
북한은 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샤오산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항저우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1대2로 패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후반에만 2골을 허용하며 항저우 여정을 마무리했다.
첫 논란은 북한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27분에 나왔다. 북한 수비수 김유성은 경기 중 부상으로 쓰러진 일본 선수 치료차 그라운드에 온 일본 의료진을 주먹으로 위협했다.
김유성은 먼저 경기가 일시중단된 상황에서 물을 마시기 위해 물병을 손에 쥔 일본 가케루 야마구치에게 다가갔다. 이를 인지하지 못했던 야마구치가 바로 근처에 있던 의료진에게 먹다 남은 물병을 건넸고, 김유성은 해당 의료진이 물병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대뜸 의료진을 노려보며 왼손 주먹으로 때리는 시늉을 했다. 깜짝 놀란 의료진은 몸을 뒤로 피했다.
주변에 있던 야마구치 등 일본 선수들은 주심에게 항의했다. 경고를 피할 수 없었다. 바로 1~2m 거리에서 이 장면을 지켜본 주심은 곧바로 휘슬을 불더니 김유성에게 옐로카드를 내밀었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북한 골키퍼 강주혁과 수비수 김경석 등을 중심으로 한 북한 선수들은 경기 후 부심에게 격렬한 기세로 달려들었다. 팀 스태프와 대회 관계자들이 달려와 중재할 정도로 일촉즉발의 상황이 펼쳐졌다. 김국범의 동점골이 터진지 6분만인 후반 35분 일본의 결승골로 연결된 페널티 상황에 대한 항의 차원으로 추정된다. 일본 축구매체 '사커다이제스트'는 2일 "우즈베키스탄의 루트프린 주심에겐 공포의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적었다.
'사커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신용남 북한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이 장면에 대해 "2~3명의 선수들이 조금 흥분해 그런 장면이 나왔다"라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대해서만 건조하게 말했다. 한 취재진이 '그런 항의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명백한 오심에 대한 반응으로 약간 흥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심판이 공정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다면 심판이 축구를 모독한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발끈했다.
북한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이후 5년만에 국제대회에 등장했다. 지금까진 별 무리 없이 대회를 소화했던 북한 축구는 일본에 패하자 본색을 드러냈다.
한편, 일본은 4일 준결승에서 이란을 꺾고 올라온 '이변의 팀' 홍콩을 상대한다. 일본-홍콩전 승자는 한국-우즈베키스탄전 승자와 7일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같은 날 중국을 2대0으로 눌렀다.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