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또 2점 줄였다! '창단 50주년' 포항 10년 전 추억, '역전 우승' 드라마 다시 재현할까

김진회 기자

입력 2023-09-17 16:48

수정 2023-09-18 06:03

more
또 2점 줄였다! '창단 50주년' 포항 10년 전 추억, '역전 우승'…
울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달까지만 해도 김기동 포항 감독은 'K리그 우승 경쟁'에 대한 얘기만 나오면 고개를 흔들었다. 지는 법을 잊은 듯 단독 선두를 질주하던 울산과 승점차가 10점 이상 벌어져 있었다.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김 감독도 "울산과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상황이 시즌 내내 많았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플레이를 충실히 하면 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 다만 결정을 지어야 하는 상황에선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포항은 3등은 해야 하는 팀이 된 것 같다. 그 이상을 못하면 이젠 내가 인정을 못 받는 것 같다. 압박감도 느낀다. 그래도 재미있게 하려는 걸 잊지 않으려고 한다. '포항은 역시 다르다'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납득할 수 있는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결과도 따라온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양팀의 격차는 좁혀지기 시작했다. 울산은 최근 3경기에서 2무1패로 주춤한 사이 포항은 2승1무로 승점을 5점이나 줄였다. 그러자 두 자릿수였던 승점차가 한 자리로 줄었고, 지난 16일 기준 승점 6점으로 좁혀졌다.

양팀은 올 시즌 두 차례 맞대결이 남아있다. 스플릿 시스템 가동 직전인 오는 30일 한 차례 충돌한 뒤 파이널A에서 운명의 혈투를 치른다. 양팀은 이번 주중부터 추춘제로 바뀐 2023~2024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를 병행하고, K리그 한 경기를 치른 뒤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

10년 전과 데자뷔다. K리그에선 한 편의 영화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 2013년 포항이 울산을 꺾고 역전 우승을 거뒀었다. 당시 포항은 승점 2점 뒤진 상황이었고, 울산은 비기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다. 그러나 포항은 경기 종료 직전 '우당탕탕' 세트피스를 통한 김원일의 결승골로 극적인 역전 우승을 거둘 수 있었다. 외국인 공격수를 활용하지 않고 국내 선수로만 K리그 정상에서 선 '황새' 황선홍 전 포항 감독의 '쇄국정책'이 이목을 끌었다.

불안한 건 포항이 올 시즌 울산에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점이다. 1무1패. 첫 맞대결이었던 4월 22일에는 원정에서 먼저 2골을 넣고도, 울산의 화력을 막아내지 못해 2대2 무승부를 거뒀다.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이었던 7월 8일에는 0대1로 패했다.

그래도 이번 시즌 김 감독이 믿고 있는 건 강력한 뒷심이다. 경기 막판 놀라운 집중력을 통해 숱한 고비를 견뎌왔다. 패색이 짙던 경기에서 후반 35분 이후 결승골과 동점골, 일명 '극장골'을 터뜨려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승리까지 따낸 경기가 무려 9차례나 된다. 이 9경기에서 얻어낸 승점만 21점이다. 포항이 30라운드까지 쌓은 승점의 38%에 해당하는 수치다.

여기에 '창단 50주년'이라는 것이 선수들에게 강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주장 김승대를 중심으로 신구조화를 이룬 선수들이 뜻깊은 해에 역사와 전통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있다. 10년 전 '그날'처럼 포항의 역전 우승 시즌2가 펼쳐질까.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