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포항 현장인터뷰]'3-0→3-3→4-3' 김기동 감독 "이긴 경기 중 가장 기분 나쁜 경기였다"

김진회 기자

입력 2023-08-20 22:06

more
'3-0→3-3→4-3' 김기동 감독 "이긴 경기 중 가장 기분 나쁜 경…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포항=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극적으로 이겼다. 그러나 피말리는 승점 3점이었다.



포항 스틸러스는 2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2023년 하나원큐 K리그1 27라운드 홈 경기에서 제카의 멀티골과 김승대의 쐐기골로 3-0으로 앞서가다 티아고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면서 3-3으로 몰렸지만, 경기 종료 직전 홍윤상의 극장골로 4대3,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포항은 13승10무4패(승점 49)를 기록, 1위 울산(승점 60)과의 격차를 11점으로 유지했다.

이날 포항은 전반 41분 제카가 선제 헤더골을 터뜨린 뒤부터 손쉬운 경기를 펼쳤다. 대전의 공격을 차단한 뒤 빠른 역습으로 상대 골문을 열었다. 특히 백성동 김승대 김인성이 결정력을 높였다면 5-0 또는 6-0으로 크게 앞서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3-0으로 앞선 후반 35분부터 대전에게 추격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티아고에게 헤더골을 내줬다. 그러더니 3분 뒤 티아고에게 다시 두 번째 골을 허용한 포항은 후반 추가시간(51분) 티아고에게 다시 동점 헤더골을 얻어맞았다. 다잡은 승리를 놓치는 듯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포항을 향해 웃었다. 포항은 경기 종료 직전 김승대의 크로스를 홍윤상이 문전에서 머리만 살짝 돌려놓는 감각적인 헤더로 극장골을 터뜨렸다.

결과적으로 승리는 챙겼다. 그러나 과정에서 다소 아쉬움이 묻어났다. 경기가 끝난 뒤 김기동 포항 감독은 어김없이 이 부분 먼저 짚었다. 김 감독은 "그 동안 이긴 경기 중 가장 기분 나쁜 경기였다. 항상 경기력은 일정해야 하고, 축구를 대할 때 장난이 아닌 진심으로 대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런데 3-0으로 앞선 뒤부터 장난을 친 부분이 보였다. 라커룸에서 향후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수들에게 인지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측면에서 장난치는 부분이 보였다. 순식간에 상대에게 분위기를 빼앗겼다. 심리적으로 쫓기는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승리한 부분에 대해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포항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극장골로 넣은 홍윤상에 대해선 "고등학교 때까지는 톱인 선수였다. 센스가 있다. 경기력이 아직 올라오지 않은 부분이 있긴 하다. K리그와 유럽의 템포가 다르긴 하다. 외국인 선수들도 처음 한국에 와서 당황스러워 하는 것이 템포다. 그런 모습을 보완하면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번번이 놓친 백성동에 대한 질문에는 "두 경기 정도 부진한 뒤 준비하는 과정이 좋았다. 이날도 사실 경기를 풀어나가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좋은 위치선정, 문전 쇄도 등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다만 결정력은 옥에 티다. 경기는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성동이는 경기를 잘하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뺄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교체타임을 늦게 잡은 것이다. 이날 그래도 잘해주고 있어서 교체를 늦게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승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은 김 감독이었다. "승대가 수비와 공격에서 혼신을 다해줬다. 주장으로서 선수를 잘 이끌고 있고. 항상 나와 얘기를 하는데 지난 경기 못이겨서 미안해하고 있었다. 전반전부터 너무 많이 뛰어서 무조건 승대가 가장 스프린트 기록이 좋지 않을까. 승대가 너무 잘해주고 있어서 팀이 좋은 위치에 있는 것 같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