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즈키는 지난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출전,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날 카즈키가 돋보였던 건 적극적인 전진 패스였다. '병수볼' 김병수 수원 삼성 감독이 주문하는 침투패스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었다. 특히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16분에는 선제골에 기여했다. 수원 우측 진영에서 패스를 잡자마자 넓은 시야를 통해 상대 진영으로 빠르게 쇄도하던 전진우에게 멋진 킬패스를 배달했다. 포항 선수들을 반으로 갈라놓는 패스였다. 결국 전진우가 VAR(비디오판독)을 통해 파울과 상대 수비수 퇴장을 유도했고, 뮬리치가 강력한 프리킥으로 먼저 골망을 흔들 수 있었다.
카즈키의 빠른 적응 비결은 무엇일까. 카즈키는 "먼저 동료들이 환영해줬다. 또 코칭스태프 뿐만 아니라 일본어를 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 동료들과 소통이 잘 되는 것이 비결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카즈키는 K리그 꼴찌 팀의 러브콜을 크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졌다. 카즈키는 "수원 삼성에 오기 전부터 팀 사정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수원이 빅 클럽이기 때문에 동료들과 함께 이겨나가고 싶었다"고 했다. 또 "팀 사정을 따질 상황이 아니다. 더 뛰고 이날처럼 한 골을 넣고 실점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