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미래가 예상됐다. 광양제철고를 졸업하자마자 곧바로 전남 1군에서 활약했다. 2016시즌부터 3시즌 연속 팀 내 핵심멤버로 자리매김했다. 한찬희의 주가는 상종가였다. 20세 이하 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에 꾸준히 승선하기도. 2020시즌을 앞두고 1대2 트레이드를 통해 FC서울로 둥지를 옮겼다. 당시 양팀 팬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서울 팬은 차세대 미드필더를 얻었다며 환호했다. 그러나 전남 팬은 두 명을 받았음에도 유스 출신 프랜차이즈 스타를 이적료없이 보냈다는 점에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후 한찬희의 성장세가 둔화됐다. 출전 기회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국내 감독들이 중요시하는 수비가담 능력이 떨어졌다는 평가였다. 부상도 있었다. 결국 2021년 김천 상무에서 군생활을 한 뒤 올해 여름 포항으로 이적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이승모와 맞트레이드 됐다. 한찬희는 "이번 트레이드가 성사되길 간절히 바랐다. 포항에서 부활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빅 클럽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나의 경쟁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았다. 부상도 있었다. 공백기가 길었는데 포항에 와서 주전으로 부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지난 2일에는 포항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2-1로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후반 20분 투입돼 추가시간 장기인 하프 발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찬희는 "포항은 확실히 운동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이다. 주위에 할 것이 많이 없다"라며 농을 던진 뒤 "선수들끼리 가족같은 분위기다. 끈끈하다. 감독님은 선수들과 스스럼 없이 대화도 하고 오히려 선수들이 장난을 먼저 하는 모습이 새로웠다. 그런 부분들이 포항이 축구를 잘하는 이유가 아닌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