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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유망주'→"기대만큼 못컸다", '쿨 인정' 한찬희 "포항서 반드시 부활한다"

김진회 기자

입력 2023-07-03 08:04

수정 2023-07-0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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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유망주'→"기대만큼 못컸다", '쿨 인정' 한찬희 "포항서 반드시…
포항 한찬희.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포항=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전남 드래곤즈 유스 시절 고교 랭킹 1위를 찍었다. 대형 유망주로 극찬이 자자했다. 킥력이 남달랐다. 슈팅과 패스의 정확성과 파워가 뛰어났다. 시야도 좋았다. 한찬희(26·포항)가 '제2의 기성용'로 불렸던 이유다.



탄탄한 미래가 예상됐다. 광양제철고를 졸업하자마자 곧바로 전남 1군에서 활약했다. 2016시즌부터 3시즌 연속 팀 내 핵심멤버로 자리매김했다. 한찬희의 주가는 상종가였다. 20세 이하 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에 꾸준히 승선하기도. 2020시즌을 앞두고 1대2 트레이드를 통해 FC서울로 둥지를 옮겼다. 당시 양팀 팬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서울 팬은 차세대 미드필더를 얻었다며 환호했다. 그러나 전남 팬은 두 명을 받았음에도 유스 출신 프랜차이즈 스타를 이적료없이 보냈다는 점에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후 한찬희의 성장세가 둔화됐다. 출전 기회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국내 감독들이 중요시하는 수비가담 능력이 떨어졌다는 평가였다. 부상도 있었다. 결국 2021년 김천 상무에서 군생활을 한 뒤 올해 여름 포항으로 이적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이승모와 맞트레이드 됐다. 한찬희는 "이번 트레이드가 성사되길 간절히 바랐다. 포항에서 부활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빅 클럽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나의 경쟁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았다. 부상도 있었다. 공백기가 길었는데 포항에 와서 주전으로 부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찬희는 서서히 부활의 날개짓을 펼쳤다. 김기동 감독이 원하는 선수로 변모하고 있다. 한찬희는 "확실히 포항은 기동성이 많은 축구여서 적응이 부족했다. 포항에 온 지 10일 정도 지났다. 피지컬 코치와 고강도 훈련을 통해 몸이 많이 올라왔다. 포항 축구에 적응을 한 것 같다"라며 웃었다.

지난 2일에는 포항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2-1로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후반 20분 투입돼 추가시간 장기인 하프 발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찬희는 "포항은 확실히 운동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이다. 주위에 할 것이 많이 없다"라며 농을 던진 뒤 "선수들끼리 가족같은 분위기다. 끈끈하다. 감독님은 선수들과 스스럼 없이 대화도 하고 오히려 선수들이 장난을 먼저 하는 모습이 새로웠다. 그런 부분들이 포항이 축구를 잘하는 이유가 아닌가"라고 했다.

이제 "볼을 예쁘게 찬다"는 평가는 잊고 '투사'가 되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한찬희는 "개인적으로는 볼을 예쁘게 차는 축구보다는 선이 굵은 축구를 좋아한다. 무엇보다 '파이터' 같은 면을 장착을 해야지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활동량과 투지가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기대보다 못컸다'라는 팬들의 평가는 인정한다. 그래도 축구를 했던 날보다 할 날이 많이 남았다. 예전 모습을 찾을 시간은 충분하다. 그 발판을 김기동 감독님 밑에서 삼고 싶다"며 부활 의지를 다졌다. 포항=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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