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스페셜올림픽]통합배구 쌍둥이 형제 윤달상·달성 "메달 따면 아버지께 가장 먼저 보여드리고 싶어요"

윤진만 기자

입력 2023-06-20 13:36

수정 2023-06-22 06:20

more
통합배구 쌍둥이 형제 윤달상·달성 "메달 따면 아버지께 가장 먼저 보여드…
사진(베를린)=윤진만 기자

[베를린(독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통합배구 선수단의 쌍둥이 윤달상, 달성 형제가 가장 먼저 떠올린 얼굴은 아버지였다. 형제는 19일(한국시각) 독일 베를린의 메세 베를린에서 진행 중인 발달장애인들의 스포츠 축제 '2023년 스페셜올림픽 세계 하계대회'에서 '메달을 따면 누구에게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가'란 기자의 질문에 "아버지"라고 답했다.



동생 달성은 "아버지가 지금 (집에서) 기다리고 계신다"고 했다. 통합배구는 본선을 앞두고 이날까지 등급 분류 예선인 '디비저닝'을 치렀을 뿐이다. 하지만 윤달성은 스페셜올림픽이 새겨진 메달을 들고 갈 생각에 들뜬 눈치다. 올해 22세인 두 선수가 처음으로 배구공을 만진 건 중학교 때다. 형 달상은 "축구, 육상과 함께 우연한 기회에 배구를 접했다. 그때부터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똑같이 생긴 쌍둥이지만, 특징은 다르다. 윤달성은 스파이크가 장점이라고 '셀프 어필'했고, 윤달상은 공을 건네주는 토스를 잘한다고 자부했다.

이날 형이 토스를 올리고 동생이 스파이크를 때리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지만, 투입시 맡은 바 최선을 다하며 팀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윤달성은 폴란드와 디비저닝 6번째 경기에서 득점을 하기도 했다.

2000년대말 프로팀 한국도로공사 수석코치를 지내고 현재 좌식배구계의 명장으로 통하는 강용석 통합배구팀 감독은 "쌍둥이 형제는 착한 순둥이다. 부모가 참 예의바르게 잘 키우 것 같다"며 "바람이 있다면 운동을 할 때는 조금 더 파이팅이 있었으면 어떨까 한다"며 웃었다. "그래도 어제보다 오늘 활약이 좋았다"는 칭찬을 잊지 않았다.

강 감독은 '메달을 따서 아버지께 보여드리겠다'는 쌍둥이 형제의 말을 전해듣고는 "그래 그거야. 우리 열심히 해보자"며 어깨를 토닥였다. 윤달성은 "이렇게 큰 대회에는 처음 나와서 처음엔 무척 긴장했다. (몇 경기를 치른 지금은)많이 괜찮아졌다"며 웃었다.

통합배구팀은 스페셜 선수(발달장애인)와 파트너 선수(비장애인)가 똑같이 3명씩 출전한다. '스페셜올림픽'의 기치인 '단결과 화합'에 가장 잘 부합하는 팀이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스페셜 선수와 파트너 선수의 '케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윤달상은 "처음엔 (파트너 선수들을)잘 몰랐지만, 지금은 많이 친해졌다"며 미소지었다.

배구는 지난 두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수확했다. 윤 형제는 금메달을 획득하기 위해 본선에 올라가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한국은 디비저닝 6경기에서 4승2패의 호성적을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한국 선수단은 승패와 상관없이 경기 전후 심판, 상대팀 선수와 정중하게 인사를 나누는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

스페셜올림픽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발달장애인들의 스포츠 축제다. 1968년 미국 시카고에서 초대 대회를 개최한 뒤 2년마다 하계·동계 대회를 번갈아 열고 있다. 'For'가 아닌 'With'를 지향하고, '단결과 화합'을 기치로 내건다.

150명으로 구성된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 골프, 수영, 농구, 3대3 농구, 축구, 배구, 롤러스케이팅, 육상, 탁구, 배드민턴, 역도, 보체 등 총 12개 종목에 도전 중이다. 대회는 25일까지 열린다. 베를린(독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