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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얘기가 돌 거니까…" 손흥민의 15분과 이강인의 7초

김가을 기자

입력 2023-06-21 12:59

수정 2023-06-2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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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가 돌 거니까…" 손흥민의 15분과 이강인의 7초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A매치 평가전이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코너킥을 준비하는 이강인을 손흥민이 바라보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20/

[대전=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제가 어떻게 얘기해도 그냥 얘기가 돌 거니까…."



'캡틴' 손흥민(31·토트넘)이 때아닌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이적설에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 그야말로 속 시원한 정면돌파였다. 그는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친선경기 뒤 "제가 어떻게 얘기해도 얘기가 돌거다. 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좋다. EPL에서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손흥민이 4년간 매 시즌 3000만 유로씩 받는 계약을 제안받았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우디 클럽이 알이티하드이며, 클럽 측이 손흥민 영입을 위해 거액의 보너스를 준비했다는 전언도 더해졌다.

손흥민은 "(기)성용이 형이 한 번 얘기했다.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은 (사우디 리그에) 가지 않는다. 내게 돈은 중요하지 않다. 축구, 축구의 자부심, 좋아하는 리그에서 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PL에서 해야 할 숙제가 많다. 토트넘에서 잘 하겠다. 돌아가서 잘 준비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줬다.

손흥민은 스포츠 탈장 증세에 시달리다 소속팀의 시즌 최종전 뒤 수술을 받았다. 이날 경기에선 벤치를 지키다 후반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111번째 A매치였다. 그는 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 A매치를 마무리했다.

이날 손흥민 만큼 관심을 받은 선수가 있다. '황금재능' 이강인(22·레알 마요르카)이다.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경기장에서 그야말로 '마법'을 부렸다. 차원이 다른 탈압박, 보고도 믿을 수 없는 패스, 그라운드 전체를 아우르는 넓은 시야, 강력한 슈팅 등 모든 것을 보여줬다. 팬들은 이강인이 공을 잡을 때마다 엄청난 환호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 전 '적장' 위고 페레즈 엘살바도르 감독이 콕 집은 경계 대상이기도 했다. 페레즈 감독은 이강인을 두고 "위협적인 선수"라고 했다. 특히 그는 이강인의 이름을 확인할 때 "파리생제르맹(PSG) 링크(이적설)"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최근 PSG 이적설이 휩싸였다. 그는 2022~2023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6경기(선발 33회)에서 2840분을 뛰며 6골-6도움을 기록했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스페인 무대에서 한 시즌 두자릿수 공격포인트에 성공했다. 특히 이강인은 올 시즌 90번의 드리블 성공을 기록하며 유럽 5대 리그 중 드리블 성공 4위에 올랐다. 스페인 무대로 한정하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2위다.

이강인을 향한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를 시작으로 애스턴 빌라, 맨유, 뉴캐슬, 번리, 울버햄턴, 브라이턴(이상 잉글랜드), AC밀란, 나폴리(이상 이탈리아) 등의 '러브콜'을 받았다. 최근에는 이강인의 새 둥지로 PSG가 급부상했다. 프랑스 언론 레퀴프의 보도에 따르면 PSG가 건낸 기본 이적료는 2000만 유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의 바이아웃으로 알려진 1800만 유로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팬들은 이강인의 일거수일투족에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그가 가는 곳마다 팬들이 따라 다닌다. 최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이제는 이강인 선수가 손흥민 선수만큼이나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놀라워했다. 레알 마요르카에선 이강인의 유니폼이 '없어서 못 팔'정도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스페인 언론 풋볼에스파냐는 19일 '이강인은 발렌시아에서 순탄하게 경력을 쌓지 못했다. 그의 폼을 감안할 때 올 여름 이적 가능성은 높았다. 이강인이 마케팅 및 재정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뜨거운 관심 속 A매치 2연전을 마감했다. 팬들은 그의 말, 행동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이강인에게선 그 어떠한 말도 들을 수 없었다. 그는 연령별 대표팀 시절부터 경기 및 공식 행사에서 인터뷰를 극도로 꺼렸다. 손흥민은 지난 3월 A매치 직후 이강인을 향해 "대표팀에서 많은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대표팀의 핵심이 될 것이다.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조언한 바 있다.

대전=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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