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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이름 달고 뛴 메시, 커리어 최단시간인'79초 만에 골', 아르헨은 호주에 '2대0 승'

박찬준 기자

입력 2023-06-1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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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이름 달고 뛴 메시, 커리어 최단시간인'79초 만에 골', 아르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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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GOAT' 리오넬 메시가 자신의 A매치 최단 시간 득점에 성공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아르헨티나는 15일 중국 베이징 궁런 경기장에서 열린 호주(29위)와 친선 경기에서 메시가 경기 시작 79초 만에 골을 넣는 활약을 앞세워 2대0으로 이겼다. 지난해 12월 카타르에서 열린 FIFA 월드컵 16강에서도 아르헨티나는 호주를 2-1로 꺾은 바 있다. 그때도 메시가 전반 35분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월드컵 챔피언이 된 아르헨티나는 월드투어에 나섰다. 아르헨티나는 중국팬들을 위해 중국어로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메시는 그를 상징하는 등번호 10번과 함께 메이시가 적힌 유니폼을 입었다. 다른 아르헨티나 선수들도 모두 중국어 음역에 따라 변환된 한자를 등 뒤에 달고 뛰었다. 경기 중 해프닝도 있었다. 경기 중 '메시 유니폼'을 입은 젊은 남성 축구팬이 수미터 높이의 관중석에서 뛰어내려 그라운드로 난입한 뒤 코너 부근에 있던 메시를 껴안고는 여러 보안요원들을 따돌리며 '광란의 질주'를 해 경기가 한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결국 해당 관중은 보안요원 5∼6명에게 사지를 붙들린 채 경기장 밖으로 '압송'됐다.

통산 7번째이자, 2017년 이후 6년만에 중국에 방문한 메시는 숱한 화제를 남겼다. 입국부터 매끄럽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메시는 '절친' 앙헬 디 마리아와 함께 자신의 개인 제트기로 중국 베이징으로 날아갔다. 베이징 입국 후 국경수비대에게 둘러싸였다. 여권 문제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스페인 이중국적자인 메시는 비자없이 대만에 입국한 전력이 있어, 스페인 여권으로 입국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했다. 중국과 아르헨티나는 상호 비자면제국이지만, 중국과 스페인은 비자면제 협정을 체결하지 않았다. 이 사실을 몰랐던 메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관계자들이 입국 비자 발급건을 처리할 때까지 사복 차림으로 30분 대기했다. 그는 입국이 저지되자 '대만은 중국의 일부가 아닌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여곡절 끝에 중국에 입성한 메시는 체류 기간 내내 중국 팬들의 뜨거운 환대를 받았다. 중국팬들은 메시가 10일 입국했을 때 공항과 숙소 앞에 '메시 유니폼'을 입은 채 진을 쳤다. 숙소에 너무 많은 인파가 모여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훈련 일정을 밤 늦게로 옮겨야 했을 정도. 경기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됐고, 암표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소셜미디어(SNS)상에는 메시와의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유니폼 사인을 받게 해준다는 등의 '거짓 광고'를 올리고 돈을 가로채는 이들까지 나왔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 치러진 경기, 메시는 이름값을 해냈다. 엔조 페르난데스가 상대 진영에서 공을 빼앗아 메시에게 연결했고, 이를 받은 메시가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왼발 중거리포로 경기 시작 79초 만에 득점했다. 오는 24일이 생일인 메시는 카타르 월드컵 16강 호주와 경기부터 최근 A매치 7경기 연속 득점 행진도 이어갔다. 메시의 A매치 통산 득점은 103골로 늘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23분 헤르만 페셀라(레알 베티스)가 한 골을 추가해 2대0 승리를 거뒀다. 아르헨티나는 인도네시아로 이동해 19일 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149위)와 친선 경기를 치른다.

메시는 올 여름 큰 변화를 택했다. 메시는 8일 디아리오 스포르트, 문도 데포르티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유럽을 떠나기로 결정했다"며 "인터 마이애미로 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파리생제르맹과 계약이 만료된 메시는 바르셀로나 복귀와 사우디 아라비아행을 고민하다, 제 3의 선택인 미국행을 택했다. 데이비드 베컴이 구단주로 있는 인터 마이애미가 메시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BBC에 따르면 메시는 라이프스타일, 축구를 넘어 거대 브랜드들과 협업할 수 있는 여러 조건들에 마음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 차원의 지원까지 더해질 전망이다. 거대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수익적으로도 사우디에서 받을 수 있는 금액까지는 아니지만,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벌 수 있다. 여기에 무엇보다 미국 시장 개척이라는 새로운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메시는 이미 마이애미에 집을 소유하고 있는만큼, 이적을 위한 모든 조건을 충족시킨 상황이다.

카타르월드컵 우승으로 세계 최고를 넘어 역대 최고 반열에 오른 메시는 유럽을 떠나 미국에서 선수생활의 마지막 챕터를 장식하게 됐다. 메시가 메이저리그사커로 향하며, 축구 지형도는 다시 한번 바뀔 전망이다. LA갤럭시로 온 베컴 이후 리그의 구심점이 될 슈퍼스타를 찾던 미국 축구는 마지막 퍼즐을 찾았다. 그 슈퍼스타가 메시다. 마치 펠레가 미국 무대를 개척했던 것처럼, 메시 역시 같은 길을 걷게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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