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 U-20대표팀 감독은 대회 전 "소속팀에서 못 뛰는 선수들이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며 우려를 드러냈었다. 이렇다 할 스타가 없었다. 김 감독의 말대로 2023시즌 소속 팀에서 제대로 주전으로 활약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나마 필드 플레이어 중 유일한 대학생 수비수 최석현만 단국대에서 주전으로 뛰었을 뿐이다. 그래서 이번 U-20월드컵 4강이 기적이라는 이유다.
이제부터 한국 축구의 문제점이 시작된다. 원팀으로 똘똘 뭉쳐 좋은 성과를 내도 소속 팀으로 돌아가면 백업에 불과하다. 후반 교체출전이라도 기회를 받는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U-20 월드컵 4강 멤버가 6월말부터 재개되는 K리그에서 주전으로 중용되긴 쉽지 않은 건 냉정한 현실이다. 감독은 개막 이후 주전으로 뛰고 있던 기존 선수들의 심리상태도 생각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시즌의 절반을 지나는 시점이라 순위 경쟁이 본격화돼 베스트 11에 변화를 주기에 부담스럽다.
다행인 건 물오른 '보물'들을 벤치에 앉혀두지 않겠다는 사령탑도 나타나고 있다. 최용수 강원 감독은 김은중호의 '히트상품' 이승원의 활용을 예고했다. 최 감독은 지난 7일 "투입 안 시키면 내가 '국민 욕받이'가 되는 것 아니냐"라며 농을 던진 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물건이 나온 것 같다"며 기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전문 키커로 활용할 계획도 있다. 팬들은 그런 부분을 보고 싶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