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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토트넘' 내분+졸전으로 가려진 SON의 통산 50번째 도움

박찬준 기자

입력 2023-03-19 10:29

'최악의 토트넘' 내분+졸전으로 가려진 SON의 통산 50번째 도움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손세이셔널' 손흥민(31)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50호 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내분과 졸전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토트넘은 19일(한국시각) 영국 사우스햄턴 세인트 매리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스햄턴과의 2022~203시즌 EPL 28라운드 원정 경기서 3대3으로 비겼다. 최하위 사우스햄턴을 상대로 승점 1을 추가하는데 그친 토트넘(승점 49)은 3위 맨유(승점 5) 추격에 실패했다. 4위를 유지했다.

손흥민은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전반 추가시간 환상적인 스루패스로 페드로 포로의 선제골을 도왔다. 올 시즌 리그 4번째 이자 EPL 통산 50번째 도움이었다. EPL에서 50도움을 기록한 선수는 49명에 불과하다. 99골을 기록 중이던 손흥민은 아쉽게 100호골 도전에는 실패했다. 직전 노팅엄 포레스트전 득점에 이어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작성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때로는 미드필더로, 때로는 윙백에 가깝게 뛴 손흥민은 특유의 헌신적인 플레이를 이어갔다. '레전드' 제이미 오하라는 "손흥민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고 했지만, 손흥민은 그럼에도 최선을 다했다. 손흥민은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포로(8.0점)에 이어 두번째 높은 평점(7.9점)을 받았다.

경기는 초반 부상자가 속출하며 어수선한 분위기 속 진행됐다. 토트넘은 히샬리송, 벤 데이비스가, 사우스햄턴은 아르멜 벨라-코차프, 얀 베드나레크가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아웃됐다. 토트넘은 전반 추가시간 포로의 데뷔골로 앞서 나갔지만, 후반 1분 체 아담스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토트넘은 후반 20분 해리 케인, 29분 이반 페리시치가 연속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막판 수비가 무너지며, 꼴찌에게 덜미를 잡혔다. 후반 32분 시오 월컷에게 추격골을 내준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 제임스 워드-프라우스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주며 아쉬운 무승부를 거뒀다.

결과만으로도 아쉬웠는데, 경기 후 더 큰 내홍이 벌어졌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기자회견을 통해 선수들과 구단을 향해 작심 발언에 나섰다. 콘테 감독은 "문제는 우리가 팀이 아니란 걸 보여줬다는 것이다. 우리는 11명의 선수였다"며 "나는 이기적인 선수들을 봤다. 나는 서로 돕고 싶어하지 않고, 가슴으로 뛰지 않는 선수들을 봤다"며 선수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경기 종료 15분을 남기고 3-1로 앞서 있으면 무조건 이겨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기술적인 측면같은 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정신이 실종됐다. 우리는 팀이 아니었다. 우리는 모든 선수가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팀이었다"며 선수들의 이기심을 비판했다.

다음 타깃은 구단이었다. 콘테 감독은 "토트넘의 이야기는 이렇다. 20년 동안 지금의 '오너'가 있었고 그들은 우승하지 못했다. 잘못은 오직 구단에 있는건가 아니면 모든 감독들에게 있는가"라고 반문한 후 "지금까지는 상황을 숨기려고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오늘 본 것은 용납할 수 없고 팬들에게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했다. 토트넘은 2001년 다니엘 레비 회장 체제가 들어섰고, 2008년 리그컵에서 유일하게 트토피를 들어올렸다. 또 2019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떠난 이후 3명을 포함해 11명의 다른 감독들이 토트넘을 이끌었다.

이 기자회견은 엄청난 후폭풍으로 이어졌다. 콘테 감독이 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리버풀 레전드인 제이미 캐러거는 SNS를 통해 '콘테 감독이 이번 A매치 휴식기에서 경질되기를 원한다. 토트넘은 그를 불행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오늘밤 당장 경질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토크 스포츠' 소속 알렉스 크룩 기자도 "콘테 감독에게 돌아갈 길은 없다. 그도 선수들도, 다니엘 레비 회장도, 팬들도 모두 알고 있다"며 "솔직히 그가 여전히 토트넘에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오늘 밤 인터뷰가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금 토트넘은 4위도 힘겨워 보인다. 손흥민의 표정도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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