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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리스펙, 빈틈없는 운영' 게토레이 H-CUP 풋살 중등부 시흥예선 성료, "전국대회에서 만나요"

윤진만 기자

입력 2022-07-10 11:43

수정 2022-07-1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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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리스펙, 빈틈없는 운영' 게토레이 H-CUP 풋살 중등부 시흥예…
9일 시흥시 HM풋살파크에서 '5vs5 게토레이 H-CUP 풋살 토너먼트 2022' 중등부 경기가 열렸다. 우승을 차지한 평택서부FC 선수들이 수상하고 있다. 시흥=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7.09/

[시흥=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저...풋살화는 혹시 어디서 빌리는지 아시나요?." 앳된 얼굴의 한 중학생이 기자에게 다가와 묻는다. 15분 뒤 조별리그가 시작되거늘, 막 헐레벌떡 도착한 모양이다. 심지어 풋살화를 챙겨오지 못한 것 같다. 그런데도 싱글벙글 웃으며 기자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운영부스 쪽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이 영락없는 아마추어 풋살러다.



9일 오전 10시, 중학생들이 학교 교사, 부모와 함께 속속 모여든 이곳은 최고 시설의 시흥시 HM풋살파크. '5vs5 게토레이 H-CUP 풋살 토너먼트 2022' 시흥예선 중등부 경기가 열렸다. 시흥예선은 지난달 부산예선에 이은 두 번째 대회. 이 대회는 스포츠조선, HNS가 공동 주최하며, 파트너사로 게토레이, 롯데칠성, 국민체육진흥공단, 디오션리조트, 가히(코리아테크), 신성델타테크, 낫소, 포천인삼영농조합이 참여한다. 시흥예선에는 경기도를 소재로 한 아마추어 풋살 클럽 31개팀이 참가해 자웅을 겨뤘다. 시흥은행중A, 동방FC2, P4U U15, 금쪽이FC, 평택서부, 신성한독수리8형제, 산본FC, 부인FC, 시흥은행중B, 금정FC, 피포유 U15, CRASOON, 신천중, 배곧중FC, theK FC, 은계FC, 시흥은행중C, HAAN FC A, 안산주니어B, 아잉FC, K금정, 배곧중FC2, 이현제FC, 성남중, 동방FC1, 대흥중, 날두FC, HAAN FC B, KFC, 풋볼아이FS U15, 안산주니어FC이다.

이색적인 팀명부터 눈길을 끌었다. 신성한독수리8형제 팀 관계자는 "처음 풋살을 시작할 때 8명으로 시작했다. 비둘기보단 독수리가 멋있어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 앞에 '신성한'을 불인 건 우리가 '신성중' 학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현제FC는 참가학생 중 한 명의 이름을 땄다. "팀명을 뭐로 할까 고민하다가 우리팀 에이스이자 주장의 이름으로 하자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아잉FC는 애교를 떨 때 쓰는 '아잉'에서 따왔다. 날두FC는 포르투갈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좋아하는 선수들의 모임이다. 그런데 호날두를 좋아하지 않아도 팀에 가입할 수 있다고 한다.

시흥은행중과 금정중은 이번 대회에 각 3팀씩 출전시켰다. 시흥은행중A, 시흥은행중B, 시흥은행중C, 금정FC, K금정, KFC이다. 시흥은행중 김창규 교사는 "그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교육청과 시흥시가 주관하는 대회 정도에 나섰다. 이렇게 굴지의 후원사도 많고, 규모가 큰 대회에 참가한 것 자체가 학생들에게 큰 의미를 지닌다"며 "주최측에서 감사하게도 3팀 참가를 허락해주셔서 28명을 모두 데려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A, B, C팀은 학년, 실력으로 나눴다. KFC의 'K'는 금정중에서 따온 것으로 보이는데, 센스있게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KFC의 엠블럼을 가져왔다. 금정중의 강민진 교사는 "코로나로 많은 활동을 하지 못해 아쉬웠다. 이번 대회는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직접 와보니 대회 규모가 너무 컸다"고 말했다. 금정중 학생들은 붉은 계통의 티셔츠를 맞춰입고 왔다. 티셔츠 후면에는 '해병대'라고 쓰여있었다.

'삐~익'. HM풋살파크 게토레이1구장, 2구장, B구장, C구장에서 일제히 대회가 시작됐다. 'H-CUP 풋살 토너먼트'는 5명이 한 팀을 이뤄 조별리그부터 8강까진 10분, 4강과 결승전은 전후반 10분씩 진행했다. 조별리그는 32개팀이 4팀씩 8개조로 나눠 각조 상위 1·2위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경기 도중 멋진 개인기를 펼친 선수들은 경기장 밖에서 응원하는 친구들을 향해 장난스러운 제스처를 취하며 함성을 유도했다. 조별리그가 거듭될수록 열기가 고조됐다. 휴식을 취하는 선수들 사이에서 '16강 진출 경우의 수'를 따지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선수들은 그늘막에서 휴식을 취하며 파트너사인 게토레이 음료로 수분을 섭취했다. '점심을 먹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선수는 "먹은 친구도 있고, 안 먹은 친구도 있다. 게토레이를 토할 때까지 먹어서 배를 채운 친구도 있다"며 웃었다.

A조에선 시흥은행중A(2승1무·승점 7점)와 금쪽이FC(1승1무1패·4점)가 조 1, 2위를 차지하며 16강에 올랐다. B조에선 평택서부fc(3승·9점)와 부인FC(1승1무1패·4점), C조에선 시흥은행중B(2승1무·7점)와 CRASODON(2승1무·7점), D조에선 은계FC(2승 1무·7점)와 신천중(1승1무1패·4점), E조에선 아잉FC(2승1무·7점)와 시흥은행중C(1승1무1패·4점), F조에선 이현제FC(3승·9점)와 배곧중FC(2승1패·6점), G조에선 대흥중(2승1패·6점)과 날두FC(1승2무·5점), H조에선 풋볼아이FS U15(3승·9점)와 안산주니어FC(2승1패·6점)가 각각 16강 진출권을 따냈다. 이어 열린 16강을 통해 신성한독수리8형제, 배곧중FC, 아잉FC, 대흥중, 평택서부fc, 은계FC, 이현제FC, 풋볼아이FS U15가 8강에 진출했다.

'8강 진출'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시흥예선에서 8강에 오른 8개팀은 9월 2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대망의 전국 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부산 예선에서 4강에 진출해 챔피언십 자격을 따낸 FCK(우승), 동아중(준우승), 하이탑패밀리(3위), 정무야기다려(4위) 등 전국의 강호들과 함께 격돌한 기회를 잡았다. 이후 16일에 열릴 서울 예선(동대문점)과 전주 예선(전주완산점), 23일 천안 예선(천안신방점)을 통해 각 4팀씩 총 12팀을 더 뽑는다. 전국 챔피언십은 전국에서 모인 24개팀이 경쟁한다.

8개팀은 이제 '2차 목표'를 향해 있는 힘을 쥐어짰다. 토너먼트에서 부쩍 체력이 부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승리를 향한 집념과 응원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슛)때려!", "막아!", "힘내자!", "힘들면 교체해!", "힘들더라도 네가 들어가줘야해. 얼른 다리 풀어"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대회 사흘 전에 '어떤 아저씨'가 말해줘 참가신청을 했다는 아잉FC 학생들은 "가끔 친구들끼리 모여 풋살을 하곤 했다. 대회가 열린다고 해서 급하게 이름을 지었다"며 "한데 이름을 지은 친구는 오늘 못 왔다"며 웃었다. 복장 통일이 안된 아잉FC는 예상을 깨고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기자를 통해 뒤늦게 장학금의 존재를 알게 되니 학생들은 "진짜요? 우승해서 소고기 먹어야겠네"라며 경기장을 향해 '더 뛰자! 온 김에 우승하자!'라고 목청껏 응원하기 시작했다. 아잉FC는 배곧중과의 준결승전에서 2대6으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결승은 배곧중과 준결승에서 이현제FC를 2대1로 물리치고 올라온 평택서부fc의 싸움이었다. 준결승에서만 홀로 5골을 넣은 송은혁(배곧중)이 기세를 몰아 결승전 전반에 선제골을 넣었다. 하지만 '선 수비 후 과감한 중거리 슛' 전략으로 나온 평택서부fc에 서서히 주도권을 내줬다. 이윽고 김효욱의 연속골과 원지호의 쐐기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평택 안중 일대에서 풋살을 해온 평택서부fc는 '깜짝우승'으로 1시간 넘게 장거리 원정을 온 보람을 느꼈다. 평택서부 김성율 감독은 "평택에서 1시간 걸려 시흥에 왔다. 체력적으로 힘들 거라고 예상했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준 덕에 우승을 할 수 있었다. 전국대회도 야심차게 도전해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 이틀 뒤 미국 유학을 떠나는 친구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해 뜻깊다고 평택서부 학생들은 한 목소리로 말했다. 송은혁은 총 8골로 대회 MVP와 득점왕에 올랐다.

아잉FC는 3~4위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4위에 그쳤다. 재미삼아 왔다가 7경기나 치른 학생들은 아쉬움에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시상식장 안에선 훈훈한 광경이 연출됐다. 속수무책으로 중거리슛 3골을 내준 배곧중의 골키퍼 이성준이 평택서부의 김효욱, 원지호에게 다가가 엄지를 들었다. 우승 트로피를 든 김성율 감독은 "대회 규모부터 진행 방식, 시설까지, 이렇게 완벽한 풋살 대회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시흥=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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