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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잃은 부산-'홈 설욕' 경남…'낙동강 더비'는 뜨겁다

최만식 기자

입력 2021-08-11 17:26

수정 2021-08-12 06:01

감독 잃은 부산-'홈 설욕' 경남…'낙동강 더비'는 뜨겁다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무관중이지만 우리끼리는 뜨거워.'



코로나19로 인한 K리그 무관중 시대. 경기장 분위기는 썰렁하지만 그들끼리는 폭염보다 뜨거워질 곳이 있다.

부산 아이파크-경남FC의 '낙동강 더비'가 열리는 창원축구센터(16일 오후 7시30분)다. K리그2 25라운드로 열리는 낙동강 더비는 시즌 3번째.

앞서 1승1패씩 나눠가진 두 팀은 팽팽한 균형을 깨고,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라도 외나무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급한 쪽은 부산이다. 지난 4월 시즌 첫 맞대결이자 1년 만에 재개된 더비에서 승리한 부산은 망개떡 조공을 받고 활짝 웃었다. 낙동강 더비서는 패배팀이 지역 특산품을 조공으로 바치는 벌칙을 수행한다.

하지만 지난 6월 홈에서 열린 두 번째 더비서 패하는 바람에 이번에 어묵세트 조공을 들고 창원을 방문해야 한다. '장군멍군'이 된 것만도 아쉬운데 2차 더비 패배 이후 승률이 크게 낮아졌다.

이 때문에 현재 부산은 리그 순위표에서 달갑지 않은 '황금균형'을 보이고 있다. 승점 32(5위)의 부산은 9승5무9패로 정확하게 반타작 승률이고, 골득실도 33득점-33실점으로 짜맞춘 듯 균형을 이루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커트라인인 4위(안양·승점 37)와의 격차를 좁혀가야 하는 상황. 갈 길이 바쁜데 더비 상대인 경남이 6위(승점 30)로 추격하고 있다. 이번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위험도 있다.

'추격'과 '도망'을 동시에 해야 하는 길목에서 추격자와 더비를 치러야 하니 팀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를 수밖에 없다. 객관적인 팀 상황도 녹록하지 않다. 먼저 '사령탑'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히카르도 페레즈 부산 감독은 지난 7일 안양전에서 판정에 항의하다가 시즌 3번째 경고를 받았다. 1경기 출전정지다. 코치는 간혹 사례가 있지만 감독이 경고누적으로 '벤치아웃' 처분을 받은 것은 K리그 사상 처음이다. 경고누적 퇴장은 무선통신 장비로 원격 지휘도 할 수 없다.

부산이 감독없이 경기를 치르는 것도 처음인데, 신입 용병 라이언 에드워즈도 안양전에서 경고누적 퇴장을 당한 바람에 경남전에 출전할 수 없다. 수적 열세에도 안양전에서 1대1로 비긴 것은 다행이지만 잃은 게 많았던 만큼 약이 올라 있는 부산이다.

경남도 다른 이유로 벼르기는 마찬가지. 더비 탄생 첫 시즌(2017년) 상대전적 3승1무로 완승했던 경남은 2019년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홈경기서 0대2로 패하면서 K리그2로 내려갔다. 홈 경기 패배의 충격은 올해 첫 더비서도 이어졌다. 다시 맞은 홈경기에서 또 물러설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산과 경남 구단은 무관중 방침에 따라 이번 더비를 별다른 이벤트 없이 조용히 치르기로 했다. 하지만 그라운드는 조용할 수가 없다. 그들만의 더비는 그래서 더 흥미롭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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