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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더비' 또 내준 울산 김도훈 감독, 숙제와 교훈을 안고 '전주성'을 떠났다

노주환 기자

입력 2020-09-1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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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더비' 또 내준 울산 김도훈 감독, 숙제와 교훈을 안고 '전주성'…
울산 김도훈 감독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전주=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선두 울산 현대 김도훈 감독은 15일 '전주성' 현대가 더비에서 실망스런 결과물을 받아들었다. 울산은 전북 현대에 1대2로 졌다. 지난 6월 울산 홈 첫 대결 0대2 패배에 이은 2연패. '하나원큐 K리그1 2020'시즌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울산(승점 47)은 2위 전북(승점 45)과의 격차를 벌릴 기회를 놓쳤다. 오히려 승점 2점차로 추격을 당했다.



김도훈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남자답게 자신의 잘못을 패인으로 꼽았다. 그는 "감독이 잘못 해서 졌다" "생각이 너무 많았다" "주니오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게 결과적으로 나쁜 선택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두번째 현대가 더비를 앞두고 1위 다운 경기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팬들은 울산이 팀 전력상 전북에 밀리지 않기 때문에 공격과 공격의 화끈한 충돌을 기대했다.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현영민 축구해설위원도 경기 전 "울산이 더이상 수비적으로 나올 이유가 없다. 전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런데 김도훈 감독은 변칙 전술을 들고 나왔다. 득점 선두 주니오(23골)를 벤치에 앉혔고, 대신 원톱에 U-22 카드 박정인을 선발 출격시켰다. 그는 이 선택을 전략적인 판단이라고 했다. 박정인이 공간 침투와 많은 움직임으로 전북 포백라인의 체력을 떨어트린 후 골결정력이 좋은 주니오를 후반에 넣어 경기를 가져오겠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이 구상은 울산 수비라인이 너무 빨리 실점하면서 꼬여버렸다. 전북은 전반 1분 만에 윙어 바로우의 돌파에 이은 왼발 크로스가 울산 골망을 흔들었다. 이 한방이 김도훈 감독의 게임 플랜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었다. 결국 주니오는 전반 27분 박정인 대신 조커로 들어갔다.

또 울산은 전북 상대로 전반전에 너무 소극적인 플레이를 했다. 체력 안배 차원에서 전방 압박을 일부러 하지 않는 듯 보였다. 그러면서 전북 1~2선이 너무 쉽게 울산 진영으로 넘어왔다. 그 과정에서 울산은 변형 스리백을 구사했다. 수비시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가 스리백의 가운데로 내려와 사실상 파이브백(5백)을 구성했다. 좌우 윙백 홍 철과 김태환을 좀더 공격적으로 배치하기 위한 전술 같아 보였다. 그런데 이 구상도 생각 처럼 통하지 않았다. 전북은 홍 철과 김태환이 오버래핑한 뒷공간을 계속 파고들었다. 또 원두재가 수비라인으로 내려오면서 중원 싸움에서 계속 전북에 끌려갔다.

울산은 후반전 전북 한교원에게 쐐기골을 얻어맞으면서 사실상 경기를 내줬다. 주니오가 후반 추가시간 PK골로 한골을 따라붙었지만 이미 경기가 넘어간 뒤였다.

김도훈 감독은 올해 전북과 마지막 한 번 더 맞대결을 남겨두고 있다. 스플릿 후 파이널A에서의 대결이다. 우승을 위한 마지막 분수령이 될 빅매치다. 그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올해 전북에 두번 졌다. 전북을 이기고 우승해야 진정한 우승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한 경기 남았고, 우리는 우승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김도훈 감독은 전북 상대로 어떻게 하면 승리할 지에 대한 교훈과 숙제를 안고 '전주성'을 떠났다.

김도훈 감독은 2017년부터 울산 지휘봉을 잡았다. 올해는 계약 마지막해다. 그는 올해 K리그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였다. 울산은 2019년 리그 마지막 경기서 포항에 패하면서 전북에 다득점 한골차로 밀려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전주=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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