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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이후 처음...올핸 정말 달라" 김도훈의 울산, 5연승의 의미[애프터스토리]

전영지 기자

입력 2020-08-0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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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이후 처음...올핸 정말 달라" 김도훈의 울산, 5연승의 의…


지난 시즌 14년만의 리그 우승을 아깝게 놓친 이튿날, 울산 현대는 김도훈 감독에 대한 재신임을 발표했다. 당시 김광국 울산 현대 대표이사는 "김 감독은 2017년에 울산에 온 첫해 FA컵 우승과 리그 4위, 2018년 리그 3위, 2019년 리그 2위를 했다. 매시즌 성장하는 감독을 우승을 못했다고 바꾸는 것이 맞느냐. 김 감독은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고 성장하는 감독"이라며 확고한 신임을 표했다. 이후 김 대표와 모기업 현대중공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코로나19 난세에 울산은 영혼까지 끌어모은 폭풍 영입을 감행했다. 이청용, 조현우, 윤빛가람, 정승현, 김기희 등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들이 운집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울산 유니폼을 입은 수원 삼성 출신 풀백 홍 철은 "울산의 훈련장은 마치 국가대표 파주NFC에 들어온 것같은 기분"이라고 했었다.



눈빛과 손발이 척척 맞아드는 '대세구단' 울산은 올시즌 승승장구하고 있다. 6월 28일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0대2로 패한 이후 독을 품었다. 올시즌 유일한 패배였다. 지난달 4일 인천전에서 4대1 대승을 거둔 후 12일 대구전(3대1승)에서 리그 선두를 탈환한 후 지난 2일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리그 5연승을 기록했다. FA컵 16강전, 8강전까지 포함하면 무려 7연승이다.

프로축구연맹에 의뢰해 울산의 역대 연승 기록을 살폈다. 1984년 이후 울산의 리그 최다승은 '한일월드컵의 해' 2002년 10월 19일부터 2003년 3월23일까지 기록한 9연승이다. 이후 8연승이 1회, 6연승과 5연승이 각 3회다. 가장 최근의 연승기록은 2013년 10월 20일~11월 23일에 기록한 리그 6연승이다. 무엇보다 2017년 김 감독 부임 이후 5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도훈호는 지난해 3월 29일~4월 14일, 올해 6월 6일~6월 20일에도 4연승을 기록했지만, 5연승의 벽은 넘질 못했었다. 올시즌 5연승은 의미 있는 기록이다. '7월의 감독'으로 선정된 직후 김 감독이 말한 "선제골을 먹어도 질 것같지 않은 느낌, 기어이 동점골, 역전골을 넣는 위닝멘탈리티"가 선수들 안에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14경기에서 34골을 몰아쳤고, 10골을 내줬다. 2위 전북(23골)보다 11골이나 앞섰다. 14경기 중 8경기에서 3골 이상을 터뜨렸다. 한때 '지키는 축구'로 비난받았던 김도훈 축구는 올시즌 리그에서 가장 공격적이고 재미있는 축구다. 지난해 다득점 1골 차로 전북에게 우승을 내줬던 김 감독이 동계훈련 직전 "다양하게 골 넣는 방법, 다득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대로다.

일부 안티 팬들이 말하는 '선수발'로 폄하할 것은 아니다. 저마다 잘난 '초호화 군단'일수록 불만과 잡음의 소지도 많다. 지도자로서 김 감독의 진가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이 똘똘한 스타 선수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리더십에 있다. 고참 선수들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어린 선수들의 도전정신을 북돋운다. 그 자신이 리그 득점왕 2회에 빛나는 레전드 스타 출신다운 실력과 공감 능력을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득점왕 주니오에게도 끊임없이 "한 골 더!"를 주문한다.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패스마스터' 윤빛가람에게도 "기회가 올 때마다 슈팅을 때릴 것, 더 많은 골을 넣을 것"을 요구한다. 선수로서, 팀으로서 끝없는 성장을 원하는 김 감독 역시 울산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나는 우리 선수들을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 축구를 즐길 줄 아는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해 감사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는다.

무엇보다 울산의 경기는 흥미진진하다. 빠른 선수, 강한 선수, 어린 선수, 노련한 선수, 기술과 특징을 갖춘 선수들이 고루 분포해 있다. 기술을 가진 선수들이 볼을 소유하는 가운데 90분 이후까지 강력한 체력을 유지하며 승부를 결정 짓는다. 14경기에서 무려 18골을 몰아친 득점 1위,'골무원' 주니오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팀 동료들과의 손발이 더 잘 맞아들고 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울산은 8일 오후 7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첫 유관중 경기'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7년만의 6연승에 도전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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