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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코로나, K리그는 뛴다]⑫챔피언 전북 현대, 노는 스케일이 다르다

노주환 기자

입력 2020-03-29 15:46

수정 2020-03-30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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⑫챔피언 전북 현대, 노는 스케일이 다르다
2019년 우승 전북 현대, 앞줄 왼쪽부터 이 용 이동국 허병길 대표이사, 백승권 단장 사진제공=전북 현대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Stand up for another,World in Jeonbuk'



여러 말이 필요없다. 간단 명료하다. K리그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가 2020시즌에 추구하는 가치는 이 캐치프레이즈 한 줄로 요약 정리된다. '싸워 나가자, 세계 속의 전북 현대를 위해서'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최고의 경기력이 최우선 마케팅이다

전북 구단은 2019시즌 마지막 경기서 극적으로 통산 7번째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또 타이틀 방어에 성공, 3연패를 달성하며 엠블럼 위에 별 7개를 그렸다. 성남FC의 전신 성남 일화와 함께 역대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이다.

전북은 K리그 1등에 만족하지 않고 시야를 아시아와 세계로 돌렸다. 안정적으로 K리그 가장 높은 자리를 꾸준히 유지하는 동시에 역대 3번째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를 발판으로 세계 클럽월드컵에서도 K리그의 우수성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전북 구단은 목표 달성을 위해 '팀 경기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 경기력이 탁월해야만 구단의 다른 것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이다. 모기업 현대차그룹에서 '영업의 달인'으로 통했던 허병길 전북 현대 대표이사는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효과가 높고 팬들이 원하는 마케팅은 축구다. 기본에 충실한 재미있는 경기, 선수들이 보여주는 수준 높은 최고의 경기력은 어느 것보다 팬들을 경기장으로 오게 만든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세계 굴지의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첫번째 원동력도 높은 수준의 기술력으로 끌어올린 자동차 제품 때문이라는 것이다. 축구 클럽에서의 팀 경기력이 자동차의 품질과 같다는 논리다.

그렇다고 '부가 서비스'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전북 구단은 지난해 평균 관중 1만3937명을 기록했다. 2018시즌(1만1907명) 보다 매 경기 2000명 정도를 더 모았다. 2020년 목표는 1만5000명으로 잡았다. 당초 1만6000명으로 잡았다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1000명을 낮춰 재조정했다. 전북 구단은 "마케팅의 결과는 홈 관중으로 귀결된다. 온-오프라인을 통한 팬 스킨십, CSR활동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팬들이 경기장에 찾도록 하겠다"면서 "경기장에 오면 볼거리, 즐길거리를 통해 '전주성'에 오면 '신난다'는 인식을 갖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은 요즘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해 구단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많은 팬층이 접할 수 있는 SNS, 유튜브, 포털 채널을 통해 팬들이 재미있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영상 제작에 힘쓰고 있다. 최근 지속으로 업로드하고 있는 이정표 장내 아나운서가 이끄는 '전북 현대 축구 톡톡' 영상은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있다. 그 영상에선 최근 팬들이 다시 보고 싶은 역대 전북 선수 1위로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주역 레오나르도(브라질 출신)가 꼽히기도 했다.

▶미래를 위한 투자, 노는 스케일이 다르다

허병길 대표가 팀 경기력 다음으로 신경쓰는 포인트가 미래 먹거리 발굴이다. 지금의 전북 현대 보다 미래의 더 강한 팀을 위해 유소년 육성 발굴에 기틀을 만드는 작업이다. 전북 구단은 크게 두 가지로 방향을 잡았다. 하나는 모기업 현대차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럽 선진 클럽 올림피크 리옹(프랑스), 첼시(EPL),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등의 노하우를 배워서 국내 실정에 맞게 녹이겠다는 것이다. 리옹 구단과는 이미 수년째 유소년 연수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유소년을 위한 시설 인프라 구축이다. 허병길 대표는 "유소년 전용 클럽하우스 건립을 위해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유소년 선수들이 항상 프로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들의 꿈을 키우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다. 유소년 클럽하우스는 우리 유소년 뿐만 아니라 우리 클럽 전체가 미래를 위해 더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전북 구단은 2013년 10월, 아시아 최고 수준의 클럽하우스를 전북 완주군 봉동읍에 '오픈'했다. 최신식 클럽하우스 만으로도 국내 선수들이 전북 구단에 가고 싶어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전북은 따로 유소년 전용 클럽하우스를 만들어 미래 성장 동력을 키워내겠다는 것이다.

▶코로나 돌발 변수, 비상 경영에 들어갔다

전북 현대는 K리그 1부 12팀 중 가장 많은 예산을 쓴다. 일부에선 "돈을 쓰는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경쟁 우위에 있다"는 식으로 전북의 노력과 투자를 애써 깎아내리기도 한다. 전북 구단은 그런 시선에 당당하다. 추구하는 목표가 높고, 최고의 경기력을 위해 투자하는 건 아깝지 않다는 논리다. 또 허투로 빠져 나가는 예산은 철저하게 차단한다는 게 허병길 대표의 말이다.

그는 코로나19로 개막이 잠정 중단된 직후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허 대표는 "올 시즌 전체적인 경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적인 부분도 줄어들 것이고, 이에 따른 불요불급한 비용들이 무엇인지 재점검했고, 개막일이 언제냐에 따라 몇 가지 시나리오를 갖고 대응 방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K리그는 2월말 개막이 잠정 연기됐다. 아직 구체적인 개막 날짜도 잡지 못하고 있다. 비상경영에 들어간 전북 구단은 4월말 또는 5월초 개막을 목표로 만반의 채비를 하고 있다. 이미 코로나 종식 이후 앞으로 달려나갈 시나리오를 그려놓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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