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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전화위복' 강원, 외인 안뽑았더니 코로나19 걱정도 줄었다

이원만 기자

입력 2020-02-2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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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전화위복' 강원, 외인 안뽑았더니 코로나19 걱정도 줄었다
강원FC 김병수 감독이 거제스포츠파크에서 진행된 팀 전지훈련 때 선수들에게 전술 지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팀의 체질을 개선하고 방향성을 새롭게 설정하려던 시도가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플러스 효과를 내고 있다. '전화위복'같은 상황. 하지만 요즘 국내외 상황을 고려하면 마냥 반길 수도 없는 분위기다. 호재를 조용히 품은 채 기약없이 미뤄진 시즌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K리그1 강원FC 이야기다.



강원이 전국적으로 확산돼 가는 '코로나19' 정국에서 뜻밖의 이득을 보고 있다. 명확하게 이득의 효과가 계산될 수는 없지만, 일단 걱정 하나는 확실하게 덜긴 했다. 바로 '외국인 선수 관리 걱정'이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광범위하게 늘어가면서 종목을 막론하고 프로팀의 외국인 선수들 사이에 공포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급기야 지난 1월 교체 선수로 입단한 프로농구 부산 KT 외국인 선수 앨런 더햄이 극도의 불안감을 느낀 나머지 스스로 계약파기를 요청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본지 27일자 단독보도>

더햄의 자진 계약파기 소식이 보도된 이후 나머지 9개 프로농구 뿐만 아니라 프로축구단 역시도 소속팀 외국인 선수들의 동향과 심리 상태 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더불어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노력도 병행 중이다. 각 구단들은 우선적으로 소속팀 외국인 선수들에게 외출 자제를 요청하거나 수시로 현재 컨디션 등을 체크하고 있다. 부산과 포항 지역에서는 아예 개별 숙소가 아닌 클럽하우스로 불러들여 다른 국내 선수들과 함께 단체로 관리 중이다. 감염도 우려되지만, 혹시나 선수가 불안감에 자진 퇴출을 요청할까봐 걱정하는 분위기도 있다.

그러나 강원은 이런 걱정에서는 일단 벗어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관리 감독해야 할 외국인 선수가 지난해 7월말에 아시아쿼터로 합류한 미드필더 나카자토가 한 명 뿐이기 때문. 그런데 나카자토의 출신국가인 일본 역시 코로나 발생 지역이라 한국에 있다는 게 별다른 걱정거리가 되지 않는다. 강원 관계자는 "나카자토는 이미 국내 선수들과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차라리 선수단과 함께 있는 게 더 안전하다고 본인도 여기도 있다"고 밝혔다.

나카자토 말고는 외국인 선수가 없다. 이번 시즌에 외국인 선수를 뽑지 않았다. 강원의 재정 상황과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함께 고려한 김병수 감독의 방침이었다. 김 감독은 "강원은 다른 대기업 구단과 같을 수 없다. 팀의 미래를 더욱 튼튼하게 하려면 국내선수에게 더 힘을 실어야 한다"며 이번 시즌을 과감하게 국내 선수들 위주로 치르기로 하고 그에 따른 전략을 준비해왔다. 물론, 지난 시즌 이후 여러 포지션별로 다양한 국내 자원들을 수급해 전력을 알차게 강화한 점도 외국인 선수를 새로 들이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덕분에 강원은 코로나19로 인한 내부 혼란은 겪지 않게 됐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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