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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X이청용,11년만의 K리그 컴백&쌍용더비 가능성[팩트체크]

전영지 기자

입력 2020-02-05 15:40

수정 2020-02-06 07:31

기성용X이청용,11년만의 K리그 컴백&쌍용더비 가능성


[전주=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 전영지 기자]2020시즌 K리그1 그라운드, 팬들이 고대해온 '쌍용 더비'가 성사될 수 있을까.



5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과 결별한 기성용(31)의 K리그 전북 현대행 가능성이 축구계를 뜨겁게 달궜다. 때맞춰 오는 6월 독일 2부리그 보훔과의 계약이 만료되는 '기성용 절친' 이청용(32)의 울산 현대 이적설도 고개를 들었다. 지난해 리그 최종전까지 '안갯속' 우승전쟁을 펼쳤던 전북과 울산의 영입전, 그리고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축구팬들을 밤잠 설치게 했던 '월드클래스' 기성용과 이청용의 K리그 컴백은 '설'만으로도 이미 가슴 뛰는 뉴스다.

2006~2009년 세뇰 귀네슈 감독의 FC서울에서 K리그 '쌍용 시대'의 서막을 알린 후, 탁월한 실력, 각별한 우정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어왔던 이들이 11년만에 K리그 그라운드를 함께 누비는 꿈같은 일이 이뤄질 수 있을까. 전북, 울산 구단 및 관계자들에게 현재 이적 진행상황과 실현 가능성을 직접 확인했다.

▶팩트체크1: 기성용의 전북행

"기성용 쪽에서 검토 제안이 온 건 사실이다." 기성용 측에서 전북 구단에 먼저 영입 의사를 타진해온 내용이 확인됐다. 최근 기성용은 전 소속팀 EPL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계약을 해지했다. 계약기간이 남았지만 조기에 서로 정리했다. 자유의 몸이 된 기성용은 이적료 없이 새 둥지를 찾을 수 있게 됐다.

기성용은 설명이 필요 없는 국가대표 출신 수비형 미드필더다. 2009년 K리그를 떠나 유럽에서 10년 넘게 프로 선수로 뛰었다.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이후 EPL 스완지 시티, 선덜랜드에서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2018년 여름 이적한 뉴캐슬에선, 베니테스 감독 아래선 주전급으로 뛰었지만 최근 브루스 감독 부임 이후엔 주전 자리를 잃었다. 컨디션 난조 등이 겹치면서 입지가 좁아졌고, 최근 상호 계약 해지했다. 이후 기성용의 거취를 두고 여러 얘기가 흘러나왔다. 친정 셀틱 복귀, 중동, 중국 클럽 진출설 등이 돌았고, 최근 K리그 복귀 얘기가 나왔다.

아버지 기영옥 전 광주FC 단장은 지난해 말 한 인터뷰에서 K리그 복귀에 대해 "마무리는 K리그에서 하면 좋겠다고 성용이에게 말한 적이 있다. 최종 결정은 성용이가 하겠지만 본인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K리그에서 기성용의 희망 연봉을 맞춰줄 수 있는 구단은 매우 제한적이다. 빅클럽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정도다. 돈만 놓고 보면 전북이 더 유리하다. K리그 '머니 게임'에서 전북 구단을 제압할 팀은 사실상 없다.

기성용 측은 현재 언론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전북 구단은 기성용 측이 제시한 조건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조건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합의점을 찾아야 할 가장 큰 부분은 연봉이다. 전문가들은 "성사 가능성은 반반이다. 시일이 촉박한 점은 있다. 전북 구단이 모기업(현대차그룹)을 잘 설득할 수 있을지가 최대 변수"라고 전망하고 있다. '중원의 키' 기성용의 가세가 리그 4연패를 노리는 전북의 전력 업그레이드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기성용 측은 친정팀 FC서울 구단과도 사전 교감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팩트체크2: 이청용의 울산행

"선수가 K리그에 온다면 영입을 원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보훔 구단이 붙잡고 있다." 울산 구단이 밝힌 이청용 영입의 현 상황이다. '아직 구단에 매인 몸'인 이청용의 K리그 컴백 '경우의 수'는 자유의 몸인 기성용보다 좀 더 복잡하다.

이청용은 2009년 EPL 볼턴 이적 후 2015년 크리스탈팰리스를 거쳐 2018년 여름부터 독일 2부리그 보훔에서 뛰고 있다. 보훔과의 계약은 2020년 6월30일까지다.

보훔 구단은 현재 이청용을 쉽게 풀어주지 않을 모양새다. 보훔은 현재 강등권 17위 카를루스에와 나란히 승점 20으로 2부리그 16위에 머물고 있다. 3부리그 강등은 상상할 수 없는 악몽이다. 보훔은 지난달 28일 빌레펠트 원정(0대2패)에서 이청용을 선발로 내세우고, 4일 함부르크전(1대3패)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2부리그 잔류를 위해 팀이 필요로 하는 선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4개월 후 계약이 만료되는 이청용의 이적료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팀의 명운이 기로에 놓인 상황, 확실한 명분 없이 핵심 전력을 내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1988년생, 한국나이 33세의 공격수인 이청용은 지난 11년간 유럽리그에서 고군분투하고, A대표팀에서 한결같이 헌신해온 에이스다. 2000년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얼굴로서 의미 있는 마무리를 준비할 시기다. 많은 팬들이 이청용의 'K리그 유턴', '쌍용 더비'를 열망하는 가운데 지난해 말부터 중동, 중국 이적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하지만 최근 중동 시장은 예전같지 않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로 모든 것이 올스톱됐다. 의미와 실리를 모두 살릴 수 있는 K리그 복귀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문제는 시기와 금액이다. 울산은 최근 'FA 패스마스터' 윤빛가람을 영입했다. 이청용을 보훔이 요구하는 이적료, 연봉 다 맞춰주고 데려오기엔 부담스럽다. 보훔 구단의 전향적인 변화 없이 이적이 성사되기 쉽지 않다. 울산 관계자는 "기성용의 전북, 이청용의 울산이 맞붙는다면 K리그1에 엄청난 흥행 카드가 될 것이다. 우리도 당연히 이청용 영입을 원한다. 다만 보훔 구단이 이청용을 풀어주지 않는 현재 같은 분위기라면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2월 말까지 선수등록은 시간이 많지 않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한편 '쌍용'의 K리그 복귀시 최종 행선지 결정에는 친정팀 FC서울도 변수가 될 수 있다. 2009년 이적 당시 FC서울이 제시한 'K리그 복귀시 우선협상권을 갖는다'는 단서조항은 두 선수 모두 풀어야 할 과제다. 기성용의 경우 FC서울 외 타구단 계약시 위약금을 명시한 조항, 이청용의 경우 복귀 추진시 우선협상권을 명시한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명원 FC서울 단장은 이날 "서울이 두 선수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가진 것은 맞다. 우리도 두 선수에 대한 영입 의지가 있다. 기성용과는 서로 조용조용히 교감을 나누고 있다. 기성용이 다른 팀에 갈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청용은 일단 보훔 구단과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노주환 nogoon@sportschosun.com,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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