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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의 발롱도르]'포체티노 경질 변수'손흥민의 미래, 관건은 후임 감독과 포체티노의 거취

박찬준 기자

입력 2019-11-20 12:59

수정 2019-11-2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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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체티노 경질 변수'손흥민의 미래, 관건은 후임 감독과 포체티노의 거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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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손샤인' 손흥민(토트넘)의 미래에 크나 큰 변수가 생겼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포체티노 감독과 그의 코치진을 경질했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성적부진이다. 토트넘은 올 시즌 14위로 추락했다. 대니얼 레비 토트넘 회장은 "매우 조심스럽게 변화를 주게 됐으며 가볍게 서두르며 내린 결정이 절대 아니다"라며 "지난 시즌 막판과 올 시즌 리그에서의 성적이 극도로 실망스럽다"고 경질 이유를 밝혔다.

그야말로 전격적인 발표였다. 포체티노 감독은 토트넘의 물줄기를 바꾼 감독이다. 지난 2014년 지휘봉을 잡은 포체티노 감독은 6위권을 오가던 토트넘을 빅클럽 반열에 올렸다. 4시즌 연속으로 유럽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안긴데 이어, 지난 시즌에는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이끌었다.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며 공격적인 토트넘의 축구는 호평을 받았고, 포체티노 감독은 전 유럽이 주목하는 명장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기류가 바뀌었다. 토트넘은 지난 두번의 이적시장과 달리 올 여름 탕귀 은돔벨레, 지오반니 로셀소, 라이언 세세뇽 등을 영입하며 지갑을 열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경기력은 지난 시즌에 미치지 못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 토비 알더베이럴트 등 주축 선수들이 이적설을 뒤로 하고 팀에 남았지만, 이미 마음이 떠난 상태였다. 토트넘의 성적은 곤두박질 쳤다. 설상가상으로 레비 회장과 포체티노 감독 사이의 불화설까지 이어졌다. 포체티노 감독의 선수단 장악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결국 토트넘은 경질 카드를 꺼냈다. 영국 언론은 '이해할 수 없다', '성급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토트넘은 변화를 택했고, 이에 따른 후폭풍은 거셀 수 밖에 없다.

역시 눈길은 손흥민의 거취에 모아진다. 포체티노 감독은 때로 이해할 수 없는 교체로 국내팬들의 비난을 받은 적도 있지만, 의심할 여지 없이 손흥민을 가장 잘 다루는 감독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2015년 여름 손흥민의 영입을 진두지휘했다. 사우스햄턴 시절부터 손흥민을 지켜본 포체티노 감독은 가능성 있는 공격수였던 손흥민을 유럽 정상급 공격수로 키워냈다. 레버쿠젠 시절 왼쪽 측면 공격수로 한정됐던 손흥민을 오른쪽 공격수, 중앙 공격수, 원톱, 투톱 자원 등 다양하게 활용하며 그의 잠재력을 끌어냈다. 손흥민은 속도를 강조하는 포체티노식 공격축구의 총아였으며, 최근 다른 선수들이 부진한 와중에도 가장 믿음직한 활약을 펼쳤다.

그런 포체티노 감독이 떠난만큼 손흥민 역시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손흥민은 최근 맹활약으로 이적설의 중심에 있다.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유벤투스, 나폴리, 리버풀 등 빅클럽이 손흥민을 주시하고 있다. 손흥민은 현재 팀에 집중하고 있지만, 자신을 중용하고, 잘 활용하던 감독이 떠난만큼 흔들릴 수 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영국 일간지 더선은 최근 '포체티노 감독이 떠나면 손흥민도 팀을 떠날 것'이라는 보도를 한 바 있다.

일단 차기 감독과 포체티노 감독의 거취가 손흥민의 미래와 맞물릴 가능성이 높다. 영국 언론은 토트넘의 차기 감독으로 조제 무리뉴 전 맨유 감독을 지목하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최근 맨유에서 실패했지만, 세계 최고의 감독 중 하나다. 손흥민도 무리뉴 감독의 지도를 받는 것이 큰 의미가 될 수 있다. 게다가 무리뉴 감독은 맨유에서는 자원의 부족으로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지만, 윙포워드를 누구보다 잘 활용하는 감독 중 하나다. 무리뉴 감독이 평론가로 활동하며 여러차례 손흥민의 능력을 칭찬한만큼, 손흥민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무리뉴 감독 부임 시에는 잔류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포체티노 감독의 거취도 변수다. 포체티노 감독은 토트넘에서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의 가치는 떨어지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해 빅클럽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포체티노 감독이 생각보다 빠르게 거취를 확정지을 경우, 연착륙을 위해 자신의 축구를 잘 알고 있는 제자들 영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은 단연 1순위다. 포체티노 감독이 빅클럽에 갔다는 전제 하에 러브콜이 올 경우, 손흥민도 흔들릴 수 밖에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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