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반등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제주 스쿼드의 면면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개막 전 상위스플릿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감독 교체라는 극약 처방을 내놓은 뒤, 조금 나아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내 다시 무너졌다. 여름이적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외국인 공격수 오사구오나를 비롯해 남준재 오승훈 임상협 최규백 등 즉시 전력감을 대거 수혈했다.
하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26라운드가 지난 지금, 제주의 성적표는 최하위(승점 18)다. 강등 경쟁을 펼치고 있는 10위 경남(29골), 11위 인천(16골·이상 승점 19)이 여름들어 조금씩 반등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제주는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윤겸 제주 감독은 "우리에겐 아직 12경기가 남아있다"고 했지만, 이대로라면 지난해 전남에 이어 두번째로 기업구단 다이렉트 강등이라는 불명예를 피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조용형은 한번쯤 실험해볼만 한 카드다. 조용형은 여름이적시장에서 다시 제주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11월 시즌 종료와 동시에 계약 연장 없이 팀을 떠났던 조용형은 6개월만에 플레잉코치로 돌아왔다. 최 감독도 조용형의 풍부한 경험에 많은 기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조용형은 단 한차례도 경기에 나서지 않고 있다. 지난달 10일 서울과의 홈경기에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