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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런던서 만난 서정원 "현재는 독소 빼는 중"

이건 기자

입력 2019-04-2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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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서 만난 서정원 "현재는 독소 빼는 중"


[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서정원 감독은 계속 달렸다. 쉼이 없었다. 축구공을 처음 만졌을 때부터 시작해 지난해 수원 지휘봉을 내려놓을 때까지 40년 이상을 앞만 보고 질주했다. 그런 그가 '쉼'을 선택했다. 그리고 유럽으로 날아왔다. 잠시 휴식.



공식 직함을 모두 내려놓은 서 감독을 영국 런던에서 만났다. 리버풀과 토트넘의 경기를 봤고 첼시와 브라이턴의 경기를 앞두고 잠시 시간을 냈다.

▶독소를 빼다

축구인 생활 40여년만의 휴식. 그 의미를 물었다. 서 감독은 '보상'이라고 했다.

"그냥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온 거 같아요. 처음으로 내게 보상을 하는 것 같아요. 내 생활 내 시간이 거의 없었거든요."

계속 일을 해왔던 이였다. 휴식이 낯설 수 밖에 없었다. 서 감독도 그랬단다.

"처음에는 낯설었어요. 천천히 정리를 하다보니 휴식이 내에 필요했다는 것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유럽에 나와서 지내다보니까요. 경기도 보고요. 새로운 것들도 체험하고요. 정말 힐링이 되는 것 같아요. 그동안의 독소를 빼고 있다고 할까요."

▶10점 만점에 6점

서 감독은 11년간 지도자 생활을 했다. 20세 이하 대표팀, 올림픽 대표팀, A대표팀에서 코치를 맡았다. 2012년 수원의 코치를 맡았다가 2013년 감독이 됐다. 2014년과 2015년 K리그 준우승, 2016년에는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까지 올랐다.

값진 성과였다. 서 감독이 맡을 당시 수원은 예전과 달라져 있었다. 모기업이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뀌었다. 투자는 물론이고 관심도 크게 줄어들었다. 좋은 선수를 데리고 올 수 없었다. 그나마 서 감독의 지도력이 있었기에 명가는 몰락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수원의 지휘봉을 내려놓은 서 감독. 그에게 지난 11년간의 지도자 생활은 몇 점이었을까. 박했다.

"음. 10점 만전에 6점 정도라고 생각해요. 아직도 채워나갈 것이 많아요. 배울 것이 많죠. 새로운 것도 더 알아가야 해요. 사실 6점도 과분한 거 같아요. 정말 더 많이 채워야 하고요. 노력해야 해요."

▶배움

서 감독은 유럽을 돌면서 새로운 축구 트렌드를 배우고 있다. 만났을 당시에도 이미 5경기를 봤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

"네덜란드 대 독일 경기의 경기에서요. 독일의 스리백이 많이 기억에 남아요. 요즘에 많이 스리백을 쓰는 팀들도 많이 있어요. 좋은 영감도 얻고 하는데 그 경기는 보면서 많이 느꼈어요. 예전도 그렇지만 지금은 더 변했어요. 스리백을 쓰면서 빌드업에 공격적인 면을 상당히 많이 가미시켰어요. 수비 선수들이 공격에 큰 역할을 하는 추세에요. 스리백 좌우에 있는 선수들이 예전에는 뒤에서 지원사격만 했는데 요즘에는 공격으로 들어가서 크로싱도 하고 내려오는 장면도 목격했어요. 요즘 축구가 수비를 많이 내려서는데 그걸 뚫으려고 연구를 많이 한 거 같아요."

휴식기에도 배움을 멈추지 않는 것은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지도자 생활을 멈출 생각은 없다. 수원 감독직을 마무리했을 때도 많은 구단에서 관심을 가졌었다.

"지도자를 더 하고 싶어요. 지금 휴식이 행복하기는 해요.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운동장으로 빨리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서 감독은 K리그를 사랑해달라는 당부를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K리그를 많이 사랑해주세요. K리그가 발전해야지만 우리 나라 축구가 발전하고 대표팀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수원도 많이 사랑해주시고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 열심히 하고 있어요. 믿어주시면 분명히 보답을 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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