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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의 발롱도르]또 터진 손흥민, '올해의 선수상' 꿈만은 아니다

박찬준 기자

입력 2019-02-1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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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터진 손흥민, '올해의 선수상' 꿈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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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터졌다.



'손샤인' 손흥민(토트넘)의 득점포가 식을 줄 모른다. 손흥민은 10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엠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시티와의 2018~20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에 선발출전해, 쐐기골을 폭발시켰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발끝이 번뜩였다. 무사 시소코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단독 드리블로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를 잡았고, 침착한 왼발슛으로 레스터시티의 골망을 흔들었다. 리그 11호, 시즌 15호골이었다. 손흥민은 이 골로 올 시즌 EPL 득점 공동 7위로 뛰어올랐다. 토트넘은 3대1 승리를 챙겼다.

정말 무시무시한 득점레이스다. 11월 A매치 기간 동안 휴식을 치른 손흥민은 13경기에 나서 11골을 폭발시켰다. 21번의 유효슛 중 11번이나 골망을 갈랐다. 아시안컵에서 돌아온 뒤에도 골행진은 이어지고 있다. 피로에도 불구하고 연일 득점포를 쏘아올리고 있다. 1월31일 왓포드전부터 3경기 연속골이다. 불안한 3위를 유지하던 토트넘(승점 60)은 손흥민 복귀 후 연승 가도를 달리며 4위 맨유(승점 51)와의 격차를 벌리고, 선두 맨시티(승점 65)를 추격했다.

손흥민의 맹활약에 영국 현지도 들썩이고 있다. 연일 칭찬릴레이를 이어가던 영국 언론은 이제 손흥민을 'PFA(영국프로축구선수협회) 올해의 선수상' 후보로 꼽기 시작했다. PFA 올해의 선수상은 'EPL의 발롱도르'라 할만 하다. 가장 권위있는 상이다. 잉글랜드 무대를 누비는 PFA 소속 선수들이 직접 투표해 수상자를 가린다. 에릭 칸토나, 티에리 앙리, 라이언 긱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EPL을 수놓은 전설들이 모두 이 상을 수상했다.

시작은 영국 국영방송 BBC였다. 공식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올해의 선수상'이 거론됐다. 이어 BBC의 EPL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인 '매치오브더데이'에서도 손흥민의 활약이 언급됐다. 진행자이자 레전드인 개리 리네커는 패널들에게 "손흥민이 올해의 선수 후보가 될 것 같은데, 6명의 최종 후보에 들 수 있을까?"라고 운을 뗐고, 또 다른 레전드 앨런 시어러는 "손흥민이 12경기 10골을 넣었다. 그는 분명히 최종후보 6명 안에 있어야 한다"고 동의했다.

영국의 정론지 가디언의 데이비드 하이트너 기자도 자신의 SNS에 '11월 중순 이후 손흥민보다 나은 EPL 선수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올해의 선수상 후보로 거론돼야 마땅하다'고 지지를 보냈다. 폭스스포츠도 라힘 스털링(맨시티), 모하메드 살라, 버질 판 바이크(이상 리버풀), 에당 아자르(첼시)등과 함께 손흥민을 올해의 선수상 후보 5인으로 언급했다.

지금의 활약이라면 꿈만은 아니다. 손흥민은 월드클래스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개인 기록만 놓고 보면 절대 꿀리지 않는다. 아자르는 12골을 넣었지만 그 중 4골이 페널티킥이었다. 손흥민은 페널티킥 득점이 없이 필드골로만 11골을 넣었다. 시간당 득점은 리그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가장 예민한 영국 도박사들 역시 톱10 후보에서 손흥민의 이름을 빼놓지 않고 있다.

물론 쉽지 않은 도전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PFA 올해의 선수상은 선수들이 직접 뽑는다. 잉글랜드 국적의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보수적인 이들이 아시아 선수에게 투표할 가능성은 냉정히 말해 높지 않다. 유럽과 함께 세계 축구의 양대축인 남미 출신 수상자도 2013~2014시즌 루이스 수아레스(우루과이)가 유일하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활약이 이어질 경우, 토트넘의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그들의 마음도 조금씩 바뀔 수 있다.

아직 PFA 올해의 선수상은 아시아 선수에게 후보의 기회 조차 주지 않았다. 일단 후보군에 포함된다는 것 자체가 역사다. 아직 이르지만 그 후보군에 거론된다는 것만으로도 손흥민의 가치를 설명해준다. 누가뭐래도 지금은 손흥민 시대다.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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