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한국 스웨덴]정보전을 마감하는 두 수장의 다른 자세, 대인배 신태용이 안데르손의 뒤늦은 사과 수용

노주환 기자

입력 2018-06-18 05:12

수정 2018-06-18 05:17

정보전을 마감하는 두 수장의 다른 자세, 대인배 신태용이 안데르손의 뒤늦…
신태용 감독과 안데르손 감독 스포츠조선 ⓒAFPBBNews = News1

"훈련이 비공개인지 몰랐다. 오해가 있었다면 사과하겠다."(스웨덴 감독)



"스웨덴이 염탐을 했다는 걸 나중에 들었다. 직업 정신이 투철했다."(한국 감독)

한국과 스웨덴이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첫 대결을 두고 치열한 정보전을 펼쳤다. '스파이' '염탐' 등 첩보 영화에서 나올 법한 용어들이 양국 미디어를 도배했다. 그 치열했던 정보전의 끝이 보인다. 그 과정에서 한국과 스웨덴 두 사령탑의 자세는 좀 달랐다. 스웨덴 감독은 뒤늦게 사과했고, 우리나라 감독은 대범하게 대인배 처럼 정상적인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겼다.

'바이킹 군단' 스웨덴을 이끌고 있는 야네 안데르손 감독(57)은 스파이를 보내 한국 축구 월드컵대표팀을 염탐한 걸 인정했다. 그는 한국 대표팀의 훈련이 비공개였다는 걸 몰랐다며 오해였다고 해명했다. 현장에서 본 그는 얼굴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아주 태연했다. 입에선 사과라고 했지만 정보전이 판치는 살벌한 전쟁터에서 오해였고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이었다.

그는 "야콥센이 우리 팀의 한국 분석 담당이다. 연습이 비공개라는 걸 몰랐다. 멀리서 봤다. 사실 중요한 건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오해가 있었다면 사과를 하겠다"고 말했다. 스웨덴 대표팀은 최근 신태용호의 오스트리아 레오강 훈련캠프에 분석관을 보내 몰래 훈련 과정을 지켜봤다. 스웨덴 언론이 보도했고, 안데르손 감독이 그 사실을 이제 인정한 것이다.

안데르손 감독은 17일 한국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하루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스파이를 한국이 훈련캠프를 차린 오스트리아에 보내 훈련을 염탐한 걸 인정했다.

안데르손 감독은 이번 월드컵 유럽예선을 앞두고 스웨덴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유럽예선에서 조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 이탈리아를 물리치고 러시아행 티켓을 따냈다.

그는 선수로서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지 않다. 월드컵 출전 경험도 없다. 선수로서 스웨덴 하부리그에서 뛰었다. 알레츠에서 코치를 시작으로 할름스타드, 노르코핑을 이끌었다. 지도자 시작 이후 26년의 긴 기다림 끝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는 한국전을 앞두고 벌어진 '정보전'에 대해 "상대를 파악하는 건 중요하다. 상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아는게 중요하다. 상대 경기를 그래서 본다. 우리는 우리 스타일이 있다. 상대 팀에 대해 파악하고 그리고 대응한다"고 말했다.

스웨덴 보다 늦게 기자회견을 한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의 염탐에 대해 "모든 감독들의 심정이다. 스웨덴 감독도 뭔가를 해야 했고, 우리도 해야 했다. 지극히 정상적이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이번 스웨덴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정보전을 매우 강조했다. 태극전사들이 스웨덴을 맞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 지를 외부로 보여주지 않았다. 전술 훈련을 일체 공개하지 않았다. 또 스웨덴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스웨덴-페루전을 관전하기도 했다. 한국은 감췄고, 스웨덴은 그걸 알기 위해 스파이까지 보냈다.

신 감독은 "스웨덴이 염탐을 했다는 걸 나중에 들었다. 서로가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직업정신이다. 그런 부분은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 그 분의 직업 정신이 투철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웨덴이 신태용호를 살피려고 노력한 부분을 높게 인정했다. 정보전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본 것이다. 한쪽은 감추고, 다른 한쪽은 알려고 노력한 걸 '쿨'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면서도 신 감독은 스웨덴전에 나갈 베스트11과 포메이션에 대해선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 자신이 지켜온 정보전에 대한 철칙을 준수한 것이다. 니즈니 노브고로드(러시아)=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