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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주장' 고요한, 득점 후 황선홍 감독에게 달려간 사연

김가을 기자

입력 2018-04-22 08:37

'부주장' 고요한, 득점 후 황선홍 감독에게 달려간 사연
2018 K리그1 FC서울과 대구FC의 경기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서울 고요한이 추가골을 넣은 후 황선홍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4.21/

"감독님이 가장 많이 힘들지 않을까 싶었다."



FC서울의 부주장 고요한이 멋쩍은 듯 슬쩍 웃어보였다.

고요한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대구와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8라운드 홈경기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6분 강력한 쐐기골을 꽂아 넣었다. 대구의 골망을 흔든 고요한은 벤치로 달려가 황선홍 감독을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대구전 앞두고는 말이 필요 없는 상황이었다. 팬들도 힘들고 선수들도 힘들지만, 감독님이 가장 힘들지 않을까 싶었다."

서울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 개막 6경기 만에 첫 승리를 신고할 만큼 경기력이 좋지 않다. 최근에는 황선홍 감독과 '에이스' 박주영이 SNS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박주영은 7라운드 울산전(0대1 패) 이후 개인 SNS에 '서울이 경기에서 패하면 화가 나고 힘을 보태지 못해 화가 납니다.(중략) 2년 동안 아무 것도 나아진 것 없는 서울이 미안하고 죄송합니다'라고 적었다. 박주영이 적시한 2년은 황 감독의 서울 사령탑 재임 기간과 맞물려 논란을 일으켰다. 황 감독은 19일 "개인적인 소통을 환영한다. 단 팀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입을 뗐다. 그러나 박주영이 대구전에서 완전 제외되면서 SNS 글 논란 파장은 완전 종결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반전이 필요했다. 고요한은 "경기 전에 선수들끼리 '나이에 맞게 경기를 하자'고 말했다. 베테랑 선수들은 중심을 잡고, 어린 선수들은 에너지를 불어 넣자는 의미였다. 그게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은 에반드로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고요한의 추가골, 상대의 자책골까지 묶어 3대0 완승을 거뒀다. 하지만 성난 팬심은 여전하다. 대구전 승리 뒤에도 "황새 아웃(OUT)!"을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2006년 데뷔와 동시에 줄곧 서울에서 뛰는 '원클럽맨' 고요한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팬들에게 계속해서 '기다려달라'고 말씀드리는 것도 쉽지 않다. 결과로 보여드려야 한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선수들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결과로 보답하겠다." 고요한이 목소리에 힘을 줬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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