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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SNS 글 논란 전모와 황선홍 감독 일단락, 남은 불씨들

노주환 기자

입력 2018-04-19 14:34

수정 2018-04-1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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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SNS 글 논란 전모와 황선홍 감독 일단락, 남은 불씨들
황선홍 감독과 박주영 스포츠조선DB

"팬들과의 개인 소통은 환영한다. 단 팀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다시 안 좋은 메시지가 올라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FC서울 황선홍 감독은 간판 공격수 박주영(서울)의 최근 SNS 글 논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다. 나쁘지 않다. (박주영과) 따로 만나 얘기한 건 없다. 첫번째 글을 보고 얘기를 했다. 나쁜 얘기나 행동은 자제하고 서로를 배려하고 합심해서 하자고 얘기했다. 선수들이 다 모인 상황에서 얘기했다"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은 19일 구리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주말 K리그1(1부) 대구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박주영 SNS 글이 불러온 논란을 이렇게 일단락지었다.

박주영은 지난 14일 울산 현대 원정 경기(0대1) 명단에서 빠졌다. 당시 0대1로 패한 서울은 2018년 정규리그 7경기서 승점 6점(1승3무3패)으로 10위(12개팀 중)에 머물러 있다.

그 경기 후 박주영은 자신의 SNS에 'FC서울이 경기에서 패하면 화가 나고 힘을 보태지 못해서 화가 납니다. 그리고 오늘도 경기를 보면서 미안합니다.(중략) 2년 동안 아무 것도 나아진 것 없는 FC서울이 미안하고 죄송합니다'라고 적었다. 논란을 일으킨 대목은 '2년 동안 아무 것도 나아진 것 없는 FC서울'이다. 여기서 2년은 황선홍 감독의 FC서울 사령탑 재임 기간과 맞물린다. 황 감독은 2016년 6월 최용수 감독 후임으로 서울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황 감독은 그 해 K리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 정규리그 5위로 부진했다. 올해도 시즌 초반 팀 성적과 경기력이 좋지 않다.

황선홍 감독에 따르면 16일 팀 미팅 때 선수들이 전부 모인 자리에서 박주영의 SNS 글에 대한 코멘트를 했다. 그는 "SNS에 팬들을 위해 의견을 올리는 건 환영이다. 그러나 나쁜 얘기는 자제하고, 또 팀과 서로를 배려하자고 얘기했다. 같은 맥락의 얘기를 시즌 전에도 했고, 또 첫번째 글 이후에도 했다. 이 같은 글이 재발되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박주영의 첫 SNS 글을 본 후 간과하지 않았다. 모든 선수가 보는 앞에서 분명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그런데 박주영은 그날 두번째 글을 똑같은 SNS에 올렸다. '참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드는 하루입니다. 저는 오늘 팀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팀에 피해를 끼치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후배님들께 부끄럽고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반성하겠습니다. 그러나 올바른 방향으로 할 말을 하지 못하는 그런 선수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피해를 보더라도 그것만은 지키고 싶고 그렇게 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늘 어디에서나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박주영은 17일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R리그(2군) 경기에 출전, 45분 동안 뛰었다.

박주영은 황 감독의 얘기를 듣고 두번째 글에서 반성하겠지만 앞으로 자신의 피해를 감수해서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 할말을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박주영이 자존심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흐름이다.

박주영의 첫번째 글에서 나온 '2년 동안 아무 것도 나아진 것 없는 FC서울' 부분은 황선홍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팀 분위기를 해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전문가들은 "황 감독이 박주영의 행동에 대해 지적하는 건 맞다. 하지만 그 방법에 있어 여러 선수가 보는 앞에서 한 것이 박주영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었을 수 있다"고 말한다. 따로 불러서 얘기를 했더라면 박주영이 두번째 글을 올리지 않았을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황 감독은 최근 박주영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울산 원정 명단에서도 제외했다. 그는 "박주영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상황이다. 우리 팀에 주전과 비주전은 없다. 모든 선수가 팀에 헌신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오늘 훈련까지 지켜보고 대구전 선발 명단을 정할 것이다. 몇 포지션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은 21일 오후 2시 홈에서 대구와 대결한다.

황선홍 감독은 "우리 팀이 끝난 게 아니다. 반등할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이 부담감을 떨쳐내야 한다. 편안하게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대구전에 대해 "대구가 역습이 매섭다. 우리가 위험 부담이 있더라도 공격을 해야 한다. 문전에서 과감한 공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내 본분에 집중하려고 한다. 대구전에 혼신의 힘을 다하려고 한다"면서 "압박감과 부담은 그다지 크지 않다.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크다"고 말했다.

이번 박주영의 SNS 글 논란 파장은 완전 종결이라고 보기 어렵다. 서울의 팀 성적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박주영 논란은 계속 팬들 사이에서 회자될 것이고 팀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박주영은 19일 팀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가했다. 구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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