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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기적의 여정' 이어간 박항서의 승부수

박찬준 기자

입력 2018-01-23 20:08

수정 2018-01-23 20:29

'베트남 기적의 여정' 이어간 박항서의 승부수
ⓒAFPBBNews = News1

"베트남의 멋진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의 말 그대로였다. 박항서 감독이 만들고 있는 베트남의 기적은 계속 진행 중이다.

'박항서 매직'이 또 한번 터졌다. 베트남 대표팀은 23일 중국 창저우 올림픽 센터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2-2로 120분을 마친 베트남은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베트남은 역사상 최초로 이 대회는 물론 AFC 주관 대회 결승행에 성공했다.

당초 베트남의 열세가 점쳐지는 경기였다. 카타르는 이번 대회 유일의 전승팀이었다. 베트남은 8강에서 이라크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을 펼쳤다. 체력적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박 감독은 전반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하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내내 보여준 특유의 기동력이 실종된 모습이었다. 결국 전반 선제골을 내줬다. 39분 아크람 아피프에게 페널티킥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박 감독의 매직이 꿈틀거렸다. 후반 시작과 함께 에이스 콩푸엉을 뺐다. 대신 활동량이 좋은 둑친을 투입했다. 이어 수비를 줄이고 공격력이 좋은 홍두이를 넣었다. 적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적극적으로 변신한 베트남은 카타르를 흔들기 시작했다. 카타르는 당황했다. 박 감독의 승부수는 24분 동점골(1-1)로 결실을 맺었다. 쾅하이가 카타르 수비의 혼란을 틈타 오른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카타르는 역시 저력이 있었다. 42분 카타르는 알모에즈 알리가 베트남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틈을 타 집중력있게 밀어넣으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모두가 베트남의 돌풍이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또 한번의 기적이 나왔다. 실점 1분 후 쾅하이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절묘한 왼발슛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박 감독은 두 손을 치켜들며 환호했다.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연장은 팽팽하게 진행됐다. 카타르가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베트남의 수비는 필사적이었다. 체력이 떨어졌지만, 집중력까지 떨어지지는 않았다. 결국 베트남은 또 한번 승부차기까지 승부를 끌고갔다. 승부차기 역시 치열했다. 베트남은 첫번째 키커 톼하이가, 카타르는 두번째 키커 아흐메드 두자네흐가 실축했다. 3-3으로 맞선 상황에서 베트남의 골키퍼 티엔덩이 카타르의 술탄 알부라케의 슈팅을 막아냈고, 마지막 키커로 나선 반탄이 카타르의 골망을 흔들었다. 120분 간의 혈전은 베트남의 결승행으로 마무리됐다.

베트남 언론은 '박항서의 아이들은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과연 박 감독은 우승 트로피를 가져갈 수 있을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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