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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中에 0대1 충격패, 러시아행 장담 못한다

박상경 기자

입력 2017-03-23 22:28

슈틸리케호 中에 0대1 충격패, 러시아행 장담 못한다


공한증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한국 축구의 중국 원정 무패 역사가 깨졌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23일(한국시각) 중국 창사의 허롱스타디움에서 가진 중국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에서 0대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승점 10에 머물면서 2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선두 이란(승점 11) 뿐만 아니라 우즈베키스탄(승점 9)의 경기 결과에 따라 본선 직행 출전권이 주어지는 조 2위 자리를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다. 마르셀로 리피 감독 체제로 전환한 뒤 두 달 동안 한국전을 준비해 온 중국은 전반 선제골 뒤 후반전에도 줄기차게 공격을 전개하면서 리드를 지켜 역사적인 승리를 따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부산)을 원톱으로 세우고 지동원 구자철(이상 아우크스부르크) 남태희(레퀴야)를 2선에 배치하는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엔 기성용(스완지시티)과 고명진(알 라이안), 포백 라인에는 김진수 이 용(이상 전북 현대) 홍정호(장쑤 쑤닝) 장현수(광저우 부리), 골문은 권순태(가시마)에게 맡겼다.

마르셀로 리피 중국 대표팀 감독은 위다바오, 장시저, 우레이를 공격 라인에 배치하고 중원에는 왕용포와 정즈, 하오준민을 세웠다. 포백에는 장즈펑, 펑샤오팅, 메이팡, 장린펑, 골문은 정청을 내세웠다.

경기 시작부터 중국은 적극적으로 나섰다. 전반 1분 아크 왼쪽에서 기성용의 파울로 생긴 프리킥 기회에서 장린펑이 오른발슛을 시도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한국은 차분한 빌드업과 압박을 앞세워 곧 볼 주도권을 쥐었고 이내 흐름을 주도했다. 전반 7분과 14분 지동원이 호쾌한 왼발슛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전반 17분 이정협도 김진수의 패스를 받아 아크 왼쪽에서 시원한 오른발슛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증명했다.

그러나 한국은 중국 진영에서 이렇다할 찬스를 잡지 못했고, 곧 흐름이 넘어갔다. 전반 28분 이 용이 오른쪽 측면서 미끄러진 사이 중국이 역습을 시도했고 우레이의 패스를 받은 위다바오가 문전 왼쪽에서 왼발슛으로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결국 중국이 먼저 웃었다. 전반 33분 장린펑의 단독 돌파에 이은 왼발슛이 수비수 몸에 맞고 코너킥으로 연결됐다. 키커로 나선 왕용포가 왼쪽 구석에서 오른발로 올려준 크로스를 위다바오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방향을 바꿔놓는 헤딩골로 연결, 3만여 중국 관중들을 열광케 했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측면 공격을 바탕으로 기회를 잡고자 했지만 오히려 흔들리는 모습으로 불안감을 남겼다. 전반 41분엔 남태희가 중국 진영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지동원의 머리에 맞았으나 골포스트 위로 넘어갔다. 전반 44분엔 김진수가 남태희와의 2대1 패스에 이어 페널티박스에서 올린 크로스가 펑샤오팅의 몸에 맞고 골무으로 향했으나 비껴나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한국은 1골을 뒤진 채 전반전을 마무리 하면서 후반전을 기약해야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정협을 빼고 김신욱(전북 현대)을 내보내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중국은 위다바오를 앞세워 역습을 이어가면서 리드를 지켰다. 후반 13분 기성용이 아크 왼쪽에서 시도한 낮은 왼발슛은 정청의 선방에 걸리는 등 동점골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후반 19분 기성용이 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포 역시 정청의 선방에 걸리는 등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20분 고명진 대신 황희찬(잘츠부르크)을 투입하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중국은 공격 흐름을 이어갔다. 후반 23분 우시가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슛으로 한국 골문을 위협했으나 권순태의 선방 덕에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후반 29분 중국 진영 왼쪽 측면서 남태희가 오른발로 올린 크로스가 문전 정면에 서 있던 지동원의 머리에 걸렸지만 이마저도 정청의 손에 걸리며 땅을 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39분 남태희 대신 허용준(전남)을 투입하며 마지막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까지 중국의 골문을 열지 못하면서 결국 고개를 떨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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