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 경질 통보를 받은 김봉길 인천 감독이 한숨을 내쉬었다. 당황해서 말을 잘 잇지도 못했다. 인천 구단은 5시19분 '인천, 김봉길 감독 해임'이라는 보도자료를 보냈다. 전화가 연결된 김 감독은 "5시쯤 사무국장으로부터 '김광석 대표이사와 유정복 구단주가 최종적으로 해임하기로 했다'고 전화로 알려왔다. 당황스럽다"고 했다.
김 감독은 "대표이사가 얼마전 해임건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 하지만 유 구단주와 일주일전 만나는 자리에서 '해임에 대해 얘기한 적도 없다. 유임시킬테니 열심히 하라'고 들었다. 몇일 전에는 이정민 운영팀장을 만나 다음시즌 운영 방안에 대해 이야기 까지 나눴다. 이러한 상황에서 덜컥 전화로 해임이라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성적부진이라는 설명은 이해하기 어렵다. 인천은 스플릿 후 재정 압박이 더욱 심해졌다. 선수단 수당은 지급되지 않은지 오래고, 월급마저 나오지 않았다. 강력한 동기부여로 선수단을 이끄는 '봉길 매직'이 나오기 힘든 상황이었다. 시도민구단 중 살아남은 것은 인천과 성남 뿐이었다. 인천은 올시즌에도 김남일 한교원을 내보낸 상태였다. 스플릿 후 무승이라는 결과는 초라했지만, 그 전까지 보여준 인천의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김 감독만의 책임으로 넘기기에는 너무 가혹하다. 김 감독은 시즌 후 "그래도 내가 짊어지고 가야할 몫"이라며 다음시즌 준비에 몰두했다. 기대했던 신인 드래프트에서 단 한명의 선수를 선발하는데 그쳤고, 주축 선수들은 모두 시장에 나온 상태였다. 손발이 짤린 김 감독에게 돌아온 것은 '경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