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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김은중, 부천전서 새 역사 쓸까

박상경 기자

입력 2014-10-31 11:26

레전드 김은중, 부천전서 새 역사 쓸까
◇김은중. 사진제공=대전 시티즌

부천전을 앞둔 대전의 숙제는 골 결정력 해결이다.



승리의 보증수표 아드리아노가 없다. 아드리아노는 지난 18일 안양전에서 상대 수비수를 팔꿈치로 가격해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로부터 3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31경기서 27골-4도움을 기록한 아드리아노의 공백은 25일 광주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조진호 대전 감독은 서명원(19) 반델레이(27)를 앞세웠으나, 광주의 압박을 뚫지 못하면서 무득점 패배를 당했다. 내심 조기 승격을 바랐던 대전 팬들은 최근 9경기서 1승4무4패라는 극도의 부진을 보이기 시작하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대전은 광주전에서 한 가닥 희망을 찾았다. 레전드 김은중(35)의 부활이다. 김은중은 광주전 후반 17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달 27일 대구전 이후 1달여 만의 출전이었다. 31분 간 최전방에서 그라운드를 누빈 김은중의 역할은 수비수들을 끌고 다니면서 공간을 만들어내는 '찬스메이커'였다. 오랜만에 밟은 그라운드에서 예전의 날카로움은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출전 자체 만으로도 상대 수비진에 위협이 되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가세 속에 대전 공격은 탄력을 받았다.

아드리아노가 빠지며 위기를 느끼던 대전 팬들은 김은중의 복귀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그라운드에 서는 모습 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골이 아닌 추억을 바라고 있다. 클럽하우스가 없어 빌라를 숙소로 쓰고 훈련장이 없어 대학교 맨땅 운동장에서 볼을 차던 그 시절, 패기와 투혼으로 팬심을 사로 잡았던 대전의 초창기 모습이 김은중을 통해 오버랩되고 있다. 승격이라는 새로운 역사가 임박하면서 출전을 염원하는 간절함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부천전에서도 김은중은 역할을 부여 받을 전망이다. 대전은 지난 광주전에서 서명원, 아드리아노, 마라냥 등 가용 공격 자원을 모두 쓰고도 무득점에 그쳤다. 챌린지 선두를 이끈 이들의 기량은 이견이 없다. 그러나 경험 부족이 지적되고 있다. 광주전 후반전 활로를 열었던 김은중의 활용이 해답이 될 수도 있다. 조 감독은 지난 광주전을 마친 뒤 "아드리아노가 결장하게 되면서 문전 앞에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남은 경기에서 다른 옵션으로 준비를 잘 하도록 하겠다"며 공격진 변화를 시사했다.

대전은 강팀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린 팀이다. 가난했지만 스토리가 넘쳤다. 그 중심에는 '기억하다, 기다리다, 돌아오다'라는 문구로 대표되는 한밭벌 레전드 '18번 김은중'이 있었다. 과연 김은중은 부천전에서 친정팀 대전의 새로운 역사를 쓸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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