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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이동국-김신욱, 세 번째 충돌 조용하게 마무리

김진회 기자

입력 2014-07-2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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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이동국-김신욱, 세 번째 충돌 조용하게 마무리
전북 현대와 상주 상무의 K리그 클래식 2014 16라운드 경기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북 이동국. 전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7.20/

이동국(35·전북)과 김신욱(26·울산),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하는 '토종 킬러'다.



둘은 최근 상승기류를 탔다. 이동국은 K-리그 통산 세 번째로 60-60 클럽에 가입했다. 20일 상주 상무전에서 역사를 썼다. 1골-2도움으로 펄펄 날았다. 13일 경남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골이었다. 최근 5경기에선 무려 8개의 공격포인트(3골-5도움)을 기록했다. 움직임은 많지 않지만, 팀에 보탬이 되는 공격포인트는 계속 쌓아가고 있다.

김신욱은 부상 투혼 중이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벨기에전에서 오른발목 인대를 다쳤다. 부상 여파로 K-리그 3경기를 쉬고 16일 FA컵 16강전부터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명불허전이었다. 탈아시아급 헤딩력과 상대를 압도하는 피지컬로 부진했던 팀 부활에 앞장섰다. 특히 19일 경남전에선 시즌 7호골도 신고했다. 재치가 빛났다. 상대 수비벽이 점프할 것을 예상하고 땅볼 슈팅을 날렸다. 결국 슈팅이 굴절돼 골망을 흔들었다.

23일, '킬러'들이 또다시 충돌했다. 무대는 2014년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였다. 16일 FA컵에서 맞닥뜨린 뒤 일주일 만에 다시 만났다.

변수는 달랐다. 이날 이동국은 이틀밖에 쉬지 못하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동국의 체력이 변수"라고 했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였다. '현대家 더비'의 자존심이 걸려있었다. 김신욱은 부상 복귀 이후 첫 선발 출전이었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김신욱은 90분을 뛰어줘야 할 자원이다. 그러나 부상이 아직 완전치 않다보니 활동 반경을 줄이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전반에는 두 킬러가 나란히 머리를 활용했다. 골문을 먼저 위협한 것은 김신욱이었다. 전반 13분 수비수 이 용의 오른쪽 코너킥을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을 이겨낸 뒤 날카로운 헤딩 슛으로 연결했다. 전북 수비수가 겨우 걷어냈다. 곧바로 이어진 코너킥에서도 김신욱은 큰 신장(1m96)을 이용한 헤딩슛을 날렸지만, 권순태 전북 골키퍼의 정면으로 향했다.

'장군멍군'이었다. 전반 18분에는 이동국이 헤딩 슛을 날렸다. 그러나 빠르게 각을 좁히고 나온 'K-리그 대세' 김승규의 선방에 막혔다. 5분 뒤에는 김신욱의 슈팅이 아쉬움을 남겼다. 정동호의 크로스를 넘어지면서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덥고 습한 날씨 탓에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자 양팀 모두 비슷한 모습이 연출됐다. 두 킬러에게 득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그러나 킬러들은 지쳤다. 김신욱의 헤딩 패스는 정확도가 떨어졌다. 그나마 이동국이 후반 21분 결정적인 헤딩슛으로 울산 골문을 노렸지만, 김승규의 정면으로 향했다.

이동국과 김신욱은 90분을 소화했다. 유니폼은 땀으로 범벅이 됐다. 그러나 소득이 없었다. 아무도 웃지 못했다. '킬러'들의 올시즌 세 번째 만남은 조용히 마무리됐다.

울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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