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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향한 첫 발' 박주영, 그의 진솔한 심경은?

하성룡 기자

입력 2014-04-25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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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향한 첫 발' 박주영, 그의 진솔한 심경은?
왓포드 박주영이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서 재활훈련을 시작했다. 24일 오후 박주영이 재활훈련을 위해 파주 NFC에 입소했다. 박주영이 취재진 앞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봉와직염에 걸려 소속팀 왓포드를 떠나 한국에 온 박주영은 파주 NFC에서 이케다 세이고 대표팀 피지컬 코치와 함께 재활훈련을 하며 월드컵 본선을 준비한다. 파주=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4.24/

"내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인터뷰 자리까지 서기가 힘들었다. '인터뷰 거부 논란', '특혜 논란' 등 비난의 시선이 유독 많았다. 인터뷰를 선호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24일, 그가 입을 열었다. 급성 염증(봉와직염) 치료를 끝내고 재활 훈련에 돌입한 박주영(29·왓포드)이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처음에는 논란을 의식한 듯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박주영은 오해와 논란을 적극 해명하려 애썼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대한 얘기에서는 자신을 낮췄다. 홍명보호의 기본 철학인 '원팀(One Team)'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았다. 그가 택한 새로운 소통 방식, '진정성'이었다. 박주영이 새로운 세상을 향해 첫 발을 내딛었다.

▶진솔한 심경은?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의 전격 발탁, 그리스전(2대0 승·3월 6일)에서의 극적인 반전. '킬러' 박주영의 재등장은 드라마 같았다. 숱한 논란을 그는 경기력으로 잠재웠다. 문제는 이후에 다시 발생했다. 그리스전 이후 믹스트존 인터뷰를 거부했다. 악재가 겹쳤다. 그리스전 이후 무릎 위 근육 부상에 시달렸고, 발가락에 염증이 생겼다. 그는 지난 3일 비밀리에 귀국했다. A대표팀 주치의인 송준섭 박사(서울제이에스병원장)에게 오른쪽 두 번째 발가락에 생긴 급성염증(봉와직염)을 치료받기 위해서다.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훈련하는 파주NFC에서 개인 재활 훈련을 하기로 하면서 다시 '특혜 논란'이 일었다. 오해는 또 다른 오해를 부르는 법, 더이상의 침묵은 무의미했다. 그동안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입을 다물었던 박주영은 결국 월드컵 소집을 앞두고 세상과 새롭게 만났다. "특혜로 비쳐질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많은 상의를 했고 훈련을 하기로 했다. (논란에 대해서는) 내가 부족하고, 사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어려운 시간이지만 많은 국민들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시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진솔함'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고개를 숙였고, 본의 아니게 생긴 논란에 대해서도 사실 여부를 떠나 담담히 받아들였다. 다른 화제는 '인터뷰 기피증'이었다.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 그는 "알려진것과 달리 인터뷰를 싫어하는게 아니다. 개인적으로 말보다는 축구로 보여주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대표팀에서 공식적인 인터뷰가 있다면 피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날 인터뷰에 나선 이유도 "내가 어떤 상태인지 말씀드리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하라고 조언해주셨다. 대표팀의 룰 대로 잘 따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어렵게 입을 연 그는 지속적인 소통을 약속했다.

▶다시 축구화를 신다

봉와직염은 스트레스 등으로 몸 상태가 나빠져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피부의 균이 번식해 생기는 증상이다. 박주영은 오른쪽 두 번째 발가락 및 발등에 봉와직염 진단을 받았다. 20여일간의 치료를 통해 정상 상태에 가까워졌다. 현재 박주영의 오른쪽 두 번째 발가락에는 검은 멍이 들어 있다. 치료 과정의 한 단계다. 봉와직염 진단 이후 24일 처음으로 축구화를 신었다. 파주NFC에서 약 90분동안 이케다 세이고 A대표팀 피지컬 코치와 진행한 훈련에서 그는 정상적으로 러닝을 소화했다. 볼도 찼다. 박주영이 자신의 몸상태를 직접 밝혔다. "치료를 잘 받았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훈련은 가능한 상태다. 통증도 없어서 러닝 및 정상 훈련을 할 수 있다." 그리스전 이후 약 50여일간 훈련 및 경기에 나서지 못한 그는 떨어진 경기 감각에 대해서는 솔직히 인정했다. "경기 감각이 좋다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는 없다.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들어왔고, 말보다는 운동장에서 훈련으로 보여드리고 싶다. 코칭스태프나 동료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몸상태를 보여줄 것이다." 세이고 코치가 박주영의 정확한 몸상태를 진단했다. "박주영은 몸관리를 잘하는 선수다. (훈련을 쉬는 동안) 오히려 체지방이 늘지 않아 놀랐다. 몸상태가 좋았을 때와 별 차이가 없다. 근육량이 조금 줄은 정도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에서 박주영과 개인 훈련을 진행했던 세이고 코치는 훈련법도 새롭게 구성했다. 그는 "2년 전에는 부상이 없었다. 당시에는 실전 감각을 올리는 훈련에 집중했다. 이번에는 부상이 있으니 런던 때와는 다른 방법으로 훈련 할 것"이라면서 "2주 정도 체력 훈련을 하고 그 뒤에 실전 감각을 키워야 한다. 무리하지 않고 치료를 병행하면서 시즌 중에 하지 못한 보강 운동을 할 것이다. 근육량을 늘리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영의 몸시계가 50일 뒤에 열리는 브라질월드컵을 향해 새롭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박주영의 세 번째 월드컵

박주영은 세 번째 월드컵을 앞두고 있다. 2006년 독일월드컵의 막내가 8년만에 고참급이 됐다. 선배들에게 들었던 경험과 조언을 후배들에게 들려줘야 하는 자리다. '베테랑'의 역할, 앞선 월드컵과 달리 박주영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박주영은 "선수의 마음 가짐은 (감독님이) 불러주시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면서 "대표팀 동료들을 오랫동안 봐왔다. 개인적으로 아끼는 후배들도 많다. 그동안 선배들을 통해서 배운 부분이 있다. 후배들에게 (월드컵에서) 어떤 말을 해줘야 하는지 안다. 도움이 된다면 그런 얘기를 많이 해줄 생각이다" 라며 각오를 다졌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나이지리아전(2대2 무)의 추가골, 2012년 런던올림픽 조별리그 스위스전(2대1 승)의 선제골,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2대0 승)에서의 결승골. 결정적인 순간에 터진 박주영의 득점에 온 국민이 환호했다. 원정 월드컵 최초의 16강 진출,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 등 2010년 이후 한국 축구가 작성한 역사의 한 가운데 그의 골이 있었다. '원정 8강'을 노리는 홍명보호가 숱한 논란에도 그를 품은 건 박주영의 경험과 '킬러 본능' 때문이다. 박주영이 응답할 차례다. "공격수이기 때문에 중요한 순간에 득점을 해서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 모든 선수들과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 '대표팀의 공격력 강화', 박주영이 파고를 넘고 파주NFC에서 재활에 돌입한 이유다. 파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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