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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김선민 "내셔널리그는 저한테 잊지 못할 무대죠"

박찬준 기자

입력 2013-11-23 21:02

수정 2013-11-24 08:39

'MVP' 김선민 "내셔널리그는 저한테 잊지 못할 무대죠"
사진제공=내셔널리그

"내셔널리그는 저한테 잊지 못할 무대죠."



2013년은 김선민(22·울산현대미포조선)에게 잊을 수 없는 한해다. 롤러코스터를 탔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마지막에 웃었다. 그는 울산현대미포조선을 우승으로 이끌며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울산현대미포조선은 23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주한수원과의 2013년 신한은행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김선민의 골을 앞세워 연장 접전 끝에 2대1으로 이겼다. 1차전에서 1대1로 비긴 울산현대미포조선은 1, 2차전 합계 3대2로 우승을 차지했다. 울산현대미포조선은 사상 첫 통합 우승 4회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김선민의 2013년 시작은 암울 그 자체였다. 지난해 말 J2-리그 돗토리와 계약이 만료된 뒤 네덜란드 진출에 도전했지만 계약이 성사 직전에 무산되며 선수생활에 위기를 맞았다. 무적 신세가 된 김선민은 모교인 수원공고에서 올 상반기동안 개인훈련을 하며 새로운 기회를 기다렸다. K-리그 진출 추진했지만 드래프트 시점을 놓쳤다. 기회가 찾아왔다. 수원공고 시절 은사였던 울산현대미포조선의 유상수 코치가 그에게 팀 합류를 제의했다. 김선민은 "'사람이 계획한대로 되지 않는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더 겸손하고 성실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7월 추가등록을 통해 그라운드에 복귀한 그에게 내셔널리그는 말그대로 기회의 땅이었다. 김선민은 펄펄 날았다. 7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2008년 김영후가 세웠던 연속득점 기록을 넘어섰다. 팀도 함께 상승세를 타며 정규리그 1위를 거머쥐었다. 내셔널리그 선수들로 구성된 동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발탁돼, 본선 4경기에서 5득점을 책임지며 한국이 은메달을 획득하는데 힘을 보탰다. 김선민은 "내셔널리그는 잊지 못할 무대다. 지금 내셔널리그에 있는 선수들 모두 자신들이 처음부터 내셔널리그에서 뛸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무적 신세였던 나를 구해준 무대다. 막상 경험해보니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더 관심을 가져주면 더 좋은 리그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김선민은 내년 K-리그에 도전한다. 이미 드래프트 신청서를 제출했다. 내셔널리그를 정복한 그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프로구단이 여럿있다. 그가 원하는 클럽은 아기자기한 축구를 펼치는 팀이다. 김선민은 "내가 가장 선호하는 포지션은 미드필더다. 울산현대미포조선에서 포워드를 보는 동안 몸에 맞지 않는 기분이 들었다. 7경기 연속골을 넣으면서도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직접 골을 넣는 것보다는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패싱게임을 할 수 있는 팀에서 뛰고 싶다"고 했다. K-리그 클래식에서 뛴다면 서울의 하대성과 맞대결을 펼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하대성이 클래식 최고의 미드필더인만큼 직접 부딪혀봐서 내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시험해 보고 싶다"고 호기롭게 말했다.

김선민은 이제 출발선에 섰다. 그와 함께 했던 동료들은 한발 앞서 있다. 2011년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를 함께한 김진수(니가타) 장현수(FC도쿄)는 이제 A대표팀의 주역으로 성장했다. 김선민은 "지금도 연락하는 사이다. 다 잘나가니까 부럽다. 친구들을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란 때가 있다. 나는 아직 그 때가 오지 않았을 뿐이다"고 했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와 윤빛가람(제주)을 롤모델로 삼는 김선민은 내년 도약을 꿈꾼다. 기회가 된다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대표로도 선발되고 싶다는 꿈을 숨기지 않았다. 먼길을 돌아온 김선민의 축구인생은 이제부터다.

울산=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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