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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경기 연속골' 이동국, '라이언 킹'의 끝없는 도전

하성룡 기자

입력 2013-07-14 16:40

'7경기 연속골' 이동국, '라이언 킹'의 끝없는 도전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이 복귀한 전북현대가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경남FC와 경기를 벌였다. 후반 전북 이동국이 팀의 세 번째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전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6.30/

'라이언 킹' 이동국(34·전북)이 K-리그 클래식 7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이동국은 13일 부산에서 열린 18라운드에서 0-1로 뒤진 전반 23분, 헤딩골로 7경기 연속 골맛을 봤다. 박희도의 프리킥을 머리로 그대로 받아 넣으며 팀의 2대1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5월 11일 전남전 득점으로 연속골의 포문을 연 이동국은 16일 대전과의 19라운드 홈경기에서 골을 넣으면 K-리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K-리그 30년 역사에서 최다 연속골 기록은 황선홍 포항 감독(1995년·당시 포항)과 김도훈 강원 코치(2000년·당시 전북)가 보유하고 있는 8경기다. 이동국의 7경기 연속골 기록은 1999년 안정환(은퇴)에 이은 역대 네번째 기록이다.



▶7경기 연속골 속으로

이동국은 7경기에서 9골-1도움을 기록했다. 시즌 12호골을 넣은 그는 득점 순위 2위에 오르며 2009년 이후 생애 두 번째 득점왕 도전에 나서게 됐다. 이동국의 연속골 행진이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은 34세의 나이에도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황 감독과 김 코치가 8경기 연속골을 기록할 당시 나이는 각각 27세, 30세였다. 이동국은 축구 선수로 황혼기에 접어든 나이에 K-리그 역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것도 체력 소모가 가장 심한 6~7월에 집중적으로 골을 넣었다. 골 순도가 높다. 7경기에서 9골을 넣는 동안 페널티킥 골이 한 골도 없다. 반면 황 감독과 김코치는 대기록 수립 과정에서 각각 한 경기과 두 경기에서 페널티킥의 도움을 받았다. 골을 넣는데 부위도 가리지 않았다. 오른발로 3골, 왼발로 4골, 머리로 2골을 넣었다. 이동국의 활약에 전북은 한 때 8위로 추락했던 팀 순위를 4위까지 끌어 올렸다. 이동국은 대전과의 19라운드에서 득점에 성공할 경우 31일 대구 원정경기에서 K-리그의 새 역사에 도전한다. 앞으로 상대할 대전(14위)과 대구(13위)가 모두 최다실점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팀이라 대기록 작성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동국은 대기록 앞에서도 담담함을 유지했다. "기록을 위해 경기를 하는 건 아니다. 기록은 내가 은퇴를 한 뒤 남는 흔적일 뿐이다.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 이밖에 이동국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K-리그 통산 최다골(153골) 기록도 계속 써 내려가고 있다. 34세 공격수의 끝 없는 도전이 K-리그 그라운드에서 펼쳐지고 있다.

▶대표팀의 아픔을 씻다

이동국이 전북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문득 드는 의문이 있다. 왜 태극마크를 달면 이같은 활약을 펼치지 못할까. 이동국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최종예선 8경기 가운데 7경기에 출전해 단 1골에 그쳤다. 대표팀의 졸전과 더불어 이동국에게 비난의 화살이 향했다. 그러나 태극 마크를 떼고 녹색 전사로 거듭나면 이동국은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사자'로 변신한다. 이와 관련해 최강희 전북 감독도 "왜 빨간 유니폼과 녹색 유니폼을 입으면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지 물음표다"라며 대표팀과 전북에서의 경기력 차이에 의문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해는 간다고 했다. "왜 대표팀에서는 프로팀 같은 모습이 안나오는가 봤더니 마음이 안편해서 그런 것 같다. 골 부담감에 급하다. 그런 현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전북에서는 동료들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그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전북의 팀 전술에 마음 편하게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또 최근 제공권이 좋은 케빈이 합류하면서 수비 부담이 줄은 것도 이동국의 연속골 행진의 한 비결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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