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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익수 성남감독"프로라면 델피에로처럼"

전영지 기자

입력 2013-02-16 00:44

수정 2013-02-1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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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익수 성남감독"프로라면 델피에로처럼"


"경기는 이기고 질 수 있다. 열정이 부족한 부분은 받아들일 수 없다."



14일 오후 광운대와의 연습경기에서 5대1 대승을 거두고도 안익수 성남일화 감독은 줄곧 굳은 표정이었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지적했다. 경기 후 미팅에서 쓴소리를 날렸다.

1쿼터를 0-0으로 마친 후 2쿼터에 빠른 상대의 역습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3분만에 이창훈이 동점골을 밀어넣으며 승부를 되돌렸고, 특급신인 황의조, 올림픽대표 출신 이적생 김동섭(2골) 2년차 전현철이 잇달아 득점하며 승리했다. 안 감독은 대승에도 불구하고 내용적인 면에 있어서 불만을 드러냈다. 프로팀이 대학팀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다녔다는 사실을 질책했다.

3쿼터로 진행된 연습경기지만 실전 못지 않은 긴장감이 흘렀다. 안 감독은 '매의 눈'으로 선수들 하나하나의 움직임을 읽어냈다. 실수를 가차없이 지적했고, 선수들을 끊임없이 독려했다. '즉각적인 교체' 역시 인상적이었다. 울산에서 영입한 '애제자' 이승렬의 더딘 움직임엔 서슬퍼런 불호령이 떨어졌다. 10분만에 교체를 명했다. "조르단 나와!" 경남에서 이적한 외국인선수 조르단에 대해서도 관용은 없었다.

경기 후 이유를 묻는 질문에 안 감독은 "연습경기에 준비돼 있지 않은 선수가 실전에 준비돼 있을 리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준비돼 있지 않는 선수는 프로로서 단 1분1초도 그라운드에 설 자격이 없다. 그들을 보기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 대한 배신일 뿐만 아니라, 준비된 선수가 가진 시간과 기회를 빼앗는 셈이 된다"고 덧붙였다. 프로의식을 끊임없이 주입하고 있다. "축구역사가 오래되고 성숙된 유럽의 지명도 있고 훌륭한 선수들도 그라운드에서단 1분이라도 열정을 다한다"고 설명했다. 유벤투스 출신 이탈리아 국가대표 공격수였던 델 피에로의 프로의식과 선수로서의 열정을 언급했다. "인저리타임에 교체로 들어가더라도 사이드라인에서 끊임없이 워밍업을 하고, 교체사인이 떨어지면 100m 속도로 전력질주해 그라운드로 뛰어들어가는 모습, 단 2분을 뛰더라도 혼신의 힘을 다해 최선의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 이것이 팬들이 선수에게 기대하는 프로페셔널리즘의 모범답안이다."

시즌 종료 후 2개월 가까이 해가 질 때까지 훈련에만 열중해온 선수들은 '안 감독 스타일'에 적응해가고 있었다. 매경기 사력을 다해 절실하게 뛰고 있다. 지난해 광운대와의 연습경기에선 2연패했었다. 광운대는 지난해 U-리그 중부 3권역에서 연세, 고려대를 모조리 꺾고 13승3무로 무패우승을 달성한 대학 최강팀이다. 오승인 광운대 감독은 "지난해 성남이 테크닉적인 축구였다면 올해 성남은 파워축구다. 힘과 압박이 상당히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에선 홍 철의 수원 이적으로 구멍난 왼쪽풀백 자리에 대한 고민도 읽혔다. 황재원 윤영선 임종은 이요한 카를로스 임채민 등 센터백 자원이 풍부한 데 비해 사이드백 자원은 상대적으로 달린다. 1쿼터 안 감독은 오른쪽 풀백인 주장 박진포를 왼쪽 풀백으로 돌려세우는 실험을 감행했다. 학성고, 대구대 시절엔 왼쪽풀백으로 뛰었고, 2011년 프로 데뷔 첫해에도 몇경기에서 왼쪽에 선 적이 있지만, 2년째 오른쪽 풀백으로 무섭게 성장해온 박진포에겐 새 도전이었다. 2쿼터에는 울산에서 영입한 '이적생' 강진욱을 처음으로 내세웠다. 시즌 개막전까지 포백라인의 호흡을 맞추는 것이 최대 과제로 남게 됐다. 제주 입성 후 성남의 연습경기 성적은 좋다. 초호화멤버로 무장한 상주상무와 1대1로 비겼을 뿐, 수원시청 코레일 광운대에게 완승하며 무패행진중이다. 17일 상주와의 연습경기를 마지막으로 제주 동계훈련을 마무리한다. 17일 성남 복귀 후 단 하루를 쉰다. 19일 다시 마지막 전훈지 남해를 향해 떠난다. 제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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