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데스 구단주는 지난시즌이 끝난 뒤 박지성 영입에 공을 들였다. 마크 휴즈 감독과 함께 한국까지 건너와 박지성의 QPR행을 설득할 정도였다. 스타 플레이어급 대우를 약속했다. 맨유에서 받던 연봉에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만큼 맞춰줬다. 유니폼 배번도 박지성이 원하든 번호를 주기 위해 선수단 전체의 배번을 다시 지정하라고 지시해 박지성이 다소 난감한 상황을 맞은 적이 있었다.
아시아투어에서도 박지성에 대한 사랑은 숨길 수 없었다. 박지성을 향한 아시아 팬들의 열광적인 모습에 놀란 페르난데스 구단주는 매 경기 기자회견에 박지성을 팀의 얼굴로 내세웠다. 또 에어아시아 회장답게 국내 취재진에게 박지성의 취재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왕복 비행기 값을 부담하면서 말레이시아와 영국으로 한국 취재진을 초청했다.
박지성은 15일(이하 한국시각) 첼시전(0대0 무)에서 인종차별 문제가 어느 정도로 민감한 지를 행동으로 보여줬다. 상대 수비수 존 테리와의 두 차례 악수를 거부했다. 존 테리는 지난해 10월 QPR의 수비수 안톤 퍼디낸드에게 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언사를 해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존 테리는 퍼디낸드와 신경전을 펼치던 상황에서 코를 손으로 막는 행동('입냄새가 구리다'고 말하기 위한 제스처)을 취했다. 또 "Fucking black cunt"(더러운 검둥이 XX)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후 존 테리는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주장 완장을 박탈당했다. 격렬한 여론의 비난에도 직면했다. 그러나 7월 웨스트 런던 치안재판소는 '증거 불충분'의 이유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