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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에 각별한 QPR 구단주 "악수거부? 선택의 자유"

김진회 기자

입력 2012-09-22 09:26

박지성에 각별한 QPR 구단주 "악수거부? 선택의 자유"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의 박지성이 1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LCCT에서 QPR의 레전드 앨런 맥도날드에 헌정하는 에어 아시아의 래핑 비행기 론칭행사에 참석했다. 박지성이 안톤 퍼디난드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 세팡(말레이시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퀸즈파크레인저스(QPR)의 주장 박지성에 대한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의 애정은 각별하다.



페르난데스 구단주는 지난시즌이 끝난 뒤 박지성 영입에 공을 들였다. 마크 휴즈 감독과 함께 한국까지 건너와 박지성의 QPR행을 설득할 정도였다. 스타 플레이어급 대우를 약속했다. 맨유에서 받던 연봉에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만큼 맞춰줬다. 유니폼 배번도 박지성이 원하든 번호를 주기 위해 선수단 전체의 배번을 다시 지정하라고 지시해 박지성이 다소 난감한 상황을 맞은 적이 있었다.

아시아투어에서도 박지성에 대한 사랑은 숨길 수 없었다. 박지성을 향한 아시아 팬들의 열광적인 모습에 놀란 페르난데스 구단주는 매 경기 기자회견에 박지성을 팀의 얼굴로 내세웠다. 또 에어아시아 회장답게 국내 취재진에게 박지성의 취재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왕복 비행기 값을 부담하면서 말레이시아와 영국으로 한국 취재진을 초청했다.

최근 박지성이 이슈의 중심에 섰다. 페르난데스 구단주는 박지성의 행동에 정당성과 힘을 싣었다.

박지성은 15일(이하 한국시각) 첼시전(0대0 무)에서 인종차별 문제가 어느 정도로 민감한 지를 행동으로 보여줬다. 상대 수비수 존 테리와의 두 차례 악수를 거부했다. 존 테리는 지난해 10월 QPR의 수비수 안톤 퍼디낸드에게 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언사를 해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존 테리는 퍼디낸드와 신경전을 펼치던 상황에서 코를 손으로 막는 행동('입냄새가 구리다'고 말하기 위한 제스처)을 취했다. 또 "Fucking black cunt"(더러운 검둥이 XX)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후 존 테리는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주장 완장을 박탈당했다. 격렬한 여론의 비난에도 직면했다. 그러나 7월 웨스트 런던 치안재판소는 '증거 불충분'의 이유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후 2개월이 흘렀다. 앙금은 여전했다. 퍼디낸드는 존 테리와 악수할 뜻이 없다고 공언했다. 퍼디낸드는 "QPR 동료들에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동료들이 존 테리와 악수를 나누는 것은 개인의 결정이라 신경쓰지않겠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의리의 사나이'였다. 팀 동료의 자존심을 지켜줬다. 경기 전과 코인 토스 때 존 테리의 악수를 거부했다. 박지성은 애슐리 콜의 인사도 거부했다. 콜은 존 테리가 퍼디낸드와 법정공방을 펼칠 때 증인으로 나섰다.

페르난데스 구단주는 22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 사이의 악수는 선택이어야 한다. 악수를 하고 싶다면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악수를 하기 싫다는 선수를 억지로 시켜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모두에게 자유가 있다. 강압적으로 선수들이 서로 좋아하게 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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