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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전의 역설, 전북 '닥공', 울산 '수비 축구' 버려야 산다

김성원 기자

입력 2011-11-29 12:39

챔프전의 역설, 전북 '닥공', 울산 '수비 축구' 버려야 산다
◇최강희 전북 감독(왼쪽)과 김호곤 울산 감독. 스포츠조선 DB

2011년 K-리그는 단 2경기 남았다. 대미를 장식할 전북과 울산의 챔피언결정 1, 2차전이다. 1막이 30일 오후 6시10분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예상치 못한 대결 구도다. 그래서 묘미가 있다. 극과 극이다. 전북은 '닥공(닥치고 공격)', 울산은 '수비 축구'의 대명사다. 전북은 정규 라운드에서 최다 득점(30경기 67골·경기당 평균 2.23골), 울산은 최소 실점(30경기 29골·0.97골)을 자랑한다.

챔피언결정전은 단기전이다. 1위(전북)와 6위(울산)의 우열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출발선은 하나다. 역설이지만 최강희 전북 감독은 '닥공', 김호곤 울산 감독은 '수비 축구'를 버려야 산다.

왜일까. 전북의 공격력은 아시아 지존이다. 원톱 이동국을 정점으로 중원의 에닝요, 루이스, 이승현(서정진), 좌우측 윙백 박원재 최철순이 벌떼 공습을 펼친다. 융단 폭격이 이뤄지면 상대는 혼이 나간다. 그러나 공격 일변도의 전술에 허점이 있다. 지난 5일 알 사드(카타르)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2<2PK4>2 패)이 거울이다. 파상공세에도 불구하고 자책골과 역습 한 방에 무너졌다.

전북의 후방은 공격에 비해 부실하다. 올시즌 주전으로 도약한 수문장 김민식은 이미 큰 경기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중앙수비의 조성환-심우연 조합도 틈이 있다. 투지가 넘치는 조성환은 대인마크는 뛰어나지만 다혈질이다. 6심제로 운영되는 포스트시즌에서는 문전에서 세밀한 부분까지 집어낸다. 일례로 포항과 울산의 플레이오프에선 페널티킥이 무려 3개나 나왔다. 공격에서 수비로 보직을 변경한 심우연은 큰 키(1m96)를 앞세운 제공권은 탁월하지만 스피드가 느리고 잔실수가 많다. 측면의 경우 지나친 오버래핑으로 역습에 취약하다. 울산의 주 공격루트가 측면이다.

포스트시즌은 차원이 다른 무대다. 안정된 경기 운영이 우선이다. 1차전에서 비기더라도 홈에서 2차전이 기다리고 있다. '닥공'을 울부짖다 화를 초래할 수 있다.

울산은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지쳐있지만 분위기는 최고조다. 안방에서 열리는 1차전이 최대 승부처다. 한 달 가까이 경기를 쉰 전북은 실점 감각이 떨어져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악몽도 있다. 수비 축구로는 미래가 없다. 상대가 전열을 구축하기 전 침몰시켜야 한다.

최근 3년간의 역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8년과 2009년, 2010년 플레이오프를 거친 서울, 성남, 제주가 1차전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결과는 무승부였다. 2차전에서 더 이상의 반란은 없었다.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수원, 전북, 서울이 전열을 재정비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울산은 2차전을 그릴 필요가 없다. 1차전에서 공격 전술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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