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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기로 평가 엇갈린 수비축구 달인 윤성효-김호곤

박재호 기자

입력 2011-11-2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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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기로 평가 엇갈린 수비축구 달인 윤성효-김호곤
◇김호곤 울산 감독. 스포츠조선 DB






23일 준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는 김호곤 울산 감독(60)과 윤성효 수원 감독은 고교(동래고)-대학(연세대) 선후배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것도 닮았다.

여기에 둘은 '수비축구 달인'이라는 칭찬이자 그다지 달갑지 않은 별명도 공유하고 있다.

지구상에 '수비 축구'를 지향하는 감독은 한명도 없다. 옆에서 볼때는 극단적인 수비축구지만 해당 사령탑은 수비를 탄탄히 한뒤 허점을 파고드는 '역습 축구'라고 자위한다. 올시즌 울산은 '짠물 수비'로 유명했다. 30경기에서 29득점으로 정규리그 1위 전북(32실점)보다 실점이 적었다. 이런 울산 사령탑도 "방패가 아닌 창이고 싶다"며 공격 축구에의 동경심을 드러낼 정도다. 수비축구를 하는 감독들은 약한 전력, 강한 상대 등으로 인해 어쩔 수없다고 항변한다.

김호곤-윤성효 두 감독에게 지난 일주일은 폭풍같은 시간이었다.

김 감독은 울산 사령탑 부임 이후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고, 윤 감독은 이겼지만 더 많은 숙제를 떠 안은 느낌이다. 수비 축구가 두 감독의 희비 쌍곡선을 만들었다.

지난 19일 서울과의 6강 플레이오프는 김 감독에 대한 팬들의 평가를 한 순간에 바꿔놓고 말았다. 강력한 수비는 여전했지만 때릴 때는 가차없이 상대를 압박했다. 팬들은 3대1 승리보다 효과적인 공격에 더 많은 점수를 줬다.

윤 감독은 지난 20일 부산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1대0으로 승리했지만 리드한 상황에서 "공격해라 수원"이라고 외치는 홈 서포터스의 성난 콜을 들어야 했다. 후반 들어 미드필더 오장은을 오른쪽 수비수로 돌리며 5백 수비라인을 만든 것이 화근이었다. 윤 감독의 입장은 난처할 수 밖에 없었다. 경기는 다행히 수원 승리로 끝났지만 후폭풍이 만만찮다. 윤 감독은 경기후 "공격축구를 하다가도 지면 진다고 뭐라한다"며 넋두리를 했다. FA컵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까지 이어진 불운을 반드시 끊어야 한다는 절박감도 말했지만 팬심은 잦아들지 않았다.

이제 양대 수비축구가 만난다. 어차피 골을 넣지 않으면 경기는 끝나지 않는다(물론 승부차기가 있지만). 두 감독의 머리속에 자리잡고 있는 선제골 중요성이 모두가 공감하는 키포인트다.

단판승부의 특징 중 하나는 과거를 잊게 만드는 강렬함이다. 멋진 경기로 상대로 깨는 순간, 과거는 용서된다. 좋은 결과는 감독을 살리고, 좋은 결과와 훌륭한 내용이 결합되면 명장이 탄생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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