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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전 충격패, 중동징크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전영지 기자

입력 2011-11-15 23:46

레바논전 충격패, 중동징크스 앞으로가 더 문제다
한국과 레바논의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경기가 15일 레바논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2대1로 패하며 경기가 종료되자 선수들이 허탈해하고 있다. 베이루트(레바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1.11.15/

15일(한국시각) 레바논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 그라운드는 한눈에 보기에도 열악했다. 잔디 상태는 엉망진창이었다. 듬성듬성 바닥이 흉하게 드러났다. 날씨는 지독히도 변덕스러웠다. 비바람이 몰아쳤다. 시차로 인한 피로감도 밀려왔다. 낯설기만 한 중동 특유의 묘한 현장 분위기도 한몫 했다.



패배의 이유를 들자면 백만가지다. 하지만 백만번 이해하려 해도 모든 것은 '궁색한 변명'일 뿐이다. 15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5차전에서 맞붙은 레바논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6위, 31위 한국보다 무려 115계단 아래다. 객관적 전력에서 적수가 못된다.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 레바논을 상대로 한번도 진 적이 없다. 그래서 조광래호의 1대2 패배는 더욱 뼈아프다. 1967년 일본 도쿄에서 벌어진 멕시코올림픽 예선에서 2대0으로 승리한 이후 지금까지 7번 만나 6승1무로 상대를 완벽하게 압도했다. 2000년대 들어선 3전 2승1무다. 2004년 2월 18일 독일월드컵 예선 홈경기에서 2대0 완승을 거뒀고, 그해 10월 13일 원정경기에서는 1대1로 비겼다. 지난 9월 2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1차전 홈경기에선 6대0으로 대승했었다.

레바논 뿐만이 아니다. 11일 아랍에미리트(UAE) 원정에서도 천신만고끝에 막판에 두 골을 넣어 2대0으로 승리했지만 경기력은 최악이었다. 후반 43분 이근호의 결승골과 후반 48분 박주영의 추가골로 승리했지만 경기 내내 무기력한 플레이를 펼쳤다. 이기고도 찜찜함을 떨칠 수 없었다. 레바논전의 '재앙'은 이미 예고됐다.

3차 예선 B조 1위가 문제가 아니다. 그 이후가 더 큰 문제다. 최종예선은 3차예선 5개 조의 1~2위 10개팀이 2개 조로 나뉘어 진행된다. 홈 앤드 어웨이로 팀당 8경기, 열전을 치르게 된다. 2012년 6월 3일 시작돼 2013년 6월 18일 끝나는 1년간의 지난한 여정이다. 3차예선 4경기 결과에 따르면 5개 조의 1~2위 팀 중 중동팀은 모두 6개. A조의 요르단과 이라크, B조의 레바논, D조의 사우디아라비아, E조의 이란, 카타르의 최종예선 진출이 유력하다. 일본, 호주, 우즈베키스탄을 제외한 6개국이 중동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조광래호가 3차 예선 중동 원정에서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결과는 장담하기 힘들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의 일본은 내년 5월 중동 적응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카타르아시안컵에서 중동을 상대로 3승1무로 강했던 '우승팀' 일본도 중동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들어갔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중동 징크스' 모래바람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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