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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이었던' 대구FC도 역시 시민구단이었다

이건 기자

입력 2011-11-01 11:52

'안정적이었던' 대구FC도 역시 시민구단이었다
대구FC의 경기 모습. 사진제공=대구FC

올 시즌 시도민구단들은 하나같이 시끄러웠다. 특히 2010년 지방선거 결과 정권이 바뀌면서 잡음이 많았다. 강원은 구단주인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남종현 강원 사장이 선임 문제때부터 부딪혔다. 인천은 송영길 인천 시장이 부임한 뒤 안종복 전임 사장이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 대전 역시 염홍철 시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내부 잡음을 피할 수 없었다. 경남 역시 김두관 도지사가 취임하면서 말들이 좀 있었다. 모두가 구단주 혹은 구단이 소통없는 일방적 행보를 펼쳤기 때문이었다.



이런 가운데 오직 대구만은 조용했다. 지역의 특성상 정권이 바뀌지도 않았다. 김재하 사장이 취임한 뒤에도 대구는 별다른 큰 잡음없이 한 시즌을 치렀다. 오히려 지역 밀착형 활동을 더욱 확대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지난해 꼴찌였던 성적도 12위까지 끌어올렸다. 시즌 중반 승부조작 파문으로 주전 6인방이 빠져나간 것을 감안하면 괜찮은 성적이었다. 시도민구단 가운데 대구만이 안정적이라는 칭찬을 들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구 역시 여타 시도민구단과 다르지 않았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다른 시도민구단들처럼 소통없는 일방적인 행보를 펼쳤다.

31일 단행된 이영진 감독의 전격 경질이 대표적이다. 대구는 빠르면 이번주 안에 이 감독의 후임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감독 자리라는게 그렇게 빨리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빨리 후임을 발표하겠다고 한 것은 이미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다는 의미다. 결국 30일 울산전 후에 이 감독이 기자들과 2012년 시즌 구상을 말하고 있을 동안 대구 구단은 이 감독 모르게 밀실에서 후임 감독과 여러가지 조건을 가지고 얘기를 했다는 말이 된다. 소통없는 밀실 행정의 전형이었다.

물론 해결책은 있다. 이 감독의 후임으로 좋은 감독을 뽑으면 해결된다. 하지만 그리 쉽지가 않다. 대구는 지역색이 강하다. 스포츠는 물론이고 정치나 사회 분야에서도 지역 출신 인물들을 더 잘 챙긴다. 벌써 대구 출신인 몇몇 지도자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현재 다른 팀에 소속되어 있는 지도자도 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이 감독보다 더 좋은 역량을 보였다고 할 수 있는 인물은 별로 없다. 이래저래 '일을 저질러버린' 대구의 고민만 깊어지게 됐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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