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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환상 2호골 뒤 아버지 독특 훈련 있었다

이건 기자

입력 2011-08-28 13:44

손흥민 환상 2호골 뒤 아버지 독특 훈련 있었다
손흥민이 아버지 손웅정 춘천FC감독(오른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훈련을 하고 있다. 춘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한 중년 사내가 골을 넣는 그림을 그린다. 사내를 닮은 청년이 그 그림대로 골을 넣는다. 상대 골키퍼 키를 넘기는 트래핑으로 골을 넣고, 헤딩슛으로 넣기도 한다. 중년 사내가 원하는 대로 청년은 움직인다. 얼마전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한 스포츠용품업체 광고다.



골을 넣는 청년은 손흥민(19·함부르크)고 중년 사내는 그의 아버지 손웅정 춘천FC 감독이다. 어린 시절부터 손 감독의 특별 개인 지도 아래 성장한 손흥민의 스토리를 광고의 모티브로 삼았다. 이제 이 광고에 몇가지 사례를 더 추가해야 할 것 같다.

광고와 같은 일이 28일 또 벌어졌다. 손흥민은 27일 독일 함부르크의 임테르아레나에서 열린 2011~2012시즌 분데스리가 4라운드 쾰른과의 홈경기에서 골을 뽑아냈다. 2-2로 맞선 후반 18분 역전골을 뽑아냈다. 그림과도 같은 골이었다. 손흥민은 센터서클 인근에서 길게 이어준 패스를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잡았다. 공을 한번 접는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평소 춘천 공지천 운동장에서 아버지에게 받던 훈련이 모두 집약된 골이었다. 손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아들에게 트래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트래핑이 조금이라도 길면 불호령이 날아간다. 트래핑의 강도 조절을 위해 손 감독은 아들에게 공을 땅에 닿지 않게 계속 튀기는 리프팅을 시켰다. 기본기를 강조했다. 긴 패스를 받을 때 보여준 절묘한 트래핑도 이런 훈련이 밑에 깔려있었다.

슈팅도 손 감독이 평소 강조했던 방향대로였다. 감독은 아들에게 슈팅의 강도보다는 정확성을 강조했다. 슈팅훈련을 할 때도 골대 구석을 노리게 했다. 이런 훈련 덕택에 손흥민은 강하게 찰 수 있었던 상황에서 감아차는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를 농락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남겼다. 시즌 2호골이었지만 팀승리를 이끌지 못했다. 손흥민은 후반 28분 상대 수비수와 헤딩 경합을 하다 착지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발목이 심하게 꺾이고 말았다. 한동안 그라운드 주변에서 치료받던 손흥민은 결국 후반 30분 엘례로 엘리야와 교체됐다. 함부르크는 후반 39분과 43분 내리 연속골을 허용하며 3대4로 졌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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