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허정무-최용수-이승렬의 인연 그리고 승부의 세계

김성원 기자

입력 2011-06-24 11:49

more
허정무-최용수-이승렬의 인연 그리고 승부의 세계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당시 허정무 감독(가운데)과 이승렬(왼쪽). 스포츠조선 DB

허정무 인천 감독(56)과 최용수 FC서울 감독대행(40) 이승렬(22·서울)의 인연은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이들이 2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다. 서울과 인천이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반환점(15라운드)에서 격돌한다.

허 감독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 직후 서울 차기 사령탑으로 하마평에 올랐다. 그러나 겨울시장이 열리기 전 조기에 진로를 결정했다. 지난해 8월 시민구단 인천을 선택했다. 최 감독과 코칭스태프로 한솥밥을 먹을 뻔 했지만 길이 엇갈렸다.

허 감독(74학번)은 최 감독(90학번)의 연세대 16년 선배다. 사제지간의 끈도 있다. 허 감독이 1998년 10월 첫 번째 대표팀 지휘봉 잡을 당시 첫 국제대회인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최용수를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로 발탁했다. 비록 8강에서 탈락했지만 최용수는 예선에서 7골을 터트리는 원맨쇼를 펼쳤다.

이승렬도 '허정무 사단'에 이름이 있다. 허 감독이 가장 최근 빚어낸 작품이다.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서울 신정초등학교 6학년 때 허 감독의 눈에 뛰었다. 당시 허 감독은 선진국형 학원 축구 시스템의 원조인 용인FC의 총감독을 맡고 있었다. 용인FC 관계 학교인 원삼중으로 스카우트했다. 진로는 신갈고까지 이어졌고, 고속 성장했다.

이승렬은 2008년 신인상을 거머쥔 후 오해를 피하기 위해 A대표팀 사령탑에 재선임된 허 감독을 지칭하지 않고 "이 자리에 내 마음 속에 남아있는 감독님이 앉아 계십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라고 해 화제가 됐다. 허 감독은 남아공월드컵 최종엔트리에 이승렬을 발탁했다.

어제의 제자들이 적이 됐다. 인천은 최근 6경기 무패(3승3무)를 달리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6위(승점 21·5승6무3패)에 랭크돼 있다. 서울은 18일 강원 원정에서 2대0으로 승리,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 사슬을 끊었다. 9위(승점 19·5승4무5패)에서 상위권 도약을 꿈꾸고 있다. 승점 차가 2점이어서 서울이 이길 경우 순위는 뒤바뀐다. 두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이다.

제자들이 불을 지폈다. 최 감독은 "존경하는 허 감독님과의 대결, 그 자체만으로 영광이다. 흥분된다. 하지만 인천전은 비중이 크다. 화끈한 공격축구로 꼭 승리하겠다"고 했다.

이승렬은 지난해 이미 허 감독에게 비수를 꽂았다. 10월 3일 인천전(2대0 승)에서 헤딩으로 결승골을 작렬시켰다. A대표팀에서 인천 사령탑으로 말을 바꿔 탄 후 허 감독의 첫 패배였다. 이승렬은 "인천과의 경기에서는 늘 좋은 추억이 있는데 이번에도 또 한 걸음 나갈 계기를 만들겠다. 은사님이시지만 우리 팀이 더 중요하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승부의 세계는 냉혹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