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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 이적]지동원 빅리그 직행의 의미?

박찬준 기자

입력 2011-06-21 09:39

수정 2011-06-22 14:13

지동원 빅리그 직행의 의미?
8번째 코리언 프리미어리거가 된 전남 지동원. 스포츠조선 DB

"J-리그에서 성공한 뒤 빅리그에 진출하겠다."



한국의 유망주들이 빅리그(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진출을 위해 교두보로 삼는 곳은 일본 J-리그였다. 앞선 리그 행정력, 이적의 용이성, 무엇보다 K-리그보다 유럽 스카우트들에 자주 노출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K-리그를 바라보는 유럽 스카우트들의 시선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동원(20·전남)이 우여곡절끝에 8번째 코리안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지동원은 선덜랜드와 네덜란드의 PSV 에인트호벤을 두고 마지막까지 고심했지만, 결국 선덜랜드의 유니폼을 입었다. 에인트호벤의 역사나 전통, 유럽무대에서의 명성 등이 선덜랜드보다 더 우위에 있지만, 빅리그로의 직행이라는 이점을 포기할 수 없었다.

네덜란드, 벨기에, 스코틀랜드 등 중소리그가 마이너리그라면, 빅리그는 메이저리그다. 빅리그는 중소리그와 비교해 규모나 돈, 언론의 주목도 등에서 큰 차이가 난다. 차범근 이래 한국선수들은 꾸준히 유럽무대를 두드렸지만, 빅리그에 진출한 경우는 11명뿐이다. K-리그에서 빅리그로 직행한 사례는 4차례에 불과하다.

안정환이 2001년 이탈리아 페루자로 이적한 것이 시작이었다. 2003년에는 이천수가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로, 2007년에는 이동국이 잉글랜드 미들즈브러로 이적했다. 세 선수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K-리거들은 유럽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박지성 이영표가 잉글랜드 무대에 안착했지만, 잉글랜드팀들이 주목한 것은 에인트호벤에서의 경력이었다.

이러한 K-리거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을 바꾼 것은 이청용이었다. 이청용은 2009년 FC서울을 떠나 볼턴으로 이적하자마자 성공신화를 써내려갔다. 76경기에서 9골-16도움을 기록했다. 2009~2010시즌에는 볼턴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상을 포함, 4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K-리거들에 대한 유럽축구계의 인식을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K-리그 출신 용병들의 성공들도 한 몫했다. 지난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맹활약한 에두(독일 샬케), 분데스리가 득점왕 출신의 그라피테(아랍에미리트 알 아흘리)는 각각 수원과 서울(전 안양)의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성남의 사샤는 K-리그에서의 활약으로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달라진 K-리그의 위상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유럽 스카우트들이 한국선수를 보기 위해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에 집결했다. 구자철은 K-리그와 아시안컵에서의 활약으로 독일 볼프스부르크 유니폼을 입었다. 대표팀과 K-리그 경기에서 유럽 스카우트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이제 낯선 광경이 아니다. 지동원은 이러한 유럽의 인식 변화의 수혜자인 셈이다.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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