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지동원은 왜 선덜랜드를 택했을까

입력 2011-06-21 14:17

수정 2011-06-21 16:58

지동원은 왜 선덜랜드를 택했을까
◇지동원  스포츠조선 DB

지동원(20·전남)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행이 확정됐다. 최연소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탄생이다.



지난 1일 이적설이 불거진 이후 정확히 3주만이다. 소속팀인 전남 드래곤즈는 21일 오후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지동원이 선덜랜드로 이적한다. 현재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며 조만간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3년 계약에 이적료는 350만달러(약 38억원),연봉은 100만 달러(11억원) 선으로 알려졌다. 이적료 130만달러(약 14억원)를 제시했던 선덜랜드는 불과 3주 만에 처음 조건의 무려 3배에 가까운 파격적인 금액을 제시했다. 에인트호벤(네덜란드), 샬케04(독일) 등과 경쟁구도가 형성되자 압도적인 이적료로 지동원 영입전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동원의 마음은 시종일관 선덜랜드를 향해 있었다. 스스로 말했듯 가장 중요한 건 지동원 본인의 의사였다. 일련의 인터뷰에서 이미 진심을 표현했다. 선덜랜드행이 불거졌던 1일 올림픽대표팀의 오만전 직후 지동원은 "기회가 오면 나가야 한다"는 말로 마음을 드러냈다. 지동원의 측근 역시 "독일, 프랑스도 아니고 프리미어리그인데…"라는 말로 빅리그를 향한 강력한 의지를 표했다. 11일 인천전 직후 지동원은 4년 전 벤치를 전전했던 레딩 유학(대한축구협회 축구영재 프로그램) 시절을 떠올리며 "그때 슬픔의 눈물을 흘렸다면 이번엔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싶다"는 말로 선덜랜드행을 향한 희망을 또렷하게 밝혔다. 전남과의 가족처럼 끈끈한 인연을 뒤로 한 채 시즌 중 이적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곳이 프리미어리그였기 때문이다. 한국인 선수들과 각별한 에인트호벤을 포함 유럽 어느 구단을 간다 해도 주전 경쟁은 피할 수 없다. 프리미어리그에 먼저 진출한 박지성(맨유) 이청용(볼턴)등 좋은 선배들과 교류하며 '진검승부'하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다. 우회로가 아닌 직항로를 택했다.

마무리는 전남구단의 몫이었다. 4년 넘게 키운 에이스를 헐값에 떠나보낼 수는 없었다. 최고의 조건을 만들기 위한 소위 '밀땅(밀고 당기기)'을 시작했다. 지동원은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스스로의 길을 열었다. 선덜랜드의 주전 기안 앞에서 선제골을 쏘아올린 7일 가나전 직후 상황이 급진전됐다. 올해 초부터 지동원에 눈독을 들여온 구단들이 강력한 조건을 내걸고 영입전에 가세했다. 에인트호벤은 구단 기술이사까지 파견하는 적극성을 보였고, 샬케04는 300만달러(약 32억원)의 이적료를 베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세 구단이 들러붙은 '지의 전쟁'은 몸값 올리기에 최상의 환경이 됐다. 수요가 몰리자 몸값이 치솟았다.

전남은 선덜랜드측에 당당하게 이적료 350만달러(약 38억원)를 요구했다. 21세에 유럽무대에 진출한 이청용(볼턴)의 200만파운드(약 44억원), 기성용(셀틱)의 200만유로(약 35억원) 등 '좋은 예'를 기준 삼았다. 그리고 20일 밤 선수가 간절히 원하는 구단에서, 전남구단이 기다리던 레터가 도착했다.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지동원은 꿈을 이뤘고, 전남은 실리를 챙겼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