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설기현, 골은 안터지고 도움은 느는 이유

민창기 기자

입력 2011-06-19 14:59

설기현, 골은 안터지고 도움은 느는 이유
울산 현대 설기현은 올시즌 골보다 도움으로 팀에 공헌하고 있다. 사진제공=울산 현대

골은 안 터지는데 도움은 늘어간다. 골잡이 설기현(32)을 기대했는데 '도우미 설기현'이다.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은 살짝 아쉬움을 내비칠 법도 한데 설기현 얘기만 나오면 입가에 미소가 감돈다.



지난 2월 포항 스틸러스에서 울산으로 전격 이적한 설기현은 올시즌 18경기에서 2골(정규리그와 리그컵 각각 1골)을 넣었다. 2골 모두 필드골이 아닌 페널티킥골이다. 부상 때문에 16경기 출전에 그쳤는데도 7골을 터트린 지난 시즌과 극명하게 대비가 된다. 골에 관한한 할 말이 없는 설기현이다.

설기현은 지난달 22일 정규리그 성남 일화전에서 페널티킥골을 넣은 후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들어가 골을 넣어야 하는데 파워가 부족한 것 같다"고 골 침묵의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그런데 골이 준 대신 도움은 4개(정규리그 3개, 리그컵 1개·지난 시즌 2개)나 된다. 7개(정규리그 4개, 리그컵 3개)를 기록한 왼쪽 윙백 최재수에 이어 팀내 도움 2위다. 설기현은 18일 상주 상무전(1대1 무) 전반 44분 0-1 상황에서 고창현의 시즌 첫 골을 도왔다. 상대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파고든 후 욕심을 내지 않고 문전 왼쪽에 있던 고창현에게 패스했다. 고창현이 이 공을 동점골로 연결했다.

포항 시절과는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졌다. 지난해 그는 주로 문전을 맴돌며 골을 노렸다. 황진성 김재성 신형민 등 K-리그 최고로 꼽히는 미드필더들이 뒤를 받치고 있었기에 골에만 집중하면 됐다. 하지만 울산은 중원 플레이가 강한 편이 아니다. 중계 플레이가 원활하지 못하다. 김호곤 감독은 시즌 초중반 이후 설기현에게 골을 노리기보다 찬스를 만드는데 주력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좌우 측면, 최전방과 미드필드를 오가며 공간을 만들고, 김신욱 등 공격수들에게 찬스를 만들어 주라는 요구다. 팀 상황에 따른 조치지만 골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설기현에 대한 배려도 깔려 있다.

설기현은 사령탑의 주문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골이 아닌 도움으로 팀에 기여하고 있다. 골에 대한 아쉬움은 물론 있으나 그래도 김호곤 감독이 설기현을 칭찬하는 이유다. 울산은 설기현이 도움을 기록한 4경기에서 2승1무1패를 기록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