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포항 스틸러스에서 울산으로 전격 이적한 설기현은 올시즌 18경기에서 2골(정규리그와 리그컵 각각 1골)을 넣었다. 2골 모두 필드골이 아닌 페널티킥골이다. 부상 때문에 16경기 출전에 그쳤는데도 7골을 터트린 지난 시즌과 극명하게 대비가 된다. 골에 관한한 할 말이 없는 설기현이다.
설기현은 지난달 22일 정규리그 성남 일화전에서 페널티킥골을 넣은 후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들어가 골을 넣어야 하는데 파워가 부족한 것 같다"고 골 침묵의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포항 시절과는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졌다. 지난해 그는 주로 문전을 맴돌며 골을 노렸다. 황진성 김재성 신형민 등 K-리그 최고로 꼽히는 미드필더들이 뒤를 받치고 있었기에 골에만 집중하면 됐다. 하지만 울산은 중원 플레이가 강한 편이 아니다. 중계 플레이가 원활하지 못하다. 김호곤 감독은 시즌 초중반 이후 설기현에게 골을 노리기보다 찬스를 만드는데 주력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좌우 측면, 최전방과 미드필드를 오가며 공간을 만들고, 김신욱 등 공격수들에게 찬스를 만들어 주라는 요구다. 팀 상황에 따른 조치지만 골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설기현에 대한 배려도 깔려 있다.